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그곳' 다시 선 문재인, 이번에는?

광주 충장로우체국 앞 유세, 총선 때 아픔 극복할까... "양강구도 무너졌다" 강조

등록 2017.04.29 21:45수정 2017.04.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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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커처 선물받은 문재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한 지지자에게 선물받은 문 후보의 캐리커처 그림을 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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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광주유세에 모인 인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다시 충장로에 섰다. 여기에서의 '다시'는 두 가지 의미에서의 다시다. 지난 18일에서 이어지는 다시이기도 하고, 지난해 총선에서 이어지는 다시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29일 오후 6시 광주 충장로우체국을 찾아 "광주, 호남은 저의 국정운영 동반자이다. 우리 광주시민들이 자부심 가질 만한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유세차 앞 삼거리는 인파로 가득 찼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과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도 없었을 것이다) 글귀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이 인파 위를 휩쓸고 지나갔다. 

앞서 문 후보는 선거운동 이틀째인 지난 18일 충장로 입구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당시 그는 김응용·김성한 전 해태·기아타이거즈 감독으로부터 붉은색 해태 유니폼을 선물 받았고, 주먹을 쥔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했다(관련 기사 : 해태유니폼 입고 "차별 없다" 외친 문재인).

당시에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등장했다. 문 후보는 두 대통령의 사진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김대중 대통령이 못다 이룬 동서화합의 꿈,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지역구도 타파의 꿈, 저 문재인이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관련 기사 : 돌발상황 만난 문재인 'DJ,노무현 사진' 든 사연). 문 후보의 호남 맞춤 전략에 충장로 입구를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광주에서만 울려 퍼진 로고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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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에 향한 손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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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충장로에 선 문재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한 어린이를 안아주고 있다. ⓒ 남소연


이날 문 후보가 찾은 충장로우체국은 지난 총선에서 그에게 아픔을 안긴 곳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총선을 닷새 앞둔 지난해 4월 8일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배수진을 쳤었다. "호남에서 지지를 거둔다면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라는 '조건부 은퇴' 선언을 한 것이다.

그때도 충장로우체국 앞은 문 후보를 응원하는 이들로 가득 찼고 '반(비)문정서, 사라졌나'와 같은 기사도 쏟아졌다. 하지만 그때의 배수진은 총선에서의 '호남 참패' 후 문 후보를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만들었다.


이날 '문제의 그곳'에 다시 선 문 후보는 "지금 저 문재인이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이기고 있다"라며 운을 뗐다. 이는 막판 호남 민심을 공략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결국 될 사람에게 마음이 기울 것'이란 호남 민심의 한 축을 겨냥해 '대세론'을 승부의 키로 꺼낸 것이다. 지난 총선의 '읍소의 배수진'이 이번 대선에서 '강한 자신감'으로 바뀐 모양새다.

문 후보는 "오늘은 감사 인사부터 드리고 싶다. 지금 저 문재인이 (지지율에서) 꽤 앞서고 있는 것 보고 계시나"라며 "양강구도가 무너졌다.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 후보는 "서울·수도권, 충청, 강원, 제주 전부 문재인이 1등이다.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에서도 1등, 50대에서도 저 문재인이 1등이다"라며 "그중에서도 우리 광주와 호남이 저 문재인에게 제일 높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지금 문재인이 이기고 있는 것은 우리 광주와 호남의 힘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최고의 민주시민인 광주시민들에게 최고의 지지를 받으니 정말 좋다"라며 "최고에는 최고로 보답해야 하지 않겠나. 제가 꼭 대통령이 돼서 최고의 국정운영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도 이날 유세에 모든 힘을 쏟았다. 추미애 상임공동상임위원장, 이해찬·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 송영길 총괄본부장 등 선대위 지도부가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민심에 있어서 광주와 대척점에 있는 대구의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도 현장을 찾아 큰 박수를 받았다.

광주 민심에 부응할 수 있는 박주민·조응천 의원도 힘을 보탰다.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박주민 의원은 유세 사회를 맡았고, 내부고발 및 검찰개혁을 상징하는 조응천 의원도 사전 유세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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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은 문재인 할아버지" 부채 등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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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종이배에 새긴 문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5.18, 세월호, 촛불 꼭 가슴에 새기겠습니다"라고 새긴 노란 종이배를 선물한 고등학생들과 나란히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문 후보는 유세를 마친 후 광주 지역 고등학생들이 만든 노란 종이배를 함께 들기도 했다. 종이배에는 "5.18·세월호·촛불, 꼭! 가슴에 새기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날 유세 현장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들을 수 없는 로고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호남을 상징하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야구장)에서 8회초 후 울려 퍼지는 <남행열차>가 현장에서 울려 퍼지자, 광주시민들은 큰 호응을 보냈다.

유세 2시간 전부터 현장을 찾은 지지자들도 "문재인을 청와대로", "문재인을 픽 미 픽 미(pick me)", "이게 나라다", "진짜가 나타났다" 등의 피켓을 들고 문 후보를 응원했다.
#문재인 #광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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