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범국민위, 조계종 제2의 무불(無佛)시대였던 4.3순례 나서

11월 30일부터 1박2일 관음사, 월정사 등 현장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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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local44)등록 2017.12.04 15:19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집행위원장 양한웅)가 마련한 순례 길은 4.3항쟁 70주년을 앞두고 지난 11월 30일과 12월 1일 이틀간 <제주 4.3항쟁과 불교의 자취를 찾아서> 4.3 순례 행사를 진행했다.
70여 년 전 미군정과 이승만정권의 엄청난 탄압으로 제주 불교 수난의 역사를 정리하기 위한 첫 사업으로 시행되었으며, 월정사, 관음사, 금붕사, 너븐숭이박물관, 4·3평화공원을 통해 70여 년 전 제주에서 야만적인 학살과 종교 탄압의 현장을 순례했다.

4.3과 제주 불교 순례 관음사 일주문 앞에서 기록용 단체 촬영. 앞줄 왼쪽에서부터 원해스님, 월엄스님, 현성스님, 우담스님, 대각스님, 혜문스님, 한금순 박사, 박진우 경기대 교수 ⓒ 박진우


제주에서 20여 년 동안 제주불교사연구회를 이끄는 오성스님은 주제발제를 통해 "1920-30년대 육지에서 온 승려들이 제주불교연맹을 만들어 일제에 저항과 함께 제주불교를 이끌어 왔으나 1940년대와 4.3항쟁 당시는 제주 출신 승려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이끌었고, 대중들과 함께하여 그 피해가 더욱 컸다"며 제주4·항쟁의 중심에 불교가 있음을 밝혔다.
(서)관음사를 창건한 이세진 스님이 공부한 강원인 개운사에서 공부하였다는 혜문스님은 "그동안 제대로 인지하지 못함에 참 죄스럽다. 고립된 섬에서 불교와 아픔을 다 안겨 고통스럽게 살아 왔었는데 이제는 꺼내어 펼쳐서 국민들과 나누고 상처를 치유하는데 함께 노력"을 약속했다. 월엄 스님은 "엄청난 학살인 4·3을 인권적 측면에서 접근하지 않고 정치적 관점으로만 접근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다.

4.3과 제주 불교 순례 토론회 제주불교사연구회를 이끄는 오성스님의 '4.3과 제주불교' 주제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는 관계자들 ⓒ 박진우


순례 길을 안내한 한금순 박사는  "4.3항쟁 당시 제주도에선 주민이 사찰로 피난할 수 밖에 없던 지리적 환경이었다. 이에 37개 사찰이 피해를 입었으며 16분의 스님이 사망하는 불교수난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4.3항쟁 당시 불교의 역할과 수난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불교의 역할과 피해를 살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 밝혔다.

4.3과 제주 불교 순례 관음사 아미봉 정상에서 영렬들의 극락왕생을 발원 기도 하는 관계자들, 앞줄 왼쪽부터 김보성 제주불교청년회장, 원해스님, 현성스님, 우담스님, 월언스님, 혜문스님, 박진우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사무처장 ⓒ 박진우


 제주4·3희생자유족회 양윤경 회장은  "제주 불교가 피해가 컸던 만큼 조계종이 나서서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널리 알려 주십사" 도움을 청하였다.

이번 순례길을 기획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2018년도에 제주4·3항쟁과 불교에 대한 학술 사업을 통해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을 준비하고, "2018년 광화문 문화제시 조계종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종단 차원의 논의도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순례의 마지막 일정으로 지난 11월 9일 오후 구좌읍의 한 음료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하다 사망한 고 이민호군 분향소를 들러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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