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정보 교실수업에 부메랑되어

교사가 쓰는 한 주간의 퍼포먼스

검토 완료

조기철(akshdtoa)등록 2019.02.23 01:50
 휴대폰을 학교에서는 수업 전에 거두어 교무실 또는 담임 서랍에 보관한다. 수업을 마치면 담당 학생이 다시 급우들에게 나누어 준다. 온 종일 휴대폰은 가방 속에 사장되어 있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어느 선생님은 간혹 휴대폰을 사용해서 수업한다고 담임의 허락을 받아 교실로 한 시간 정도는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사실 휴대폰으로 인해 사건도 많았고, 말도 많았다. 개인 소유물을 함부로 학생의 동의 없이 거두어 갈 수 있느냐? 휴대폰이 분실되었으니 담임은 배상해 달라, 손상이 되었으니 배상하라 등등 참으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그런 결과 이제는 교육청 차원에서 일정액 이상을 변제해 주는 보험을 들어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휴대폰에 수많은 정보를 수업시간에 활용하는 교사는 소수에 불과한 상태다. 왜 이럴까? 효과적인 방안은 왜 찾아내 보지 못 할까? 이런 저런 생각 끝에 창의적체험학습 수업으로 잡혀 있는 교양 수업시간에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주 1회 수업을 하는 교양과목은 시험도 치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교과서도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전적으로 교사 재량에 달려 있다. 이런 시간에 휴대폰으로 수업을 하면 여러 가지로 교양 상식을 찾아서 학습할 수 있다.
 사자성어 50개를 복사하여 휴대폰으로 찾아서 뜻을 직접 펜으로 노트에 쓰는 협동학습, 속담을 찾아서 써 내는 모둠학습 등을 시행하면 수업시간도 조용하다. 학생도 4-5명이 둘러 앉아 한 명이 찾아서 불러주고, 나머지 4명은 받아쓰는 방식을 시행한다든가, 아니면 개인별로 찾아서 써내는 방식을 동원하면 된다. 잘하는 학생이나 모둠팀에게는 과목별 세부내용 특기 사항 란에 써 주는 방식도 좋다. 활용만 잘하고, 감독만 잘 하면 이런 교양시간에 다양한 기본 상식을 늘려가는 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 또 신문기사를 찾아서 쓰고 자신의 의견을 펼쳐내 보는 방안도 좋다. 휴대폰을 통해서 찾을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으로는 '젤다의 전설', '바쿠간', '위', '마인크래프트', '에이지오브엠파이어' 등등이 있다. 미국 해군연구소에서는 성인에게 게임이 미치는 연구에서 정보처리 능력 증진문제 추론해결 능력이 나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사회성을 좋게 만드는 데도 게임이 영향을 미친다. '성격 및 사회심리학적 저널'에서 출간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게임 플레이어끼리 서로 도와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을 한 사람들이 테트리스와 같은 개인의 능력만 필요로 하는 게임을 한 사람들에 비해 동료들을 도와주는 경향이 높다고 주장하였다(내 아이가 만날 미래(정지훈)).
 아침에 출근해서 교실을 한 바퀴 돌아보면 조회 시간이 되기까지 학생들은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제 휴대폰은 학생 개개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소지품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아 적발되어 휴대폰을 돌려주지 않으면 마치 큰 일이라도 터진 것처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전에 어떻게 하든지 휴대폰은 가져가야 한다고 억지 주장까지 한다. 학원 수강 시간표가 있다. 교통카드가 있다. 숙제를 할 수 없다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변명이 오고 간다. 이런 학생들이 소수면 모르겠으나 다수의 학생들에서 나타나는 경향을 그냥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넘길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이제 휴대폰을 효과적으로 수업에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점진적으로 찾아내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도 휴대폰으로 게임 외 다양한 정보처리 능력을 수행하는 방식을 습득하게 될 것이 아닌가? 학교에만 오면 휴대폰을 압수하니 휴대폰으로는 게임을 하니 거두게 된다는 인식이 학생들의 뇌리에 각인돼 휴대폰만 잡으면 게임부터 하는 것이 아닌지 새롭게 되새겨 볼 시간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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