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4대강 수문개방 딴죽, 부끄럽지 아니한가?

책임은 이명박근혜 정부부터 져야 하며, <조선일보>도 마찬가지

검토 완료

이철재(ecocinema)등록 2017.11.14 16:47
13일 자 <조선일보>는 '4대강 물 다 흘렸다가 내년 농사 망치면 누가 책임지나'라는 사설을 통해 4대강 14개 보 수문 개방에 딴죽을 걸었다. 갈수기에 물을 흘려보내면 내년 봄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조선일보>는 "4대강 사업은 수질을 악화시켜 강의 친수(親水) 기능을 약화시켰는지 모르지만, 홍수 피해를 막는 치수(治水)와 농업용수 등 물을 공급하는 용수(用水) 기능은 크게 강화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MB 때 무리하게 밀어붙이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4대강사업을 "적폐로 규정해 보를 다 뜯어내겠다고 벼를 것은 더 경솔하고 황당한 일"이라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보 전면 개방으로 논밭이 메말라 버리거나 홍수가 나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지겠다는 것인지부터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헛다리'와 '교묘한 왜곡'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사설도 4대강 16개 보를 채우는 물은 결국 충주댐, 대청댐, 안동댐 등 상류 대형 댐에서 내려온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사실관계부터 어긋난다. 치수 효과도 마찬가지다. MB정권은 본류를 준설하면 지류 수위 저감을 얘기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조선일보>의 이번 사설을 이전 주장과도 맞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2009년 11월 9일 '4대강 사업이 성공하기 위한 6가지 조건'이라는 사설에서 첫째, 청부의 치밀한 청사진 준비. 둘째, 투입 재정을 알뜰하게 쓸 것. 셋째, 비리가 없어야 한다. 넷째, 공사 중 수질 악화를 막아야 한다. 다섯 째, 지역 특성을 살리는 하천정비. 여섯 째, 4대강 프로젝트를 성역처럼 여기는 경향 탈피 등을 4대강사업 성공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어 2010년 3월 24일 자 '4대강 성공 여부는 수질에 달렸다'는 사설에서 "수질을 개선하겠다며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부었는데도 수질이 나빠진다면 4대강 사업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는 보나 마나한 일이다"라며 "4대강 사업 성공 여부는 수질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4대강사업은 치밀한 사전 준비가 없었고, 투입 제정은 낭비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4대강사업은 여타의 다른 대형토목사업의 경우처럼 '비리'가 만연했다. 지역특성 살리기보단 획일화 시켰다. 아무도 찾지 않는 강변 '유령공원'이 대표적이다. 또한 <조선일보>를 비롯해 보수 언론이 4대강사업을 '신성불가침'으로 만들며 성역화 시켰다.

<조선일보>가 4대강사업 성공 핵심으로 제기한 수질 문제도 그야말로 '목불인견' 즉, 눈 뜨고 차마 볼 수 없는 지경이다. 공사 중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녹조라떼'라는 말이 대변하듯이 극심한 수질악화로 골치를 앓고 있다. 다시 말해 4대강사업은 <조선일보>가 제시한 성공조건에 어느 것 하나 부합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명박근혜 10여 년 동안 우리 강은 '잔혹사'였다. 4대강 훼손과 수질 악화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14개 4대강 보 수문개방은 훼손된 우리 강의 고유성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시도로 봐야 한다.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어도 이전보다 개선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언론이 정부 정책의 책임을 따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책임 따지기는 순서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고 다른 의도도 엿보인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 보 수문 개방 확대에 따른 책임 운운에 앞서 4대강사업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국토를 파괴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훼손한 MB를 비롯한 4대강 찬동인사에 대한 책임부터 먼저 따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조선일보> 스스로 제시한 기준으로 봐도 22조 원 규모의 4대강사업은 실패가 아닌가. 더욱이 지금도 4대강사업으로 인한 추가적인 국민세금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가 책임을 따져야 하는 대상은 4대강 후유증을 방치하다시피 한 박근혜 정부 인사들도 있다. 또한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상식을 들어 4대강 사업을 비판을 이들을 '좌파'라고 색깔론을 덧씌운 <조선일보>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조선일보 사설 링크가 걸리지 않아 여기에 정리합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2/2017111201742.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1/09/2009110901698.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24/20100324018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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