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언니가 들려 주는 소소한 이야기들

6년만에 찾은 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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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U XIEXIE(xuxiexieym)등록 2018.07.20 08:30
    나는 요즘 내 직업에 만족하고 있다. "강사", 특히 "중국어 강사"란 직업에 거부감이 무척 들었었다. 처음 이 직업을 시작한 것이 2012년이었고, 6년 지난 지금쯤에야 내 직업의 매력을 느꼈다. 왜 싫으냐고? 한국어를 전공했고 더 깊이 공부하려고 유학까지 왔는데 결국 모국어인 중국어를 사용해 이 땅에서 먹고 살고 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거야. 심지어 중국에 있는 친구한테 내가 하는 일, 나를 먹여 살리고 있는 내 밥그릇을 소개하기 민망할 정도로 무척 난감했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내 직업,  처음엔 본의 아니게 선택된 내 직업은 매우 마음에 든다. 어쩌면 때로 힘들게 뭐를 선택할 지 고민하는 것보다 그저 선택되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는 듯했다. 나는 지나친 자기합리화 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실패라고 생각 안 하고, 어쩌면 나한테 안 맞는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늘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다. 선택되는 일이라면 그냥 받아들이는데 그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쓰다 보니 또 생각했던 주제에서 점점 벗어나려 하네. 그래서 내 직업의 매력은 뭐냐고?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에서 다양한 인생을 옆에서 지켜 볼 수 있다는 매력이지. 내가 잘하는 중국어를 가르쳐 주면서 내 맞은 편에 앉은 그 누군가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 볼 수 있었다. 때로는 고민, 때로는 기쁨, 또 때로는 회사에서 받은 어마어마한 스트레스, 연인과의 다툼, 혹은 친구 사이에 작은 트러블…이 수많은 이야기를 나와 함께 나눠 준 모든 학생에게 아주 고맙지. 나는 그 사람에게 딱히 조언이나 도움이 되지 못하더라도 오직 가만히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려 주는 것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그 전부인 것 같았다. 중국어도 중국어지만 나는 늘 모든 학생에게 가장 충실한 청객이 되려고 한다. 너무 가까이 있는 친구, 가족 또한 연인에게 못한 이야기를 오히려 나에게 털어놓기가 더 편하다는 말은 종종 들었다. 내가 심리 상담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굉장한 인생 경험이 풍부해 그들에게 적절한 해결 책을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다만 나는 그 사람의 일상의 조금 먼 거리에서 지켜보는 일인자이라 그렇지 않을까 싶다. 어떤 관계에 있어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도 관계를 더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일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화려하고 정돈된 글을 올려 드리지 못하지만 제 생각을 최대한 전달해 드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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