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 젤리가 사람 사는 세상과 닮았다고?

[김창엽의 아하! 과학 8] 액체 고체 특성 지난 젤 상태의 비밀 밝혀져

등록 2019.05.23 16:02수정 2019.05.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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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 페인트, 액상 세제, 윤활유 등?생활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이들 물질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흐물흐물하거나 끈적인다는점이다. 화학적으로 이른바 젤(gel) 상태의 물질들이다.

젤은 흐름이 있는 액체적 성질과 고체적 특징을 동시에 갖고 있다. 왜 이 두 가지 특징을 유지할 수 있는 걸까? 단순한 듯하지만 그간 과학자들은 똑 부러진 답을 내놓지 못했다.
 

젤 상태의 물질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래픽. 젤의 주성분을 이루는 고체 덩어리들이 느슨하게 연결돼 있다.(왼쪽 위). 이들의 상태를 보여주는 모형(왼쪽 아래). 느슨한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는 모형(오른쪽 아래). 고체 덩어리들이 더 이상 연결돼 있지 않고 따로 존재하는 상태.(오른쪽 위). 고체 덩어리들이 연계돼 있지 않으면 젤로써 특징을 잃게 된다. ⓒ 에릭 퍼스트

 
미국의 산학 공동연구팀이 최근 실험과 모형 정립 그리고 전자현미경 관찰 등을 통해 젤 특유의 성질이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최근 밝혀냈다. 젤의 주성분을 이루는 미끌미끌한 고체 덩어리들이 서로 대체로 느슨한 결합 관계를 유지함에 따라 고체이면서 액체와 같은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연구팀을 이끈 메릴랜드 대학의 에릭 퍼스트 교수는 "젤에서 고체 덩어리들은 마치 페이스북의 유저들처럼 서로 작용했다"며 고체 덩어리들의 연결 상태를 밝히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평소 활발히 소통하는 일부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을 하나의 그룹(혹은 덩어리)이라고 가정하면 이들 그룹의 개개인들은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 그룹에 연결된 경우가 흔한데, 마치 이처럼 젤의 주성분을 이루는 고체 덩어리들이 서로서로 느슨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젤의 성질이 어떻게 유지 되는지를 최초로 밝힌 연구팀을 이끈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에릭 퍼스트 교수. 배경 화면의 왼쪽 붉은 입자로 표시된 물질들은 젤 상태를 유지하는 것. 오른쪽은 젤이 붕괴돼 서로 연계가 끊어진 상태로써 액체같은 젤의 특성을 잃고 딱딱해졌을 때를 묘사한다. ⓒ 미국 메릴랜드 대학

 
구성원들은 똑같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끊임없이 변하는 속성을 생각하면 인간 사회도 고체나 액체보다는 과학자들의 눈에는 젤 상태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젤의 성분들이 서로 연결이 끊기면 더는 젤이 아니듯, 사회 여러 집단 간 연계가 끊기면 사회도 붕괴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이번 연구는 담고 있다.

과학자들이 이번 연구에 사용한 젤 성분은 흔히 도료(페인트) 등에서 사용되는 아크릴 계통 물질로 다른 2가지 액체 화학물질과 섞여 실험에 이용됐다. 이번 공동연구에는 메릴랜드 대학 외에 MIT,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미시건 대학과 엑손 모빌 등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한편 젤 상태의 물질은 시간이 지나면 딱딱하게 굳거나 물성이 변하는데 이는 고체 덩어리 간의 느슨한 결합이 붕괴해 일어나는 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에 5월 2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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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이 코앞. 그러나 정신 연령은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승차 유랑인으로서 시한부 일상 탈출.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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