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웃기웃] 日 아베 총리, 전두환 '언론 통폐합' 따라쟁이?

최근 부정적 보도 쏟아지자 방송법 개정 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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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구(donkey9)등록 2018.03.30 09:31
최근 중앙일보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우리나라 MBC에서 지난 2005년 4월~9월 총 41부작으로 방송한 드라마 '제5공화국'의 열성팬이라는 보도를 단독으로 냈다. 그러면서 "사찰과 언론 통제 외에 아베 총리는 '인사권 장악'을 통해 권력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왔다"고 꼬집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아베 정부는 방송법 개정을 추진, '쓴 소리'나 '보기 싫은 뉴스'를 거르겠다고 본격적으로 나섰다. 일본 방송법 4조를 개정하겠다는 움직임이다. 4조에는 4조는 ▲정치적 공평 ▲공공질서, 선량한 풍속 ▲정확한 보도 ▲다각적 논점 제시 등 방송프로그램 제작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이른바 이들 '방송 조화 원칙'을 아예 삭제하겠다는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지난 19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사학스캔들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최근 자신에게 불리한 사학 스캔들로 알려진 모리토모(森友)재단 특혜 의혹, 사학 스캔들인 가케(加計)학원 의혹 등을 막지 못해 지지율이 30%로 주저앉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방송법 4조를 없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다.

'제5공화국' 13회분에서 '허삼수와 허화평은 대권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언론을 먼저 장악해야 한다'는 조언을 전두환이 받아들여 언론 통폐합에 나선다.

전두환은 당시 군사반란을 일으켜 실질적으로 정권을 거머줬다. 이후 1차적으로 모든 언론의 보도를 검열했다. 언론의 흑역사인 것이다. 허삼수와 허화평을 중심으로든 언론을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해 언론 구조조정을 꾀하면서 공영방송을 도입하는 대안을 국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인다.

전두환 정권 내내 진행된 강제적 언론 통폐합으로 총 45개 언론사를 윽박질러 52장의 각서와 서약서를 제출받았다. 그런데 이 각서나 서약서들 내용이 황당하다. '아무런 조건 없이 언론사를 포기하며 이 사건에 대해선 추후에 절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신문사를 비롯한 방송사 그리고 통신사까지 강제 통폐합됐다. 당시 5개의 통신사가 연합통신으로 모두 합쳐졌다. 언론의 자기검열은 심화됐고, 이런 압제와 병적 현상은 20년 넘게 이어졌다.

드라마 '제5공화국' MBC사이트의 드라마 '제5공화국' 알림 사진. ⓒ MBC 사이트 캡처


그래서 국민들은 전두환의 동정을 뉴스 가장 첫머리에 '땡전뉴스'로 봐야만 하는 고문을 당했고, 박정희 시대보다 더한, 광고를 매개로 한 언론 탄압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기회인 언론사도 있었다는 게 언론계의 정설이다. 이때부터 조선일보가 가장 큰 수혜자로서 거대언론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30년 가까이 지난 2009년 7월 '언론 악법' 날치기 처리가 있었다. 이명박 정권이 정권 유지 또는 재창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조중동 방송', '재벌방송'을 만들자는 꼼수였다. 한겨레신문은 이를 두고 "부자 중심의 경제정책과 실직과 해직, 구직난에 실망한 시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국민의 60% 이상이 언론관련법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런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날치기 처리를 강행했다"고 꼬집었다. 당시 방송법, 신문법, IPTV법 등 3개 언론관련법 개정은 '조-중-동' 방송 진출을 사실상 열어주고 친권력, 친자본 논리로 미디어 시장이 움직여지도록 물꼬를 튼 셈이었다. 재미있는 점은 언론법 개악의 장본인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그 승계자였던 박근혜 대통령마저 중앙일보 계열인 JTBC 의혹 파헤치기 일조 때문에 둘 다 구속됐다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JTBC 뉴스특보 22일 오후 11시 7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알리는 JTBC 뉴스특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을 실시간 보도한 이날 JTBC ‘뉴스특보’의 분당 최고 시청률이 8%를 넘어서 최고 8.4%를 기록했다. ⓒ JTBC 캡처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아베 총리는 최근 '재팬 패싱' 위기에 몰려있으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전두환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이다. 듣기 싫은 방송들을 추려내 겁박하고, 자신에게 아첨하는 인터넷방송 뉴스를 키우겠다는 속셈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여기서 그치면 다행이다. 필자는 아베 신조라는 인물을 2기 총리가 시작된 2012년부터 지켜봐 왔다. 그리고 2014년부터 '어나더 홀로코스트(Another Holocaust)'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극우화․군국주의화에 대한 장편소설을 지난해 말 완결하고, 최근 웹소설 사이트나 온라인 소설 사이트에 연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에도 2016년 4월 15일까지 총 49화를 연재하다가 당사의 편집 정책에 따라 현재는 중단한 상태다.

독일 화가 조지 그로스 작품 '사회의 기둥들' 1917-1920년 동안 다다 운동의 멤버로 활약했던 게오르그 그로스(1893-1959)는 부패한 부르주아 사회를 풍자했다. 머리에 요강을 쓴 국가주의자, 머리 속에 똥이 들어있는 사민주의자 등을 그려 독일의 부패한 현실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 Pinterest


요점은 이대로 '고삐 풀린 일본', '폭주 극우 기관차 일본'은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보통국가로의 헌법 개정, 과거 박정희 정권의 인권유린 상징이었던 긴급조치를 능가하는 '국가보안법' 제정, 보수의 끊임없는 대물림 등으로 정말 이상한 나라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일본에 살면서 국적을 바꾸지 않는 '자이니치(在日)'나 오키나와인, 그리고 그 밖의 '아시아 가이진(外人)'을 마치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그랬던 것처럼 '게토' 혹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같은 격리시설을 일본 내 전국적으로 만들어 강제로 가둬둘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진짜소설이다.

물론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다만 일본이 흘러가는 방향이 일본에게 당해온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려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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