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부검감정서, 부패된 시신이라더니 시체는 '멀쩡'

시민단체와 유가족 고 이두열 사망사건 재수사 촉구하며 기자회견

검토 완료

이재환(fanterm5)등록 2017.11.14 13:39

고 이두열씨의 여동생 이채윤씨가 고 이두열씨의 부검사진을 공개하며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이재환


예산홍성민주시민연대와 이채윤 여사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미궁으로 빠진 '고 이두열씨의 사망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오빠가 독극물로 사망했다며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이채윤(54)씨는 14일 충남 도청 브리핑룸에서 지역 시민사회단체인 예산홍성민주시민연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 이두열씨와 이채윤씨의 노모 정영희(89)씨도 참석했다. 정영희씨는 현재 뇌종양으로 투병 중이다.

고 이두열씨는 지난 2015년 12월 충남의 모 대학병원에서 사망했다. 이채윤씨는 "오빠는 당시 막걸리를 마셨다"며 "오빠가 마셨던 막걸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증언했다. 독극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채윤씨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4월 고 이두열 씨의 파묘를 하고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하지만 부검 결과는 이채윤씨의 끈질긴 독촉 끝에 3개월이 지나서야 나왔다. 그렇게 나온 2016년 7월 11일자 부검감정서의 내용은 이상했다.

경찰과 검찰이 제시한 부검감정서에서 고 이두열씨의 시신을 '부패가 진행된 시신'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고 이두열씨의 시신은 부검 당시의 사진 기록을 토대로 볼 때 부패가 진행된 시신으로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멀쩡해 보인다.

고 이두열씨의 부검 당시 사진은 이채윤씨가 지난해 8월 19일 대전국과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것이다. 이채윤씨는 이날 고 이두열씨의 부검 장면이 담긴 칼라 사진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이채윤씨는 "부검 감정서에 16이나 시체가 부패했다고 적고 있다"며 "이 사진이 어떻게 부패가 진행된 시체의 사진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검찰은 부검감정서의 조작의혹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나를 불러 조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날 예산홍성민주시민연대(아래 시민연대)도 성명을 발표하고 고 이두열 사망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검찰은 그간의 수사 과정을 재점검하고 은폐조작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한 점 의혹 없이 진실 규명을 위한 재수사를 엄중히 촉구 한다"고 밝혔다.

박성묵 예산역사연구소 소장은 "고 이두열씨의 죽음은 누가 봐도 억울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검찰은 이 사건을 철저히 재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채윤씨는 국과수부검감정서가 조작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하며 최근 청와대와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건일지

2015년 12월 7일 고 이두열씨 사망
2016년 4월 14일 고 이두열씨 묘 파묘,
2016년 4월 15일 시신 부검
2016년 4월 26일 감정결과 회보
(검경은 4.26 회보 내역 부인, 최근 이 회보가 이두열 씨의 혈액DNA감정결과라고 주장)
2016년 7월 11일 부검 감정서 발부
(이채윤씨는 해당 부검감정서가 조작되었다고 주장)
2016년 8월 17일 검찰의 불기소 처분, 사건 종료
2016년 8월 19일 이채윤씨 부검 당시 사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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