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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독일에 있는 최순실과 대포폰으로 127회 통화"

특검, 청와대 압수수색 불승인 집행정지 심문에서 밝혀

등록 2017.02.15 10:54수정 2017.02.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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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철 특검보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수사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 이희훈


[기사수정: 15일 오후 3시 55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검은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포폰 혹은 차명폰으로 비선측근 최순실씨와 총 570회 통화했으며 최씨가 독일에 있다가 귀국하기 직전까지 127회 통화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최씨의 귀국날짜를 지정해준 것도 박 대통령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국정농단 의혹으로 사실상 국정 수행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도 범죄 은폐를 위해 불법적 수단으로 입을 맞췄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국현) 심리로 열린 '압수수색·검증 영장 집행 불승인처분 취소' 집행정지 심문에서 특검측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임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 측 변호를 맡은 김대현 변호사는 "국정농단의 구체적 정황을 증명할 자료들이 청와대에 보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국가 기강을 세우고 법치주의를 바로잡는 의미에서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 "행정법원서 재판할 수 있는 내용인가부터가 큰 쟁점"

특검은 앞서 지난 10일 행정법원에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승인 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을 제기하며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행정처분 효력은 정지된다.

국가기관인 특별검사가 같은 국가기관인 청와대를 상대로 행정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일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통상 국가기관은 항고소송의 원고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경우는 행정법원에서 형사소송법 110·111조에 대한 해석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 법리적 판단이 쉽지 않다.

재판부도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그 점을 지적했다. 김국현 판사는 "(압수수색 관련) 형사소송 절차는 형사소송법에 의해 정해진다"면서 "이 사건은 우리 행정법원에서 재판할 수 있는 내용인가 아닌가부터가 큰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대법원 판례를 거론하며 돌파를 시도했다. 특검이 예로 든 판결은 지난 2011년 경기도 선관위가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낸 불이익처분 원상회복 등 요구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이다.

이 판결의 핵심은 국가기관이 다른 국가기관에 한 조치라도 일반 국민에 내린 처분과 동일하다고 할 정도로 권리와 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위법성을 제거할 다른 수단이 없으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특검 측 변호인은 이 판례를 인용하며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발부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검사가 국가기관이긴 하지만 청와대의 거부로 법적으로 보장된 수사권과 영장 집행권이 침해당했을 때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일반 국민이나 다름없는 처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 측은 해당 판례 자체가 이번 사안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행정처분을 받은 선관위 직원의 경우 해당 조치를 따르지 않으면 형사소추되거나 과태료를 내야하는 긴급성과 위험성이 있었지만 특검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 측 변호인은 "특검 수사기간이 2월 28일까지지만 그 후라도 수사 안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압수수색을 꼭 특검이 해야하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에 검사가 2000명~3000명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특검이 압수수색을 못한다고 해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국정농단 증명자료 청와대에... "압수수색 못하면 회복할 수 없는 손해"

차분히 법리를 다투던 재판정 분위기는 이 지점에서 반전되기 시작했다. 청와대 측의 주장에 대해 김 변호사는 즉각 "특검이 압수수색을 못하면 눈에 보이진 않지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에 처분 필요성에 대한 준비서면을 제출했다"면서 그 내용을 재판정에서 상세히 변론했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차명폰으로 수백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차명폰 두 대는 청와대 행정관인 윤전추가 같은 날 개통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과 최씨는 총 590회 통화를 했고 최씨가 독일에 있었을 때도 127차례나 통화를 한 사실이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이 됐습니다. 국정농단을 증명할 수 있는 이 자료들이 지금 청와대에 보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26일 최순실 태블릿 PC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 최씨가 박 대통령과 연락을 나눈 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히 밝혔다. 그는 "최씨는 박 대통령과 차명폰으로 통화가 되지 않자 조카인 장시호씨를 시켜서 장씨의 모친인 최순득을 통해 윤전추에게 전화를 걸게했다"면서 "박 대통령은 윤전추를 통해 최씨의 귀국날짜를 정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검 측의 폭로성 설명에 방청석에 앉은 기자들의 키보드 소리가 요란해지자 청와대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게 "중심을 잡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의 의욕은 이해가 가지만 무조건 '급하다 급하다' 식의 얘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김 판사는 이날 심리를 마무리하며 "소송 절차가 마련되어있지 않은 쟁송을 어떻게 할 것이냐. 다른 조항을 불출하거나 마련하는 방법을 가지고 한계의 지점도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좀 더 숙고하고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특검 측이 제출한 준비서면에 대한 청와대 측 의견이 오는대로 이르면 내일 오전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이규철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는 2016년 4월 18일부터 10월 26일까지 570여회 차명폰으로 통화했으며, 특히 최순실이 독일로 출국한 2016년 9월 3일부터 귀국한 10월 30일까지 127회 통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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