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당뇨, 화장실서 주사놓다가 '마약한다' 소문까지

시민들이 직접 만든 1형당뇨 인식개선을 위한 10가지 대안

등록 2018.09.12 18:11수정 2018.09.1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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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함께 그리는 1형당뇨 공론장지난 1일 1형당뇨 환우, 가족, 관계자, 일반참가자가 모여 1형당뇨에 대한 오해와 편견 깨고 대안을 제시하는 공론장을 열었다. ⓒ 바꿈세상을바꾸는꿈

 
2018년 9월 1일 상상캔버스에서 바꿈세상을바꾸는꿈, 한국1형당뇨환우회, 스타트업법률지원단, 빠띠는 카카오같이가치와 아름다운재단 후원을 받아 1형당뇨 인식개선을 위한 공론장을 열었습니다.

1형당뇨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당뇨병(2형당뇨)과 달리 어느날 갑자기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합니다. 즉 1형당뇨는 유전이나 식습관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1형당뇨는 주로 어린 아이들에게 발병하지만 성인 이후에도 발병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또 1형당뇨는 저혈당이나 고혈당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평소 혈당 관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1형당뇨 아이 엄마인 고옥분씨는 "자다가 아이 혈당에 문제가 생겨 인슐린 주사를 놨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했는데 여전히 혈당에 문제가 있었어요. 이상하다 하며 확인해보니 밤새 꿈에서 혈당 주사를 놓은 거였어요. 매일 아이의 혈당관리에 굉장히 신경을 쓰며 살고있어요." 

1형당뇨에 대한 시민들의 오해와 편견 여전히 심각

 

모두 함께 그리는 1형당뇨 공론장 현장사진모두 함께 그리는 1형당뇨 공론장 현장사진 ⓒ 홍명근


 
1형 당뇨는 혈당관리를 위한 채혈, 인슐린 주사, 식생활 관리 등이 필수적입니다. 문제는 채혈과 주사로 인해 사람들이 오해와 편견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한 1형 당뇨 아이 엄마는 "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 엄마가 1형당뇨가 전염된다고 멀리 떨어져 앉게 해달라고 선생님에게 부탁했다고 해요. 또 한 친구는 화장실에서 주사를 맞다가 떨어뜨려 화장실 밖으로 주사기가 날아가는 바람에 아이들 사이에 마약한다고 소문이 났다고해요. 이처럼 1형당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여전히 심각해요" 라고 사례를 말해주었습니다.

1형당뇨 아이 엄마인 김미영씨는 "영국의 메이 총리,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선수 나초 페르난데스 역시 1형당뇨 환자지만 아무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생활해요. 사진을 보면 메이 총리는 트럼프를 만날 때 당당히 민소매 차림에 혈당 측정기를 팔뚝에 부착해서 만나요. 반면 아직 우리나라만 1형당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아서 아쉬워요"라고 밝혔습니다. 

20대에 갑작스럽게 1형당뇨가 찾아온 김환희(27)씨 역시 "지금 이 자리에 안경을 쓴 분들이 1/3 정도 되는데 1형 당뇨도 눈이 나빠 안경을 쓴 것과 비슷해요. 혈당이 안 좋아서 관리 받는다고 쉽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라고 밝혔습니다. 

1형당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낡은 법과 제도 만든 거 아닐까요? 
 

식약처 김미영씨 기소에 따른 기자회견지난 3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식약처가 김미영씨를 검찰에 고발한 사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 홍명근

 
1형당뇨 아이 엄마인 김미영씨는 매번 혈당 체크를 위해 채혈을 하는 아이를 위해 해외 사이트에서 채혈 없이 혈당측정이 가능한 연속혈당측정기를 들여왔습니다. 이를 오픈 소스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전송받게 개조하여 원격으로 아이 혈당을 관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불법의료기기 광고 등의 이유로 식약처로부터 검찰에 송치 당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위원회 주관)과 (사)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은 지난 12월부터 김미영씨 변론을 맡아 기자회견, 국회토론회, 언론보도, 카드뉴스, 영상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지난 7월 김미영씨는 '기소유예' 판결을 받았고 관련 법과 제도가 많은 부분 개선되었습니다. 김미영씨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까지 했다고 하네요. 

김미영씨 변론을 맡은 성춘일 변호사는 "위헌 소지마저 있는 규제로서 김미영씨의 무혐의를 주장했어요, 다행히 기소유예 정도로 끝났지만 어딜 가나 가족 중 한 명 쯤은 아플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도 사용자의 편의성이나 환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정부기관의 편의주의적 발상이 문제라고 봐요"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질병에 대한 낮은 인식과 편견이 이러한 법과 제도의 문제로 이어진 거 아닐까요?

1형당뇨 환우, 가족, 관계자, 일반참가자 모두 함께 선택한 대안은?
 

모두 함께 그리는 1형당뇨 공론장 현장 사진모두 함께 그리는 1형당뇨 공론장 현장 사진 ⓒ 홍명근

 
이처럼 1형당뇨와 관련된 법과 제도를 고치는 것은 물론 사람들이 오해와 편견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식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1형당뇨 공론장에 참여한 환우, 가족, 관계자, 일반참가자들은 1형당뇨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약 30여 가지 대안들을 만들었으며 그 중 투표를 통해 10가지를 선정했습니다. 

그 10가지는 ▲당뇨가 있는 사람이 결함이 있다는 인식을 버려주세요, 당뇨 때문에 채용불이익, 유치원 등록거부 등 차별은 불법입니다(23표) ▲이름을 바꿔야 합니다. 기존에 당뇨에 대한 인식과 1형당뇨는 많이 다르거든요(21표) ▲누군가 자신이 당뇨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편견없이 들어주세요. 그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감추지 않게 배려해주세요(18표) ▲당뇨 환우는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귀찮아질 것이다. 전염될 것 같다는 잘못된 인식을 버리세요(17표) ▲잘못된 식습관이 아님을 알려야해요(16표) ▲어려서부터 공교육 과정에 1형당뇨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해요(16표) ▲병원과 학교마다 보건교육 포스터를 붙여주세요(15표) ▲화장실에서 채혈하는 것이 아닌 다른 공간이 필요해요(14표) ▲주사기를 놓거나 혈당을 관리할 때 뚫어지게 쳐다보지 마세요. 적당한 무관심이 더 좋아요(14표) ▲유전이 아닌 점을 명확히 알려야 해요(13표) 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바꿈 홈페이지에 중복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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