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을 구속하라', '왕실장'의 험난한 특검 출석

블랙리스트 작성 주도 혐의... 박근혜 대통령으로 향하는 검찰의 칼

등록 2017.01.17 10:36수정 2017.01.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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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포토] 민중연합당-한국청년연대, 김기춘 구속 수사 촉구 피켓 시위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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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연합당-한국청년연대, 김기춘 구속 수사 촉구 피켓 시위 ⓒ 공동취재사진


'왕실장'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검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하는 등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다.

특검 사무실 주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100여 명의 취재진과 시민단체 회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 9시 45분경 김 전 실장을 태운 검은색 승용차가 특검사무실 건물 앞에 도착하자, 민중연합당·한국청년연대 회원 등 10여 명이 차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의 손에는 빨간 글씨로 '김기춘을 구속하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경찰이 이들을 가로 막으면서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이 차에서 내리자, 시민단체 회원들은 더 큰 목소리로 "김기춘을 구속하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김 전 실장을 향해 '최순실씨 존재를 모르는가', '정부 지원 배제 명단을 아직도 모르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도 쏟아졌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시민단체의 피켓시위도,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도 모두 무시한 채 한마디도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로 곧장 향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2015년 2월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한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 7일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블랙리스트니, 좌파를 어떻게 하라 저는 그런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을 블랙리스트 작성의 '윗선'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2일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에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구속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15분경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조윤선 문체부 장관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에 출석했다. 두 사람이 모두 특검팀에 소환되면서 블랙리스트의 실체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여부도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박 대통령이 명단(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정황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의혹에 개입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기춘 #블랙리스트 #민중연합당 #한국청년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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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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