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의총 중에 벌어진 이상한 일... 홍영표는 왜 그랬을까

[주장] 선거제·공수처 패스트트랙 합의 부인... 집권 여당 정치개혁·검찰개혁 판 깨서는 안돼

등록 2019.04.18 19:03수정 2019.04.1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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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의원총회 입장하는 손학규와 김관영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18일 선거제도 개혁과 공수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에 올릴 지 여부를 다루는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열렸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과 이언주 의원 등을 제외하면, 패스트트랙을 통과시키자는 쪽으로 의견들이 모아질 분위기였다. (관련기사 : 혼돈의 바른미래당 의총... 선거제 패스트트랙 추인 불발 )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선거제도는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며 의원총회장을 엉망으로 만들려 했지만, 이들의 주장은 앞뒤가 안 맞는 것이었다. 올해 1월까지 선거제도 개혁안을 합의처리하기로 지난해 12월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간에 합의문을 작성했는데, 그것을 깬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그런데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은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선거제도 개혁을 하려는 측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왜 한국당 의원들을 비상대기 시켰을까
 

그러나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이날 의원총회를 밀어붙이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비상대기시키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이 가능했던 것은 공수처법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던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사이에 절충점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기소권 있는 공수처'와 '기소권 없는 공수처'를 놓고 팽팽한 대립을 보이던 두 정당은 최근 며칠 사이에 '판사, 검사, 고위경찰관 등에 대해 일부 기소권을 갖는 공수처'를 설치하는 것으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은 여러 언론에도 보도가 되었고, 필자도 청와대, 정당들의 복수 관계자들에게 확인을 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이날 바른미래당 의원총회를 전후해서 패스트트랙에 대해 어떻게든 결론이 내려지면, 1987년 이후 최초로 선거제도 개혁, 검찰개혁이라는 두가지 역사적 과제가 급물살을 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진행되던 중에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과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는 발언을 기자들 앞에서 한 것이었다. 이 소식은 곧바로 기사화되었고, 그 기사는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장에도 전달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에게 이 기사는 좋은 공격거리가 되었다. 민주당과 협상을 해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발언하던 김관영 원내대표의 입지는 급속히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참으로 황당한 상황이었다. 홍영표 원내대표쪽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한다는 것이 너무 쎄게 얘기가 나갔다'는 식으로 해명했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되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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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냥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의원총회 결과를 보고 우리 입장도 확정하겠다'는 정도만 발언했어도,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건 있을 수 없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갖춘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는 것은 그동안 이뤄졌던 조율과정을 전면 부인한 내용이었다.

선거제도와 검찰개혁 판을 깨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와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간에 협상이 있었고, 합의에 어느 정도까지 도달한 것은 분명하다. 협상이 없었는데 어떻게 김관영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협상안을 보고할 수 있단 말인가?

협상이 있었는데도,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진행되는 중에 이를 전면부인한 것은 정치신의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선거제도 개혁과 검찰개혁 판을 깨자는 것에 다름아니다.

정녕 이것이 촛불로 탄생했다는 정권의 여당이 할 일인가? 판을 깨면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 개혁은 물론이고 만18세 선거권도 물거품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하던 공수처 설치도 물거품이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을 완전히 무산된 것으로 보지 않고, 여당의 입장이 확인된 후에 재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의 사태에 대해 해명을 할 책임이 있다. 협상을 해온 것이 분명하고, 절충을 한 것도 분명한데, 왜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진행되던 중에 그것을 전면부인하는 발언을 했는지. (홍영표 원내대표는 합의 파기 논란이 일자 "기존 민주당 당론을 변경시켜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해명을 하지 못하고, 끝내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정치개혁과 검찰개혁을 무산시킨 책임은 여당인 민주당이 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여당의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실패한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에 다름아니다. 여당의 반성과 각성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는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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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그대로' 선거제도(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산감시 전문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참여연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시민운동에 참여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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