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웃기웃 3] 中-美 무역전쟁? 양국은 현재 협상 모드로...우리만의 대책이 있어야

만시지탄이더라도 우리 '신발끈'부터 묶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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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구(donkey9)등록 2018.04.06 09:56
아마 4월 4일은 전 세계 경제계에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장군, 멍군" 무역전쟁을 선포하듯 서로의 약점을 파고들면서 전운을 드리웠기 때문이다.

외신 다수의 매채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500억 달러(약 5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해 중국을 자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중국 정부의 핵심 추진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를 겨냥하는 조치였고, 최첨단 기술 품목부터 일반 공업 품목까지 무려 1300여개의 품목을 망라했다.

중국도 이에 질세라 맞대응했다. 500억 달러(약 53조 원) 상당의 대두, 옥수수, 면화, 쇠고기, 위스키, 담배, 오렌지 주스 등 농산물을 포함, 자동차, 중소형비행기, 화학제품 등 14개 종류, 106개 품목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관세 부과 시기는 추후 공지한다고 전해 협상 여지를 시사했다.

미국은 중국의 중국몽(中國夢)의 기반이 되는 '중국제조 2025'를 전면적으로 때렸고,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층인 '팜 벨트(farm belt)'라는 약점을 끄집어내 미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작년 1월 기준, 전 세계 미국산 농산물 수입국 중 2위였던 중국의 지위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이처럼 서슬이 퍼런 양국의 대결을 보면, 마치 내일이라도 무역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공포와 우려를 전 세계 관련국들에게 퍼뜨린 데는 성공한 것 같다. 특히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 대한민국에는 더욱 잘 먹혔다는 것이다.

우선 국내의 대중(對中) 수출기업들은 '포비아' 자체였다. 특히 대부분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탓에  간접적인 타격은 불보듯 뻔한 탓이다. 산업구조 특성상 완제품이 아닌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고 있는 한국은 중국의 주요 무역국 가운데 드물게 흑자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은 1421억달러(약150조원)에 달하고, 이 중 70%가 중간재 품목인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중국 대미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우리나라 연간 대중 수출액도 282억6000만달러(약30조4900억원)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대중 수출액의 무려 20%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무역협회도 중국과 미국의 험악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4일 '美 통상법 301조 대중 제재 품목 발표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무협은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리기업의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중국 기업을 통해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 간접 피해가 예상된다"며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자사 제품이 301조 제재 대상 품목에 해당되는지 확인하고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다행스럽게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에서는 협상의 여지를 열어 놓았다고 밝혔고, 미국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관세 부과는) 실제 시행되기까지 2~3개월 걸릴 것"이라며 "우리에게 최상의 협상가들이 있어 매우 행운"이라고 협상을 통한 해결 방안을 암시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은 서로 협상의 길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을 저변에 깔아놓은 것이다.

어쨌든 우리나라는 이에 대해 남의 집 불로만 볼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만날 '고래 싸움'이 일어나면 제시했던 방안들, 우선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최소화 하려면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하고, 중국과의 무역구조를 개선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 중국과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량을 점차 줄여한다는 대책 등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지금이라도 속도를 내면서 하나씩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중국경제, http://chinajingji.co.kr/?p=3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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