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날린 월미모노레일에 세금 150억을 또?

인천시, "공사에서 매듭지을 일…시와 협의 된 건 없어"

등록 2017.03.29 09:55수정 2017.03.29 09:55
0
원고료로 응원
인천시는 월미은하레일(대형모노레일)과 월미모노레일(소형) 실패로 지난 10년 간 1000억원을 날렸다. 심지어 인천교통공사는 지난해 적자만 1100억원을 기록했고, 퇴직금조차 적립 못할 정도로 재정이 어렵다.

하지만 시와 공사가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다 무산된 월미모노레일 사업을 시와 공사의 재정을 투입해 다시 추진하는 것을 강행하고 있어, 비판여론이 들끓고 시민사회단체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시와 공사는 지난 27일 공사 회의실에서 '월미은하레일 활용 민·관 합동 재추진 태스크포스팀(이하 재추진TF) 회의를 개최했다. 사실상 월미모노레일 재추진에 착수했다.

월미모노레일 사업비는 약 15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인천평화복지연대 등은 이미 예산 1000억원을 낭비한 상황에서 불확실한 사업에 또 예산낭비가 우려되고, 민간투자사업자와 협약 해지로 매몰비용 발생이 예상되는 만큼, 부실사업을 평가하고 관련 책임자를 문책한 뒤,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2014년 유정복 시장 취임 후 시와 공사가 2015년에 레일바이크에서 모노레일로 급하게 변경하게 된 배경, 레일바이크 사업자에게 궤도사업인 모노레일사업을 그대로 맡긴 근거, 또 당초 협약과 달리 업자에겐 납입자본금을 낮춰주고 투자 불이행 시 공사가 받게 될 손해배상금 조항을 삭제해 공사에게 불리하게 협약을 변경한 일 등에 대해서 진실규명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 17일 민간투자사업 협약 등 관련 자료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투명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공사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공사는 공개를 거부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월미모노레일 민간투자사업 협약내용이 공개될 경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월미은하레일 활용 재추진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런 뒤 사업무산 열흘 만에 재추진TF를 열며 급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모노레일 재추진 TF 해산하고 해결 TF 구성해야"

하지만 공사의 이 같은 태도는 시와 공사의 불투명한 행정과 부실사업 실패에 대한 의혹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심지어 지난 27일 재추진TF에 참여한 외부 전문가들조차 사업을 재추진하려면 정책결정 과정과 예산편성 과정에 투명성을 확보하고 시의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시와 공사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회의에 참석한 시 관계자는 "시민세금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결정한 바가 없다"고 할 정도로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회의에 참가한 한 도시철도전문가는 "모노레일은 무조건 적자사업이다.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재추진을 위해서는 시민 대토론회 등을 열어 시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참석자는 "월미은하레일 무산 후 공사와 한신공영이 소송 중이라 당장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유정복 인천시장의 무책임한 태도를 더 크게 질타했다. 월미은하레일 사업이 무산된 후 유 시장은 이에 대해 사과와 대책마련 등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유 시장이 바이크레일에서 모노레일로 전환했고, 실패했다. 그런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공사는 재추진TF를 해산하고, 인천시가 나서 시민참여 속에 '월미모노레일 부실사태의 올 해결을 위한 TF'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사에서 추진한 일로, 공사에서 매듭지을 일이다"며, 사실상 시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혈세를 낭비하고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비판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공사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것으로, 시와 아직 협의 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월미은하레일 #월미모노레일 #인천교통공사 #유정복 #모노레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