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주민협동조합으로 만들자

가짜뉴스에 속지 말고, 소수 특정인들에게 돌아가는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업, 주민협동조합으로 주민에게 이익을 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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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애(ecotazan67)등록 2019.02.26 11:36
새해가 되면 면장은 면내 각 마을을 방문한다. 매월 면 소식지(월간 백운)를 만드는 필자는 올해도 면장을 따라 마을 취재를 나갔다. 주민 민원 중에 태양광 이야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심각해졌다. 그 마을은 양지바르고 너른 뜰이 많았는데, 그 뜰에 태양광 시설이 하나 둘씩 들어서고 있었다.
"태양광이 몸에 해롭지 않느냐? 이런 시설을 마을 가까이 설치하게 해도 되나?"는 주민들의 물음에 면장은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태양광은 별로 유해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전문가들 의견은 믿을 수 없다. 새마을 운동 때 지붕을 스레트로 바꾸라 해서 바꾸고, 거기다 고기까지 구워 먹었다. 그런데 지금 발암물질이 나온다고 함부로 건드리지도 못하게 한다. 라돈 침대도 마찬가지다. 지금 유해하지 않다고 해도 나중에 어떻게 될 줄 아나?" 하면서 면장과 이장에게 항의하였고, 두 사람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듣고만 있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유심히 보니, 어느새 농지 곳곳에는 태양광 시설이 많이 들어 서 있다. 친환경 에너지라는 생각에 별 반감이 없었는데, 이 시설 때문에 마을마다 갈등에 휩싸일 걸 생각하니 여러 가지 고민과 의구심이 생겼다.
때마침 2/22(금), 진안녹색평화연대에서 '알아보자 태양광'이라는 주민강좌를 열었다. 강사는 원불교에서 십 여 년 동안 햇빛발전운동을 해오신 강해윤 교무(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이다. 탈원전을 위한 대안에너지 활동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나라 시민단체 중에서 이분만한 전문가가 없을 것 같다.
우리 삶에서 중요한 두 가지는 식량과 에너지다. 에너지 중에서 전기에너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석탄,가스,핵발전을 이용하여 전기를 만든다. 석탄은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핵발전을 주장하는데, 알다시피 핵발전은 사고 한번 나면 나라가 망할만큼 위험하고, 고준위폐기물 처리에 대책도 없고, 비용과 부담도 너무 크다. 이 이야기를 정리하며 강해윤 교무는 "구정물 마실래요, 양잿물 마실래요?" 물었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결국 재생가능에너지(지열, 풍력, 햇빛)가 대안이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지역민들의 반발과 갈등 때문이다. 작년 연말쯤 우리 지역에도 풍력 발전 시설이 들어오려고 했지만 결국 주민 반발과 갈등 때문에 무산되었다. 그럼 주민들은 왜 반발할까?
강해윤 교무는 그 원인으로 먼저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오해'를 지적했다. 강좌에  오기 바로 직전, 지인이 내게 말한 '태양광 전열판 밑에 있는 소들은 불임이다'라는 괴담을 사례로 들며 이것은 가짜뉴스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태양광 전열판이 중금속 범벅이다'는 괴담에는 태양광 전열판 재료의 70%가 유리이고, 유해한 물질이라 해봐야 여느 전자제품에 다 들어가 있는 납땜에 이용된 납 정도라 한다. 태양광 전지판(모듈)은 50불트(V) 이하의 직류 전기를 생산하고 있어서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고, 태양광의 반사광은 비닐하우스보다도 약하다고 전했다. 경북 합천댐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은 연구결과 수생 생태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주민들은 왜 반발할까?  개발방식의 문제다. 늘 그렇듯 돈이 되는 사업인 태양광 발전에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면서 자연환경과 농지가 파괴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 갈등과 불신이 생기는 것이다.  같은 면적에 쌀은 3,000원, 태양광은 59,000원의 가치가 생산된다고 하니, 누가 농사를 짓겠는가?  대기업, 대지주들은 햇빛이 잘 비치는 땅에는 태양광 발전소를 지으려고 할 것이다.  그 덕분에 농민들은 농토를 빼앗길 것이고, 주변 환경도 삭막해지니 소외와 박탈감도 커질 것이다. 만약 마을에 생긴 태양광 발전 이익이 주민에게 돌아온다면 지금처럼 갈등과 반발이 심할까?
강해윤 교무는 '주민 에너지 협동조합'을 제안한다. 지역민들이 햇빛발전협동조합을 하면 그 이익이 주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것이고, 대자본에 의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를 막을 것이라 했다. 정부는 2018년 현재 7%에 불과한 재생에너지를 2030년엔 20%까지 늘리겠다(재생에너지 3020 정책)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가 하지 않아도 대자본이 다 할 것이다.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햇빛발전협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진안에는 거대한 용담댐이 있다. 그 댐 위에 태양광발전소를 만들 계획이 있나 보다. 강해윤 교무의 말처럼 유해성을 강조하며 무조건 반대하기 보다는 태양광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그 이익이 소수의 자본가가 아니라 지역 발전과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도록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각 지자체마다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적자 날 것이 뻔한 토목.건설공사나 허황된 문화콘텐츠 개발에 열심이다. 지역 농산물을 팔아보겠다고 '로컬푸드' 사업에 노력을 많이 하지만 성과는 그리 크지 않다.
이제 지자체에서 공익적 재생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지자체에서 산림과 농토가 아닌 유휴 부지를 조사.개발하여, 주민들의 투자를 받아 태양광 시설을 늘려가며, 그 이익을 주민에게 돌려주면 환경 보호는 물론 지역 발전과 주민의 경제적 이익에 지속가능한 실제적 성과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주민이 지금처럼 반대하고 서로 싸울까?
주민들도 특정 소수인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거대하고 허황된 개발사업에 막연한 기대를 걸지 말고, 지역 자원이 모두에게 골고루 이익이 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정치인들에게 이런 비전을 요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에 대해 실질적 행동으로 준비해야 한다. 그 시작은 '더 많이'가 아니라 '덜' 가지고, 덜 써야겠다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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