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의 디자인 핫 키워드 '한국'

한국적인 색채와 느낌 그 매력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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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민우(waery)등록 2018.02.05 15:38
식품업계의 디자인 핫 키워드 '한국'

마트 식품코너를 둘러볼 때, 무엇을 가장 먼저 확인하시나요? 가격, 브랜드, 원재료, 디자인 ··· 아마 중요시 하는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요소를 순차적으로 확인하실 겁니다. 그러나 맨 처음 눈에 띄는 건 역시 디자인일 텐데요. 디자인은 가시적인 부분이자, 최초에 선호도를 형성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식품업계에서도 많은 공을 들이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최근 식품업계의 디자인 트렌드로 '이것'이 손꼽힌다고 하는데요. 과연 무엇일지 한 번 확인 해보시죠 ! 

한국적인 느낌을 살린 디자인 (좌) 농심 켈로그의 가족여행 패키지 / (우) KGC 인삼공사 정관장 '천녹삼' ⓒ 변민우, 농심 켈로그, KGC 인삼공사


얼마 전 출시된 농심 켈로그의 '가족 여행 패키지'를 아시나요? 한정판 시리얼 패키지 중 하나로, 평창과 강원도 등 유명 여행지를 용기에 담아내어 호평을 받았는데요. '한국'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한편,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세간의 이목이 주목된 강원도의 여행코스를 제품별로 상이하게 담아냈습니다.

재작년 10월에는 KGC 인삼공사의 정관장 '천녹삼' 제품이 일본의 '굿 디자인 어워드(Good Design Award, 2015)'에서 쟁쟁한 제품들을 제치고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독일의 '레드닷'과 '이프(IF)', 미국의 'IDEA'와 함께 세계 4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손꼽히는 본 시상식에서 '천녹삼'은 한국 전통 항아리의 형태와 질감, 자연에 기반한 나무소재는 물론. 한국의 전통 서체와 궁궐을 형상화한 BI, 녹용과 홍삼이라는 소재를 조화로이 활용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혹시 두 가지 사례에서 공통된 키워드를 하나 발견하셨나요? 최근 식품업계의 디자인 핫 키워드로 부상하는 단어는 바로 '한국'입니다. 2018년 개최 예정인 평창올림픽의 주최국으로써 영향력도 있겠지만, 여전히 인기를 끄는 한류와 곡선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한글, 한복 등 한국만의 색채가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자체 생산/판매(유통)되는 제품들도 한국적 디자인을 많이 차용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켈로그의 사례처럼 한국에 판매되는 외국제품에 한국적인 이미지를 불어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CJ 제일제당의 베스트셀러 '스팸(SPAM)'인데요. 스팸은 미국의 호멜 사에서 판권을 보유한 제품이지만, 약 30년 전 국내 제휴를 맺은 CJ 제일제당이 한국에서의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명절 선물세트와 자취생들의 밥도둑으로 큰 인기를 끌고있는 스팸은 한국시장에 선을 보인 직후, 꾸준히 '한국화 한' 디자인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김지선 CJ디자인센터장)

한국화 하는 방식의 차이

라면업계 또한 한글, 한국적인 이미지를 활용한다 (좌) 훈민정음이 그려진 농심 '신라면' / (우) 동아시아권에 판매되는 김치라면 - 태극문양이 그려져 있다 ⓒ 변민우, 농심, 한국식품연구원


반대 사례로는 국내 제품을 해외로 출시할 때, 한국적인 특색을 덧입히기도 합니다. 대부분 '한류'를 차용하는 제품들이 이에 해당하지만, '한국형 라면'을 선도하는 대표기업 농심을 살펴보려 합니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 미국 월마트까지 입점에 성공한 '신라면'은 포장 디자인에서부터 훈민정음의 일부가 그려져 있습니다. 한국인의 매운맛을 핵심 소구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브랜딩 요소가 실제로 좋은 효과를 얻고 있지요.

중국과 일본, 대만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는 '김치라면'은 신라면 버금가는 제품이라고 하는데, 용기 전면에 한국의 라면임을 드러내기 위해 태극문양을 변형하여 삽입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국'이라는 요소가 디자인에 잘 반영돼 있으면서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다리컨설팅의 정두철 대표 한국 전통식품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그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말한다 ⓒ 변민우, 다리컨설팅


전통식품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다리컨설팅의 정두철 대표 또한, 전통식품/한식의 세계화에 디자인 요소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웰빙 전통식품 공동 브랜드인 '명인명촌'을 보유한 다리컨설팅은 국내 72명의 장인과 235 종의 국내 전통식품을 통합하여, 맛과 철학/디자인에 대한 현대적 가치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2009년, 한식이 세계무대로 뻗어 나갈 그 무렵부터 정두철 대표는 포장과 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했는데요. 한국의 (전통) 식품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통'이라는 키워드뿐 아니라, 외형 또한 제대로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수용 제품이건, 수출용 제품이건 '한국'스러운 멋이 식품에도 깃들 수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것 같습니다. 보통은 외식업계를 위주로 한식, 한국이 부각돼 왔으니 말이죠. 더욱이 훈민정음이나 태극문양 등 1차원적인 요소 이외에, 국내 관광지와 한국의 아름다움을 그려 넣음으로써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을 찾고 싶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세계 주요도시의 랜드마크를 그려 넣은 코카콜라 아이코닉 시티 패키지 중, 서울 패키지에는 광화문의 궐문이 그려 넣어 짐)

수익목표의 신제품 경쟁, 표준경쟁이나 단순 리 패키징 마케팅보다 이러한 요소가 소비자의 뇌리를 사로잡는데 용이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더 많은 식품 브랜드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살린 기분 좋고 자랑스러운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식품연구원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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