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니아 물레방아 도는 내력

내고향의 물레방아는 잘 돌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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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성(jsbyun)등록 2018.09.27 13:55
집 근처에 '물레방앗간'이 있다. '올드 그리스트 방앗간'(The Old grist Mill). 문득 한국 고향의 물레방앗간을 떠올려 본다.내고향의 물레방아는 잘 돌아가고 있을까?

한국의 물레방아와는 그 외양부터 사뭇 다르지만 물의 흐름에서 동력을 얻어 곡식을 찧어 알곡을 얻는 기능은 똑같다. 또 물레방아가 서 있는 물가의 낭만적인 풍경과 정취도 서로 견주어볼만 하다.  

사진은 올드 그리스트 밀방앗간 풍경. 건물 아래로 시냇물을 통과시켜 방아를 돌렸다. ⓒ 변재성

 
이곳의 '물레방아 도는 내력'을 잠깐 살피기 위해 지금으로부터 3백여년전으로 훌쩍 거슬러 올라가본다. 펜실베니아주 체스터카운티 북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 트레디프린타운쉽(Tredyffrin Township)은1682년경 영국의 웰시 퀘이커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찿아 이곳으로 이주해 오면서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웰시 퀘이커교도들은 당시 펜실베니아주에 식민지를 소유하고 있던 같은 퀘이커교 윌리엄 펜에게 1에이커 당 10센트씩 계산해서 지금의 체스터카운티지역을 비롯해 펜실베니아주 남동부지역 일대에서 4만여 에이커의 땅을 사들였다고 한다. 물론 윌리엄 펜이 인디언들에게 헐값에 땅을 구입하기 그 이전에는 인디언들의 땅이었겠지만.

'트레디프린'(tredyffrin)이란 지명은 퀘이커들의 언어로 '넓게 경작된 계곡'이란 의미의 조어다. 퀘이커들은 그레이트 벨리(great valley)라고도 불리우는 이 지역을 개간,농장을 건설하고 밀을 재배해 풍부한 곡물을 생산했다.
 

올드 그리스트 방앗간'(The Old grist Mill)에서 사용되던 당시의 짐수레 ⓒ 변재성

 
사람들은 수확한 밀을 찧어서 주식인 빵을 만들어 먹어야 했으므로 방앗간이 절실히 필요했다.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계곡에 자리를 잡고 있는 트레디프린 타운쉽은 높은데서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제멋데로 계곡 아래로 굽이굽이 흘러가면서 많은 자연천(creek)을 형성하고 있고 물레방앗간을 지을 수 있는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그리스트 방앗간(The Old Grist Mill)은 트레디프린 타운쉽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물레방앗간 중 하나로 당시 퀘이커 전도사 였고 300 에이커의 대토지를 경작하고고 있던 토머스 자만(Thomas Jarman)이란 사람이 1700년대 초쯤 세운 것이라고 한다.
 

방앗간 주변을 한가로이 산책하는 기러기 한 쌍. ⓒ 변재성

 
18세기와 19세기경에 체스터카운티 북부 그레이트 벨리(Great Valley)지역 주변에만 409개의 밀방앗간이 성업중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이가운데 유일하게 현재까지 가동되고 있는 방앗간은 '안셀마 방앗간'(Anselma Mill) 한 곳 뿐이다.
 

시냇가를 가로지르는 돌 징검다리 ⓒ 변재성


그레이트벨리를 적시며 흐르는 작은 시냇물들은 아래로 아래로 흐르면서 계곡을 굽이 굽이 돌아 밀방아들을 돌리고 벨리포즈국립역사공원(Valley Forge Historical National Park)의 협곡을 지나 스커킬강으로 흘러가서 다시 거대한 델라웨어강과 합류한 뒤 어느덧 대서양과 만난다. 

 

그레이트 벨리를 따라 흘러 벨리포즈국립공원을 가로질러 스커킬강으로 흘러가 대서양과 만나는 작은 시냇가 ⓒ 변재성

 
산책로를 어슷비슷하게 따라오며 이마에 흘러내린 땀방울을 시원하게 씻어주기도 하는 고마운 길동무, 송어떼들을 품어주는 정겨운 이 물길을 따라 가는 길은 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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