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학기가 끝나갑니다

검토 완료

신동규(didishin)등록 2018.08.24 13:56
누가 뭐래도 기상변화가 확실합니다.
해마다 3,4월이 되면 겨울동안 북부지방에 쌓였던 눈이 녹으면서 강을 통해 발트해로 흘러가고 이 과정에서 수력발전도 많이 하게 되는데 올해는 이 기간의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고 5월이 한여름 같은 날씨를 기록하면서 갑자기 유량이 늘어나면서 강유역이 범람하기도 했습니다.

7,8월에는 이상 고온에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과거의 모든 기상 관련 기록들을 깼을 뿐 아니라 기록적으로 많은 숲불 발생(한국 언론의 기사엔 '산불'로 나왔는데 스웨덴 숲은 산지보다는 평지에 있고 실제 불이 발생한 숲들이 위치한 지역은 평지입니다)으로 거의 재난 수준의 여름이 되었습니다. 화재진압을 위해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등에서 장비와 인력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7,8월 이상 고온으로 한동안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의 기온이 남유럽보다 높을 정도였습니다.

스웨덴의 기상청인 SMHI에 따르면 7월 기온이 평년보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약 5도 정도 높았고 강수량은 대부분의 지역이 예년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을 기록했습니다. 보통은 초록이어야 하는 들판이 갈색으로 변했고 자작나무 숲도 누런 가을 빛을 보였습니다.
한국을 떠나 스웨덴으로 온 지 21년이 되었는데 한국과 비슷한 여름을 겪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론 한국도 같은 이유로 20년 전 보다 더 더워지기는 했지만요.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신청했던 계절학기 수강 과목은 7.5학점 짜리 "환경정치" (Miljöpolitik = Environment politics)입니다.
(대학 수강 신청 등에 관한 내용은 이 기사 참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26002)
여름엔 대학들이 개설하는 과정들이 적어서 환경과 정치를 주제로 한 과목은 스톡홀름이나 웁살라에 없었고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500킬로 이상 떨어져 있는 외스터순드(Östersund)에 소재한 Mittuniversitet(Mid University)에서 개설한 과목 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인터넷으로 진행하는 '원격 교육' 과정입니다.

대학교육위원회(UHR, Universitets- och högskolerådet)에서 운영하는 antagning.se에서 수강하고 싶은 과정을 선택하면 소정의 선발과정을 거친 후 합격/불합격 통지가 옵니다 (봄, 가을 학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이트에서 과정을 선택하면 과정을 개설한 대학의 홈페이지에서 딸린 과정설명, 교재내용 등을 모두 볼 수 있고 여기에서 정한 교재를 미리 구입해 과정이 시작되기 전에 읽어볼 수도 있습니다.

환경정치 과정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는 강의, 교재 독파, 그리고 주어진 주제에 대해 짧은 에세이(1200 단어 내외) 쓰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교재가 세 권 밖에 안 되는데 (국방대 과정 교재와 비교해) 비교적 분량이 적은 책들입니다. Environment and politics(환경과 정치), Miljöpolitik - i går, i dag, i morgon (Environment politics - yesterday, today, tomorrow 환경정치 - 어제, 오늘, 내일), Lokalt beslutsfattande (local decision making 지역의 의사결정)이 정해진 교재이고 추가로 Välfärd utan tillväxt (영어 원본 제목: Prosperity without growth 성장없는 번영)를 읽었습니다.

평가는 수강자가 학습과정을 얼마나 이해했고 여기서 터득한 지식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첫번째 과제는 '환경과 정치'에 있는 이론을 사용해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문제 두 가지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라는 것이었고, 두번째 과제는 현재의 환경문제 한 가지를 선택한 후 '환경정치'와 '지역의 의사결정'의 내용을 참고해 자치단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주로 기술하고 추가로 국가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문제들은 해양폐기물 중 플라스틱, 운송부문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음식물 쓰레기와 육류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었습니다.

기후변화로 고온과 가뭄이 지속된 여름, 올 여름과 같은 날씨가 이제는 보통 여름날씨가 될 것 같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들었는데, 앞으로 이 환경에서 살아가야 할 다음세대에 대한 걱정이 많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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