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블루' 빛 바다, 여기가 정녕 동해입니까

[지금 거기에 가면 33 - 여름휴가는 대한민국에서①] 강원도 고성 송지호, 삼포 해변

등록 2018.06.18 08:14수정 2018.06.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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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 해변 코발트 블루의 아름다운 이국적 바다, 삼포 해변. 물이 깊지 않아 아이들을 데리고 가도 좋은 해변이다. ⓒ 홍윤호


여름 휴가철이 온다. 매년 여름철 해외 여행객의 숫자가 늘고, 해외에서 쓰는 비용도 갈수록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굳이 당위성을 따지거나 애국심을 들먹이며 국내로 가자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필자도 시간과 기회, 비용만 되면 얼마든지 해외로 나간다. 가고 싶은 곳도 많다.

그런데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국내의 좋은 여행지를 못 가본 사람들이 많다. 비용이 비슷하게 든다면 차라리 해외로 간다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가만히 따져 보면 해외여행에 드는 비용은 애초의 계획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으며, 생각 이외의 비용도 상당히 많이 든다. 해외 휴양지 패키지여행은 더 그렇다. 일정과 코스가 같아도 평상시 가격의 2~3배 이상이다. 여행사들은 여름 휴가철에 다른 계절의 저비용 패키지에서 얻은 손해를 모두 만회한다.


해외에 가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게 권한다. 이번에는 우리나라도 한번 가보시라고. 잘 따지고 가면 생각보다 비용도 적게 든다고. 그래서 여름에 대한민국을 즐길 만한 좋은 여행지들을 연속으로 소개한다. 단, 너무 유명한 곳들은 제외한다. 판단은 여러분이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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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호 해변 바닷가에 텐트를 치거나 지정된 캠핑장에서 캠핑을 할 수 있다. 눈 앞에 죽도라는 섬이 있어 다른 해변에 비해 물살도 잔잔한 편이다. ⓒ 홍윤호


동해안에서 가장 얕은 해변, 고성 송지호 해변 

동해안 바다는 깨끗하고 푸른 물을 자랑하지만, 반면에 대체로 물이 깊고 파도도 거세다. 그래서 본격적인 해수욕에 적합하지 않은 해변이 많은데, 고성군 죽왕면의 송지호 해변과 삼포 해변은 그렇지 않다.

물이 얕고 물결도 잔잔한 편이다. 주변 편의시설도 대체로 잘 갖춰져 있다. 아이를 데리고 가는 가족 단위의 안전한 해수욕을 즐기기 딱 좋다.

두 해변 모두 동해안에서 제법 긴 편에 속하고, 모래도 하얗고 부드러우며, 그다지 깊지 않은 물이 해안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동해안에서는 드문 해변들이다.


또, 숙박과 편의시설이 밀집된 속초와 설악산 리조트들에서 차로 약 15~2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다는 점 때문에 환경과 입지 조건이 좋은 해수욕장들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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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호 해변 송지호 해변은 푸른 바다, 울창한 소나무숲, 오토캠핑장, 각종 편의시설이 다 갖추어진 편안한 해변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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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호 해변 멀리 죽도를 바라보는 송지호 해변은 동해안에서 가장 얕은 바다에서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홍윤호


송지호 해변은 동해안에서 가장 얕고 가장 해수욕에 좋은 해변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어린 아이가 있다면 무조건 1순위로 추천한다.

일단 해안 경사가 완만하다. 동해안에서 드물게 보는 얕은 해안으로, 죽도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북쪽 바닷가는 특히 얕아, 꽤 들어가도 1m 이상 차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이 해수욕장을 좀 찾아본 사람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일부러 죽도 앞으로 가서 해수욕을 즐긴다.

해변 북쪽 앞바다에 불쑥 튀어나온 섬 죽도는 방패 모양으로 넓적하게 엎드려 있어 좋은 풍경을 이룬다. 게다가 해안의 백사장은 넓고 모래의 질도 좋아 피서객들이 많아도, 많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약 700m의 해안이 해수욕장으로 개방돼 있다. 진입로가 두 군데 있는데, 차를 갖고 간다면 북쪽 진입로로 들어가는 게 좋다.

북쪽 해안 쪽은 소나무숲이 울창하여 야영하기에 좋으며, 남쪽 해안은 민박집들이 바다에 붙어 있어 숙박하면서 바로 바다에 나갈 수 있다. 차를 갖고 들어가 캠핑을 할 수 있는 오토캠핑장도 갖추고 있다.

주차장, 화장실, 샤워실, 급수대 등의 편의시설도 이용할 만하다.

1977년에 이미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인근의 석호 송지호는 둘레 6.5km, 면적 약 79만㎡(24만 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맑은 호수다. 사계절 어느 때 찾아도 조용하고 독특한 경치를 보여주는 곳이다. 특히, 겨울철 철새들이 많이 날아들어 쉬어가는 곳으로, 철새 전망대가 있으며, 호수를 향해 나무 데크길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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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호 해변 여름 피서철에는 어김 없이 등장하는 물놀이 시설. 송지호 해변에도 있다. ⓒ 홍윤호


여행 정보

* 주소: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동해대로 6090 (오토캠핑장) / 해수욕장 관리소 033-632-0301

주차장은 300대 이상 주차 가능. 해수욕장을 따라 도로가 나 있는데, 이곳 길가에 차를 댈 수도 있다. 하지만 가능하면 주차장에 대도록 한다. 샤워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숙박시설은 숙박 예약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인터넷에서 '송지호해변 펜션'을 검색해서 두루 돌아보고 선택해서 예약한다.

해수욕장에는 동해안에서 손꼽히는 송지호오토캠핑장이 있다. 시설이 잘 되어 있어 한여름 피서철에 차를 갖고 캠핑을 가면 좋다. (033-681-5244, http://camping.gwgs.go.kr/)

* 가는 법 : 자가용으로는 영동고속도로(혹은 서울양양간 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속초IC, 속초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약 15km 지점에 송지호 해변이 있다. 송지호 해변은 남쪽, 북쪽 두 개의 진입로가 있다. 한적한 바다를 즐기려면 북쪽 진입로로 들어간다.

대중교통으로는 속초에서 10~20분 간격의 간성 행 시내버스, 시외버스를 타고 가서 송지호해수욕장 앞에서 내린다. (속초 시외버스터미널 1688-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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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 해변 모래가 부드럽고 바다는 파랗다. 해수욕을 하든 모래로 성을 쌓든 모든 것이 자유다. ⓒ 홍윤호


이국적인 바다, 고성 삼포 해변

삼포 해변 일대의 바다는 코발트블루 빛이다. 에메랄드빛이 녹색에 가까운 맑고 짙은 색이라면, 코발트블루는 짙은 파란색에 가깝다. 한여름에 만나는 이 코발트블루가 선명한 곳이 동해안에서 삼포 해변과 주변의 바다이다.

삼포 해변은 1970년대 도시화, 산업화의 물결에 밀리고 소외된 사람들의 방황을 그린, 황석영의 리얼리즘 소설 <삼포 가는 길>에 나오는 삼포와 이름이 같아 뜻밖에 유명한 곳이 됐지만, 사실 소설 속 지명과는 관계없는 곳이다. 하지만 해수욕장의 이름은 낯설지 않게 됐으니 홍보가 된 셈이다.

이곳은 수심이 깊지 않고 모래의 질도 손꼽힐 만큼 좋아 피서객들이 제법 찾는 좋은 해수욕장이다. 길이 약 800m에 백사장의 폭이 약 50m로 균등하게 연결되며, 물이 맑고 깨끗하여 해수욕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주변에 펜션, 민박 시설 등 숙박시설들이 깔끔하고 도시적 세련미가 있어 젊은층도 많이 찾는 곳이다.

무엇보다 바다 색깔이 이국적이다. 어느 태평양 혹은 동남아시아의 유명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듯한 쪽빛 바다의 색채와, 깊이 들어갈수록 짙푸른 색으로 변해가는 색채의 변화가 가슴까지 시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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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 해변 북쪽 멀리로는 죽도와 송지호 해변이, 남쪽으로는 짙푸른 자작도 해변이 이어진다. ⓒ 홍윤호


일직선으로 쭉 뻗은 단순한 해안선 전체에 걸쳐 서정이 넘치는 아름답고 푸른 해변, 낙원이 따로 없다.

삼포 해변은 오션투유리조트(구 코레스코 콘도) 앞의 해수욕장과 삼포리 마을 관리 해수욕장으로 나누어지는데, 사람이 좀 많고 복작대는 걸 좋아한다면 리조트 앞 공식 해수욕장, 한적하고 사람이 적은 걸 원한다면 삼포리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길 것을 권한다.

여행 정보

* 주소: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삼포 해변길 9
주차장 - 오션투유리조트 옆에 대형주차장 시설이 있다. 500대 이상 주차 가능. 주차료 있음.
숙박시설의 경우 숙박 예약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인터넷에서 '삼포 해변 펜션'을 검색해서 나오는 숙박시설들을 두루 서핑해보고 예약한다.

* 가는 법
자가용으로는 영동고속도로(혹은 서울양양간 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 속초IC→속초, 속초 시내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약 13km 지점 도로변에 삼포 해변이 있다. 도로에서 바로 눈에 보인다.

대중교통으로는 속초에서 10~20분 간격의 간성 행 시내버스, 시외버스를 타고 가서 삼포 해변 앞에서 내린다.

함께 갈 만한 주변 여행

송지호 뒤편 오봉리에는 전통건조물 보존지구로 지정된 왕곡마을이 있다. 전통 한옥과 초가집이 보존되어 있는 옛 마을이라 천천히 걸어서 둘러볼 만하다. 한여름에는 더우니 모자나 선글래스를 쓰고 다니는 것이 좋다.

겨울철을 제외하고 봄~가을까지 전통 한옥 숙박체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각종 먹거리 만들기 체험도 실시한다(문의는 033-631-2120, www.wanggok.kr).

피서철 여행 가서 맛집 탐색을 빼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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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촌막국수의 막국수 동해안에서 가장 유명한 막국수집 중 하나. 편육도 유명하다. 가능하면 식사 시간을 살짝 피해 가자. ⓒ 홍윤호


고성군 토성면 백촌리의 백촌막국수는 얼음 띄운 동치미와 가슴속까지 서늘하게 파고드는 육수, 맛있는 막국수가 잘 융합해 수많은 단골들을 끌어들인다. 편육도 유명하다. 막국수보다 편육이 먼저 동 나는 경우가 많다. 요즘엔 너무 유명해져서 사람이 많아지면 자리가 불편해진다. 막국수를 먹고 가는 건지, 명성을 먹고 가는 건지 모를 정도다. 그러니 식사 시간은 피할 것.

거진항의 제비호식당은 40년 전통의 맛집으로, 제비호라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잡아오는 생선을 팔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 이를 요리하여 음식으로 내오던 집. 명태가 잘 잡히던 시절에는 생태찌개도 맛있게 냈지만, 명태가 안 잡히는 지금은 동태탕, 갈치조림, 생선 모듬 조림, 물곰탕 등을 낸다. 생선 모듬 조림이 좋고, 열두 종에 이르는 반찬들도 먹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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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호식당의 생선 모듬 조림 제비호라는 고깃배 이름을 딴 집. 40년 전통에 2대째 장사를 해 온 내력 있는 집이다. ⓒ 홍윤호


#송지호 해변 #삼포 해변 #여름 휴가는 대한민국에서 #백촌막국수 #제비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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