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여 차별, 왜일까???

일본 시가현 가시와기 기타와키 마을 산신제

검토 완료

박현국(aoyama6156)등록 2019.01.04 15:30
2일 아침 일찍 시가현 가시와기 기타와키(柏木 北脇)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정월 3일 마을 중앙에 있는 히에(日枝)신사 옆 삼나무 숲에서 산신제를 지냅니다. 다만 산신제는 준비나 진행, 정리까지 모두 남자들만 참가합니다.
 

마을사람들이 산신제 제물을 찾려놓은 산신단 앞에서 복을 비는 모습과 제물입니다. ⓒ 박현국

 
산신제에 남자들만 참가하는 까닭은 산신이 여신이기 때문에 여자들이 가까이 오거나 준비에 참여하면 질투하여 나쁜일들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증명된 사실은 아니지만 이것 만큼은 남녀 구별이 비교적 엄격합니다.

세상은 남녀로 이루어졌고 더불어 삽니다. 한쪽이 차별을 받는 것은 다른 한쪽에게도 큰문제가 될 수 있고, 사회적으로 불평등과 다른 차별을 낳습니다. 다만 애기를 낳는 일이나 특별한 일들은 남녀 역할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산신제 역시 중심 산신은 여성이라는 역할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산신의 도움으로 먹을 것을 생산할 수 있고, 풍요와 번영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따라서 생산에 관한 기원은 여자가 아닌 남자가 맡아서 준비하고, 진행합니다.
 

산신제에 참가한 남자들은 찰떡을 불에 구워서 먹습니다. ⓒ 박현국

  
정월 이튿날 오후 마을 사람들은 히에신사를 비롯하여 산신제를 지내는 숲을 청소하고, 제물을 펼쳐놓을 곳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3일 아침 5시 무렵 제관을 맡은 제주 다나카 씨는 제물을 진설하고, 먼저 산신에게 기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산신 제단 옆에 장작불을 피웠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자 마을 남정네들이 와서 산신단에 새해 풍년과 복을 기원했습니다. 한 집안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까지 세 명이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집안 남자들이 참가합니다. 이들 손에는 작은 주머니가 들려있었습니다. 주머니 안에는 찹쌀 떡과 밀감이 들어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산신단에 앞에서 기원을 하고, 산신단 옆에 있는 장작불에 찰떡을 구워서 먹습니다. 이 때 된장을 달게 준비하여 구운 찰떡을 찍어 먹기도 해습니다. 이것은 찹쌀떡의 찰기로 잡귀나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기운이나 복이 몸에 달라붙기를 기원해서 그렇게 한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관리하는 히에신사와 산신단이 있는 숲입니다. ⓒ 박현국

 
이곳 가시와기 기타와키 마을은 100여 세대가 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산신제를 적극 준비하고 진행하는 단카 조직은 23세대가 가입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서 제주가 뽑혀서 산신제를 준비하고 마을 신사를 관리합니다.

남녀 역할 구분은 애기 낳는 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산신제에서 산신의 역할을 여성으로 설정하여 남자들이 산신제를 준비하고, 진행해 왔습니다. 남녀 역할 구분은 여기까지 그쳤어야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남여 구분과 역할은 정치와 사회 생활로 확대되었습니다. 요즘 사회는 좋은 자리, 높은 자리, 힘있는 자리는 남자들의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사회문제가 생기고, 차별이나 악습이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세계 남녀 평등도 역시 한국, 중국, 일본 등은 100위가 넘는 하위권에 속해있습니다.
 

산신단에 예를 마친 마을 사람들이 음복을 하는 곳과 신사 앞에 마련된 마을 사람들이 사는 곳을 나타낸 안내도입니다. ⓒ 박현국

 
가는 법> JR오사카나 교토역에서 비와코센 전차를 타고, 구사츠역에서 구사츠선으로, 기브가와역에서 오우미철도로 갈아타고 미나구치역에서 내려 걸어서 갑니다.

참고누리집> 세계경제포럼 남녀 평등도 순위,
http://www3.weforum.org/docs/WEF_GGGR_2018.pdf,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와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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