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후 18세, 더이상 어린 나이가 아닙니다"

2017 강원도교육청 학생 기자단 발대식

등록 2017.03.26 17:26수정 2017.03.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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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조기대선이 결정됐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모처럼 활발하게 논의되던 만 18세 선거권 보장 문제가 수면 아래로 사그라들고 있다. 그동안 의견이 분분했지만 지난 2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중 50.4%가 '찬성한다'고 응답했고, '반대한다'는 비율은 41.8%,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7.8%로 나타났다.

또한 각 연령대별로 찬반여론도 엇갈렸다. 20대(57.2%), 30대(65.4%), 40대(61.8%)로 찬성 응답이 많았던 데 반해 50대(46.5%), 60대(27.7%)는 찬성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이는 50~60대의 경우 만18세면 투표를 하기에는 미성숙한 나이로 보는 시각이 여전한 것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기성세대가 걱정하는 것처럼 정말 우리 청소년들은 사리분별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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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학부모 기자단 강원도 교육청 학생?학부모 기자단 발대식 ⓒ 강원도교육청


강원도교육청(교육감 민병희)에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강원도교육청 학생∙학부모 기자단'을 운영한다. 17개 시∙군에서 선발한 학생기자단(고등학생 1~2학년. 86명)과 자발적 참여로 구성한 학부모 기자단(93명)이 교육 주체로서 다양한 의견을 기사로 작성, 강원도청소년인터넷방송국(GIBC), 도교육청 소식지와 블로그에 게재할 방침이다. 또한 지역 멘토 17명이 학생기자단에 참여하여 원활한 운영을 도울 계획이다.

춘천 지역 멘토 춘천 사람들의 김애경 기자는 4남매의 엄마로 전업주부로 오랫동안 자녀들뒷바라지에 전념했다고 한다. 하지만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오직 내 자녀만을 아끼고 돌보는 일에 대해 반성과 회의가 생겨서 사회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뒤늦게 시작한 사회활동을 통해 학대받고 소외된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는데 놀랐다며 부모님들이 자녀들 성적과 입시에만 관심 갖기보다 자녀들 또래의 학생들에게도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보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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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학생기자단 김애경 기자(왼쪽)와 춘천시 학생기자단 ⓒ 이정선


25일 낮 12시 강원도교육청에서 학생 기자단발대식이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기자단에 위촉장 전달 후, 단국대학교서민 교수의 글쓰기 특강이 열려 좋은 기사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조하은(성수여고 2학년, 춘천) 학생과 서한울(대성고 1학년, 원주) 학생을 만나 학생기자단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포부를 들어보았다.

- 학생기자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조하은 : "지난해 춘천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 학생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재미있고 보람 있었습니다. 올해 정식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서한울 : "강원도교육청 페이스북에서 학생기자단 모집 공지를 보고 지원하였습니다. 평소 언론에 관심이 있고, 장래희망도 기자여서 이번 기자단 활동을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 작년에도 기자단 활동을 했는데 기억에 남는 취재가 있나요?
조하은 : "저희 팀에서 취재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학교급식'에 대한 기사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각 학교에서 급식비는 비슷하게 지불하는데 급식의 질은 들쑥날쑥하거든요. 이것은 굉장히 불공평하고 불합리적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기사였는데요.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는 학교의 담당 영양사님을 만나서 좋은 급식을 제공하는 비결에 대한 인터뷰를 했고, 이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고 좋은 평가를 내린 기사여서 기억에 남습니다."

- 올해 처음 활동을 시작하는데 앞으로 어떤 내용에 관해 취재하고 싶은가요?
서한울 : "어른들은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학교체벌은 큰 문제라는데 학생들은 공감하고 있습니다. 체벌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에 대한 기사를 쓰고 싶고, 학생회의 활성화, 세월호 3주기 행사도 다루고 싶습니다."

- 참여하고 있는 학교 동아리 활동이 있다면.
조하은 : "'이소노미아'(ISONOMIA)라는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소노미아는 '법앞에서의 평등'이란 뜻인데, 일상에서 접하는 법 정신에 대해 학생들끼리 토론하는 동아리입니다."

서한울 : "'토토로'라는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데 '토의와 토론'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번에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첫번째 모임에 참여하였는데,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될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 평소 관심있는 분야와 장래희망을 소개해주세요.
조하은 : "국제관계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거나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최근에는 <외교의 시대>란 책을 읽고 있습니다. 외교 공무원을 지낸 분이 쓰신 책인데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법과 국제 관계에 대해 관심이 많다보니 앞으로 저작권과 판권에 대한 진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한울 :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가까이서 담고 싶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을 하고싶어서 '기자'를 하고 싶습니다. 이번 학생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기자'란 직업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이 기자단에 참여할 정도로 사회에 관심이 많고, 지적수준이 높은 학생들임을 감안하더라도 청소년들은 어리고 미숙하다는 어른들의 편견이 무색할 정도로 자신의 생각이 뚜렷하고 타인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사회 참여에 눈길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런 걸 보면 세월호 참사는 돌이키기 어려운 큰 상처였다. 하지만 이를 성숙하게 극복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청소년은 마냥 어릴 거라는 시선을 거두고 동등한 인격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강원도교육청 #학생기자단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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