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새마을기' 게양? 광진구는 뭐하나요

3.1절 때 "앞으로 게양 않겠다" 답했지만, 광복전 전날에도 태극기와 함께 걸린 새마을기

등록 2019.08.14 10:32수정 2019.08.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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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변은 구청에서 관할합니다만, 골목길은 구청 소관이 아닙니다. 새마을단체에서 새마을기를 단 것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 태극기로 모두 교체했습니다. 앞으로 새마을기가 게양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서울시 광진구청 관계자

지난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서울 광진구의 일명 '양꼬치 거리'에 태극기와 새마을기가 나란히 내걸렸다. 이에 기자는 2월 27일 <3.1절에 '새마을기' 게양이라니요? 광진구에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기자는 '3.1절에 새마을기 게양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광진구청에 해명을 요구했다(관련 기사 보기).

많은 독자들이 반응했다. 광진구청은 부랴부랴 태극기를 구매해 새마을기를 대체했다. 구청 담당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이후에는 다시 이런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하겠다면서 민원을 마무리했다.

3.1절에 이어 광복절에도 여전히
 

태극기와 함께 펄럭이는 새마을기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광진구 양꼬치거리에 태극기와 새마을기가 함께 게양돼 있다. ⓒ 안호덕

   
그러나 이후에도 국경일 전후로 태극기와 함께 새마을기가 내걸렸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에도 서울 광진구 양꼬치 거리에 태극기와 새마을기가 나란히 걸린 것. 지난 몇 년 동안 구청이나 주민민원센터에 국경일 전후 태극기와 새마을기를 동시 게양하는 근거를 물었지만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지난해 광복절 전후에도 관할 주민센터에 전화를 해서 새마을기 게양의 근거를 물었지만 '보기 좋지 않냐? 새마을 운동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냐?'는 면박성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담당 직원이 새마을기 게양의 근거를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이후 어떤 연락도 없었다.

서울 광진구 양꼬치 거리에 국경일 전후 해마다 반복되는 태극기와 새마을기의 동시 게양. 주민센터 직원의 말처럼 누구에게는 보기 좋을지도 모르지만, 구청 조례 같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공공장소에 반복적으로 새마을기가 걸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더구나 지난 3.1절 전후에 광진구청에서 태극기로 교체했음에도 다시 몇 번이나 새마을기가 걸리는 것은 광진구청의 지도 감독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마을기 게양의 근거는 대체 무엇인가
 

광진구 양꼬치거리. 광복절을 앞두고 태극기와 새마을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 안호덕

 
새마을기가 의미하는 새마을운동은 일본의 메이지유신을 흉내를 내 '10월 유신'을 감행한 박정희 정권이 일제의 농촌진흥운동과 국민총력운동을 고스란히 본딴 것이라는 게 수많은 역사학자들의 견해다. 

비록 조국 근대화와 민족중흥에 일조했다고는 하지만 국경일마다 거리에 태극기와 함께 걸리는 행위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일제의 만행을 잊지 말고, 일제로부터 해방을 기념하는 3.1절이나 광복절에 새마을기를 내거는 처사는 국경일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 더구나 일본과 '경제 전쟁'의 한복판에서 맞이하는 올해 광복절에 새마을기가 게양되는 것은 국민정서와도 한참 동떨어진 일이다.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일본의 경제 횡포에 만국기 중 일장기를 철거한 서울 강남구청. 노재팬(NO Japan)기를 거리에 걸었다고 국민들로부터 혼쭐이 난 서울 중구청. 일본을 넘어서자는 국민들의 반일·극일 운동이 어느 때보다 높은 이때, 광복절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는 새마을기 게양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광진구청 태도 또한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 충분한 사안이라고 본다. 

광복절에 새마을기가 펄럭이는 광진구 양꼬치거리. 생뚱맞고 어이없다. 근거도 없이 내걸리는 새마을기에 광진구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펼침막과 새마을기일본제품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는 펼침막과 태극기 그리고 새마을기가 나란히 걸렸다. ⓒ 안호덕

 

광진구 양꼬치거리중국인은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많이 찾는 광진구 양꼬치거리. 광복절을 앞두고 태극기와 나란히 걸린 새마을기. ⓒ 안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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