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회계 이상한 해명, 금감원장도 "이해 어렵다"

[2018 국감-정무위] 이재용 위해 조작 의혹... 김병욱 "법이 허술하니 오리발 내밀어"

등록 2018.10.12 19:07수정 2018.10.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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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의원 ⓒ 김병욱 의원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부풀려 삼성 경영권 승계를 도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삼정회계법인이 이에 대해 해명했지만, 금융감독원장 등은 납득할 수 없는 설명이라고 비판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손호승 삼정회계법인 전무를 증인으로 불러 삼성바이오로직스(아래 삼성바이오)를 높게 평가한 경위를 물었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합병을 앞두고 안진·삼정회계법인에 기업가치 평가를 의뢰했는데 안진은 삼성바이오를 약 8조9000억 원, 삼정은 약 8조5000억 원으로 평가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고,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의 최대주주였다.

현재까지 일부에서 삼성바이오 가치가 부풀려져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정해지면서 이 부회장이 이익을 봤다는 의혹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제일모직 주식보다 삼성물산 주식을 더 많이 가지고 있던 국민연금공단이 손해를 봤다는 것이 해당 의혹의 핵심이다.

김 의원은 "세계 최대 의결자문회사인 ISS는 1조5000만 원으로 평가했다"며 "삼정이 왜 이렇게 높게 평가했는지 알아보니 증권회사 리포트(보고서) 6개의 평균값과 (제일모직) 바이오사업부 가치 3조 원을 더한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해당 리포트들을 다 읽어봤나"라고 물었고 손 전무는 "6개 리포트를 모두 검토했고, 각각의 내용을 검토해 평가 결과에 반영했다"고 답했다. 또 몇 명의 직원들이 이 같은 업무를 수행했느냐는 질문에 손 전무는 "4명 정도"라고 답변했다.  

"삼성바이오 미래가치 평가 1원도 차이 없어 말이 되나"

김 의원은 "삼정은 6개 리포트 중에 3개를 그대로 인용했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며 "어떻게 기업의 미래가치를 평가하면서 1원의 차이도 없이 똑같이 평가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고서를 인용하더라도 제각각이었다"며 "증권사 리포트 내용을 반영할 때 (당시 삼성바이오가 주식시장에 상장돼있지 않은 회사여서) 가치를 20% 깎아 반영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삼성바이오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 리포트를 참고하더라도 당시에는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돼있지 않을 정도로 작은 점을 감안해 반영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두 번째 문제는 삼정이 활용한 6개 증권사 모두가 삼성바이오와 그 합자회사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약정 사항을 리포트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50%를 바이오젠에 넘기는 약정이었다"라며 "그럼 당연히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왜 이를 (가치평가 때) 반영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손 전무는 "(제일모직의) 바이오 사업부문을 어떻게 평가할지 검토하다가 실제 사업의 불확실성이 있지만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최근까지 (삼성바이오를) 분석한 리포트가 있어 인용하기로 결정했고, (평가 당시) 1개월 이내에 나온 리포트를 인용했다"고 부연했다.

"콜옵션 반영 왜 안 했나" "증권사가 이미 한 걸로 알고 안 해"

그러면서 손 전무는 "(삼성바이오 가치를 20% 깎는 것을) 하지 않은 것은 리포트 자체가 추정이익을 일정배수로 적용한 문제가 있어 할인하지 않은 것을 그대로 썼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불확실성에 대한 조치가 바로 할인"이라며 "A기업 미래가치를 평가하면서 할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업분석의 ABC 중에 A가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삼정이 삼성바이오의 콜옵션 내용을 가치평가할 때 반영하지 않은 이유를 재차 물었다.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는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를 삼정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자 이를 다시 물은 것. 이에 손 전무는 이렇게 답했다.

"증권사 리포트가 나온 시점은 이미 삼성바이오 감사보고서에 주석으로 콜옵션 보유 사실이 공시돼있던 시점입니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이미 그 부분을 평가에 반영한 것으로 보고 추가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김 의원이 목소리가 가장 커진 때였다. 그는 "그 설명이 설득력이 있다고 보는가"라며 "콜옵션 부분은 그 기업의 영업가치와 별개다, 콜옵션은 재무적 사항이라 전혀 별개의 내용"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냥 연구원의 평가를 믿고 반영했다는 것"이라며 "증권사가 누락했더라도 삼정은 챙겨야 한다, 그게 (삼정이 제일모직 등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3개월 뒤 안진은 5조 낮춰 평가... 삼정이 뻥튀기한 것 아닌가"

또 김 의원은 "삼정에서 삼성바이오를 8조5000억 원으로 평가한 이후 3개월 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끝낸 2015년 8월 안진은 삼성바이오를 3조5000억 원으로 평가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전에 삼정이 평가했던 기업가치가 뻥튀기되고 부풀려졌다는 것을 안진이 인정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손 전무는 "안진의 평가 방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답변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회계법인이 기업을 정확히 평가해야 (개미투자자 등)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명감을 갖고 도덕적, 양심적 가치를 가지고 일해야 하는데 법이 허술하니 평가 방법도 임의대로 적용하고, 나중에 오리발 내미는 것 아닌가"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대체적으로 의원이 지적한 사항들에 동의한다"며 "핵심은 할인율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회계법인이) 할인율을 0%로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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