소원 비는 도심 명당, 종로 '보신각 종' 누구나 칠 수 있다.

서울시, 10년 전부터 일반시민대상 보신각 상설타종 행사 진행, 시장명의 인증서 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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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kyk8276)등록 2016.11.18 09:54
   

서울 종로 보신각 종루. 서울 종로 소재, 보신각 종루의 타종행사 직전의 준비상태. 글/사진 김영배 기자. ⓒ 김영배


   -19일 오전 11시, '상설타종 10주년 기념 타종식과 부대행사' 개최
      
한국인은 '종' 하면 우선 생각되는 게 서울 종로, 보신각 종, 그리고 절 등을 우선 떠올린다. 종에는 종루에 걸린 큰 종, 들고다니는 작은 종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서울 종로구청의 마크는 아예 노랑색 '종'자체다. 그러나, 어디든 종루에 걸린 대종은 옛날엔 일반인이 아무나 못쳤다. 절에선 예불하는 스님이, 종로에선 보신각에서 나라의 명에 따라서 지정된 사람만 타종을 해 왔다.

보신각. 서울시 종로구 54번지. 서울시 기념물 제 10호로써, 정면 5칸, 측면 4칸으로 1398년 조선 태조 때 백성들에게 시간을 알려주기 위한 종을 걸기 위해 만들어졌다. 조선왕조는 1392년 개국 무렵부터 한양 천도를 목표로 해 도성 축성을 했는데, 오행의 원리에 의해 동서남북에 큰 문을 내고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즉, 동양사상인 오상(五常)을 토대로 명명을 했다.

동쪽엔 흥인지문, 서쪽엔 돈의문, 남쪽엔 숭례문, 북쪽엔 홍지문이다. 이런 체계하에 가운데 방위는 신(信)자를 넣어 보신각이 된 것이다. 이 보신각은 조선말기 고종 때부터 '종루'라고 불렀다고 전해온다. 이 보신각 자체는 기념물에 불과하지만 거기에 있던 옛 동종은 등급이 높은 보물 2호로써 영구보존을 위해 현재 국립중앙박불관에 보관 중이고, 보신각 종루에 걸려 타종되는 종은 새로 만든 종이다.

보신각의 타종 사연은 태조 5년에 한양성 내에 통금시간을 정하다보니 궁중·부중이나 백성들에게 시간을 알릴 필요에 의해, 오경 중 이경인 밤 10시에는 인정이라 해서 폐문용으로 28번의 타종, 오경째인 다음날 새벽 4시엔 개문을 위해 파루에 맞춰 33번의 타종으로 불편이 없이 통금을 해제했었던데 기인한다. 28번의 회수는 천문학적 별자리에 기준을 두어 28개 별자리에게 밤의 안녕을 빈다는 뜻이고, 33번의 타종은 불교의 수호신인 제석천이 이끄는 삼십삼천에게 다가오는 낮 하루의 국태민안을 기원한 것이라고 전해온다.

타종방식은 종소리가 도성 내·외에서 다 들리도록 남쪽 숭례문과 동쪽 흥인지문에도 종을 달았는데 지금도 흥인지문 성벽에 파루흔적이 있다. 시각의 표준은 궁궐 보루각에 설치된 자격루다. 자격루 물시계가 시간을 알리면 연락병이 한달음에 보신각으로 달려와서 알려서 보신각 대종(大鍾)을 타종하면 숭례문, 흥인지문 등이 연달아 타종하는 체계였다고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는 해가 질때부터 뜰 때 까지를 밤으로 설정해 하룻밤을 5등분해서 5경으로 구분한 다음, 경을 다시 5등분 해서 점이라고 했다. 경은 북, 점음 징으로 알렸다. 그러니 매시마다 경음을 울려 시간을 알려주었으나, 계절에 따른 변화, 사람의 실수 등으로 정확성은 떨어졌었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것은 제야의 종소리다. 하지만 제야의 종이 처음 알려진 것은 일제강점기였던 1929년으로 경성방송국이 정초에 '제야의 종소리'를 생방송으로 내보낸 것으로 전해온다.

현재처럼 매년 12월 31일 자정에 서울시장을 비롯해서 의회의장, 교육감, 경찰청장 등 서울시의 주요 기관장과 당해연도 서울을 빛낸 시민 대표들이 선발돼 '제야의 종'을 타종하는 행사는 1953년 12월 31일을 시발로 해서 현재까지 63년째 계속해 오고 있다. 또 기념일 타종행사로서 3·1절과 8·15 광복절에도 관련 단체 주관으로 타종행사를 하고 있다.

얼핏보면 이렇게 특정된 사람들만 타종행사를 하는 줄 알고들 있지만, 실은 보신각 타종행사는 10년 전인 2006년 11월 21일부터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정오에 모든 시민과 외국인에게 개방되어 '상설타종'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시민 상설타종 행사는 올해로 어언 '10주년'을 맞았다.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오는 19일 오전11시, 보신각에서 일반시민 대상 '상설타종 10주년 기념타종 행사'를 개최한다고 지난달에 밝혔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민은 물론, 내·외국 관광객이 보신각 종을 직접 타종하는 보신각 '상설타종행사'는 쭉 이어져 왔었고, 타종한 사람들에게는 서울시장 명의의 타종 인증서도 발급해 주고, 전통복장의 행사 진행인원들과 기념촬영도 할 수 있어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까지도 인기가 높다"고 보신각 관리담당관인 신철민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주무관은 말했다.

현재 타종중인 보신각 종. 보물2호로써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중인 '보신각 옛 동종' 대신 현재 타종중인 보신각 '새 종'. 글/사진 김영배 기자. ⓒ 김영배


이번 '상설타종 10주년 행사'는 보신각 상설타종을 통해 소원을 이루었거나, 가족 삼대가 모여서 소원을 기원할 10가족 총 48명을 대상으로 소원사례집, 희망소원지 작성, 사물놀이 축하공연, 왕궁수문장 순라행렬 후 도열, 소원사례 함께하기, 보신각 종 타종 순으로 진행된다. 타종이 끝나면 기념촬영과 함께 타종 증서를 발급한다.

서울시는 그 간 타종시 빌었던 소원을 이루었거나, 소원을 기원하면서 타종할 가족을 홈피를 통해 선착순 모집했다. 신청하지 못한 일반시민도 당일 오전 11시 30분까지만 보신각 2층 누각에 까지 도착하면 현장에서 행사를 함께 관람할 수 있고, 타종식에 참여하지 못한 가족도 희망소원지 작성과 타종 직후 종의 울림을 직접 손으로 느끼고, 소원을 빌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보신각 종 타종기술과 보신각종 관리유지는 조선시대 말기부터 보신각 전래 종지기 집안인 조씨의 마지막 후손인 5대 종지기 조진호(2006년 작고)씨 이후, 제자인 신철민 서울시 주무관이 맡아 10년째 전통종지기의 대를 연연이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종은 주재료가 구리로 제작돼 튼튼해 보이시만 사실은 섬세한 부분이 있다. 음파가 고루 잘 퍼져야 하기 때문이다. 심한 타격을 받거나 겨울철에 얼면 균열이 생길 수도 있는지라 눈으로 확인도 하지만, 손으로 울림을 만져서 감각으로 느껴 하자부분을 찾아낸다고 하니 보통의 일이 아니다.

보신각과 종을 관리하는 서울시청 문화본부 역사문화재과 보신각관리소는 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청 보신각 관리담당 근무자 강모씨는 "특히 많은 인파가 넘실대는 종로, 그것도 유흥가가 밀접해 있어 취객 등의 월경·행패·노상방뇨·시비 등으로 인해 보신각 종루와 종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고 말한다.

복초제로 24시간 철야 근무를 하고 있지만, 경책 담장이 너무 낮고 돌담형 벽체가 아니라서 월경자가 허다하고, 경내로 쓰레기무단투기가 심한 가운데 시위대 등에게도 자주 시달린다고 한다. 주변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고 있는 이모씨는 "경내에 거수목들도 많아 녹음을 찾아드는 월담 노숙인 등이 끊임이 없고, 쓰레기투기자가 많아 시청 근무자들이 고생한다"고 말했다.

상설타종 행사 10주년 타종식 참가 예약문의는 서울시 문화본부 문화정책과로 하면된다.

(02)2133-0983), 120 다산콜로 신청 가능하다.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 메인화면-베너 죤에서도 '보신각종 상설타종행사' 신청을 하면 된다. 가능하면 3개월 전에 예약하면 참여가 용이하다.

보신각에서 타종행사 후 전통복장의 행사진행인원들과의 기념촬영 16일,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일반시민들이 상설타종행사 후 전통복장의 행사진행인원들과의 기념촬영. 글/사진 김영배 기자. ⓒ 김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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