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런 대통령' 한명쯤 있었으면 희망하며...

문재인 정권 출범 일주일, “이게 나라냐?”에서 “이래야 나라지!”로

검토 완료

임현철(limhyunc)등록 2017.05.17 13:38

지난 주 갔던 섬에서 마주한 '희망'이었습니다. ⓒ 임현철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일주일 평가는 대부분 합격점입니다. 격의 없는 소통, 측근 배제 인사, 전격적인 정책 행보라는 반응입니다. 그래서 한 발 더 나아가 욕심이 생깁니다.

'이런 대통령, 한 명쯤 있었으면 좋겠다!'

이는 대한민국에 살면서 간절히 바라는 것 중 하나입니다. 이 어디 저뿐이겠습니까! 희망이 너무 거창해서일까? 불행이어 설까? 다행이랄까?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아직 손꼽을만한 대통령이 없는 것 같습니다. 큰 바람도 아닌 것 같은데 '이런 대통령'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뭘까?

해방 이후 펼쳐진 우리네 역사가 짧아서라고 핑계 대기엔 좀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그 짧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대통령은 세계 역사 속에 존재했던 양태는 거의 답습하고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의 대통령은 대부분 부정적 이미지가 많습니다.

우리네 대통령은 국민에게 쫓겨 하야한 대통령을 필두로,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대통령, 부하에게 저격당한 대통령, 국민에게 발포 명령을 내렸던 대통령, 비자금을 엄청 챙긴 대통령, 국가를 경제 타칸 지경에 내몰았던 대통령,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통령, 탄핵된 대통령 등…. 그나마 위안이라면 노벨평화상을 받은 대통령이 한 분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사회개혁 이루고 자신의 소박한 삶은 유지한 '무히카'

참, 설명이 빠졌네요. '이런 대통령이라 함은?' 남미의 작은 나라 우루과이 대통령이었다가 퇴임한 전직 대통령 '호세 무히카'를 말합니다. 무히카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히카를 '현자'라고 표현하였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전 국왕은 그를 만델라와 비교하였다. 무히카는 공식 프로필에 자신의 직업을 '농부(화초 재배인)'라고 적었다. 그의 재산은 허름한 농가와 트랙터 2대, 직접 몰고 다니는 자동차 폴크스바겐 비틀(1987년산)이 전부다. 하원의원(1994), 상원의원(1999), 농축수산부장관(2005), 대통령 당선(2009)에 이르기까지 그는 시골집에서 농사를 짓는 삶을 이어왔다. 대통령 월급(약 1,300만원)의 대부분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하고, 대통령궁 일부를 노숙자 쉼터로 개방하면서 자신은 낡은 차를 직접 몰고 집에서 출퇴근했다."(『왕과 대통령』 166쪽)

여기에서 주목하는 핵심은 따로 있습니다. 현자도, 만델라도, 농부도, 기부도, 대통령궁 개방도, 아닙니다. 바로 '소박한 대통령'입니다. 무히카에 대해 BBC는 "이 이상한 지도자는 많은 이에게 영감을 주고 정치인이란 원래 소박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을 일깨웠다"고 평했습니다. 또 가디언은 "재임 5년 동안 사회개혁을 이루고 자신의 소박한 삶은 그대로 유지했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이밖에도 그에 대한 평가는 엄청납니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게 나라냐?"에서 "이래야 나라지!"로

"이게 나라냐?"

지난 해 말부터 몰아쳤던 대한민국 국민으로의 자괴감이 한풀 수그러든 기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대해 많은 평가가 있었습니다만, 제 생각으론 '나라답지 못한 나라를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이끌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좋은 후보들이 있었으나 그들의 일천한 경험은 안정에 대한 회의감으로 작용했지 싶습니다.

그간 박근혜 망령 뒤에 뒤엉켜 있었던 것들로 인해 가슴이 무척 답답했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며칠간 가슴이 뻥 뚫린 느낌입니다.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 이후 취해진 인사, 경호, 국정교과서, 님을 위한 행진곡, 위안부, 세월호, 비정규직, 정윤회 문건 재수사, 검찰 개혁 등의 조치들은 국민을 위해 당연히 했어야 했던 것들이었습니다.

"이래야 나라지!"

지금은 이런 기분입니다. 그렇지만 노심초사 마음으로 문재인 대통령님에게 바랍니다. 앞으로 검찰 개혁,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불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재검토, 전시작전권 환수, 4대강 사업 조사, 위안부 합의 재협상, 헌법 개정, 국민주권법 제정, 경제 살리기, 일자리 만들기 등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광화문 촛불로 대변되는 국민의 입장에서 각종 문제들을 짚어본 후, 대통령으로써 해야 할 본분에 서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살맛납니다. 한 사람이 바뀌었을 뿐인데 많은 게 바뀌려는 중입니다. 그래섭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꿔가길 주문합니다. 박원순, 안희정, 이재명, 안철수, 손학규, 심상정, 노회찬 등등…. 대한민국의 차세대 리더들을 키워야 합니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님의 거침없는 행보를 보면 준비된 대통령이란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는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의 경험이 지금의 조치로 이어졌기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하여, 차세대 지도자들에게 많은 현장 경험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개혁 드라이브 속에서도 국민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 희망이 보입니다. 지금처럼 하신다면 제19대 대통령직에서 내려오시는 날, 국민이 환호할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게 실현되길 기대합니다.

'호세 무히카' 같은, '이런 대통령, 한 명쯤 있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제 SNS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