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만으로는 부족하다

<갈색의 세계사>의 저자 비자이 프라샤드 인터뷰

검토 완료

국제전략센터(iscenter)등록 2019.09.09 15:40
2019년 8월 20일 정의당서울시당 세계진보정치포럼은 <갈색의 세계사: 새로 쓴 제3세계 인민의 역사>와 <가난한 이들의 국가: 남쪽 나라들의 어떤 가능한 역사>의 저자인 비자이 프라샤드와 화상 간담회를 진행했다. <갈색의 세계사>는 잊혀진 제3세계 프로젝트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가난한 이들의 국가>는 2012년까지의 제3세계 프로젝트를 조명한다. 비자이 프라샤드는 현재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트라이컨티넨탈사회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비자이 프라샤드가 제3세계 해방 투쟁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아래로부터의 사회운동에서 활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화상간담회를 요청했다. 전 지구적 재앙과 불평등의 위기의 티핑포인트에 다다르고 있는 지금, 우리는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고 변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 변화에 공헌하는 지식인들과 교류하고 그들로부터 배우면서 사상 투쟁을 위해 무장해야 한다. 프라샤드와의 간담회를 통해서 오늘날 제3세계 프로젝트는 어떠한 상황인지, 대안의 씨앗은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사회 운동에서 어떻게 힘을 만들어가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비자이 프라샤드와의 화상간담회 후 참가자와의 단체사진 ⓒ 국제전략센터

1950년대와 60년대는 제3세계 프로젝트의 전성기였지만 제1세계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결국 굴복하고 말았다. 제3세계 프로젝트의 잿더미에서 브릭스(BRICS)[1]가 탄생했다. 이들은 '남반구 특성을 가진 신자유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북반구에, 특히 지적재산권과 부채 문제에 도전하면서 제3세계가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오늘날 제3세계 프로젝트는 존재하고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현재 지구상에는 희망이 더이상 없어 보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논하는 것은 어렵다. 나와 같은 사람들은 현재 한반도에서 평화의 움직임이 진보의 큰 신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안적인 경제 의제는 보이지 않고, 은행가들이 대심판이라고 부르는 무역 재설정이 보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진행되는 평화의 움직임처럼 작은 신호조차도 우리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 심지어 미국의 침략에 저항하는 제3세계 국가였던 베네수엘라와 이란과 같은 국가들은 수세적입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방어만으로는 프로젝트를 만들 수 없다. 지금 제3세계 프로젝트가 있는지 묻는다면, 없다. 우리는 방어만 하고 있을 뿐 프로젝는 없다.

프로젝트라면 의제가 있어야 한다. 현재 조세피난처에는 생산적인 발전에 쓰여야할 43조 달러가 있고 이는 지금까지 채굴된 금의 가치보다도 더 크다. 하지만 그 생산적인 자본을 쥐고 무언가를 만들어 보자고 하는 대안적인 경제적 의제를 내놓는 국가는 없다.  

생각해 보자. 현재의 자본주의가, 적어도 생산적인 측면은 정말로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인정하자. 하지만 노동의 필요성은 적다. 한편으로는 기계화가 진행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더 생산적인 노동력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실직할 것이라는 사실도 인정하자.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뭘 해야 하는가?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조세피난처에 43조 달러가 잠들어 있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실업에 대처해야 하는가?

첫째, 세계의 부는 충분하다. 둘째, 전세계적으로 실업이 발생할 것이다. 부와 실업의 격차를 보면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의제가 있다.

부르주아는 의제가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들은 직업 훈련과 기술 강화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실직했다면 새로운 직업 훈련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좌파인 우리는 이 모든 직업 훈련이 환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의제는 무엇인가?"라고 다시 물어야 한다. 부와 실업 문제를 의제로 다루지 않고는 제3세계 프로젝트는 있을 수 없다.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와 같은 나라를 상상해 보자. 이 국가들에 국민의 정부가 들어섰다고 해보자. 그리고 그 정부가 조세피난처를 해체하고, 그 돈을 회수하고, 사회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의제를 확고히 가졌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줄 필요가 없다. 정부는 사람들에게 건강, 교육, 교통 등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적어도 이런 것이 의제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의제가 없다. 의제가 없으면 프로젝트도 있을 수 없다.

남반구의 특성을 가진 신자유주의 국가는 세계의 남반구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지만, 민중을 빈곤하게 만들고 지구를 황폐화시키는 신자유주의의 대안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대안의 씨앗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은 오늘날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우리는 대안의 씨앗을 찾아야 한다는 것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맞다고 생각한다. 예리한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바로 대안의 씨앗을 찾는 일이다. 먼저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는 여전히 자본이 완전 고용을 창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해야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완전 고용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고 번영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이 무의미한 일을 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의미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 무의미한 일자리를 준다. 사회주의는 의미있는 사회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것이 차이다. 그래서 우리의 의제는 그들의 의제와는 달라야 한다.

그동안 여러 국가를 방문했고 트라이컨티넨탈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뉴델리를 포함해 세계의 여러 지부가 있다. 대안의 씨앗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가?
우리는 몇몇 대안 사례에 대한 글을 썼다. 예를 들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솔라푸르에서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이 아니라 주거를 위한 투쟁을 했다. 이 투쟁에서, 그들은 지방정부가 노동자를 위한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에 합류했다. 이것은 엄청난 성공담이었다. 그들은 문제가 일자리가 아닌 주거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신자유주의는 돈에 굶주린 사회를 만들었고 사회 기구를 파괴해왔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고 있고, 직장에서의 압력 때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 우울증과 신경질환이 늘고, 아이들은 직업에 대해 훨씬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신자유주의는 사회의 핵심 기구들을 공격해왔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만약 더 많이 일하고,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면, 이러한 것들은 엄청난 사회적 불안과 사회적 압력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압력을 노동조합이나 좌파 단체처럼 역사의 좌익에게로 더이상 표출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사회 파괴로부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좌파 기구는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 

좌파의 기구는 왜 도움이 되지 않는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노동조합 매우 약해졌다. 둘째, 그들은 이 사회적 붕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좌파 기구들은 약하거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종교나 보수적인 가족지향적 단체들이 그 공간을 차지한다. 즉 이러한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사회적 질식 상태가 된다. 오순절주의[2]와  타블리히 자마엇[3]과 같은 경건주의[4] 운동이 부상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신앙이 사회 붕괴의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오순절주의가 사회 붕괴의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예전의 큰 교회가 아니라 소규모 집단의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다.

백만명의 신도가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잠깐 생각해보자. 서울 인구가 천 만인데, 백 만 명이 이 교회에 다닌다. 그래서 서울 인구의 10명 중 1명은 이 교회를 다닌다. 이런 점에서 종교적 운동은 한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더 발전했다.

또한, 브라질에서도 가장 큰 사회적 기구로 오순절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 이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종교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심각한 사회적 위기에 대한 답을 이성과 세속적 이해를 선호하는 쪽이 아니라 헌신과 믿음을 선호하는 쪽에서 답을 주고 있는 인간 진화의 한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개인이 사회적 붕괴의 해답을 찾아야 하는 사회에서는 사회적 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가 붕괴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은 다른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강력한 좌파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적절함, 좋은 느낌 등과 같은 개인적인 해결책을 만들고자 한다. 이것이 미국의 트럼프와 브라질의 볼소나로 정권을 만들어낸 사회적 기반이다.

좌파는 일반적으로 문화의 문제에 필요한 만큼 주목하지 않는다. 좌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정치적 분석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오늘날의 문화는 사회에 대한 공격으로 그 질서가 변했다. 그렇다면 사회에 대한 공격이란 무엇인가? 30년 동안, 의료와 대중교통의 예산 삭감으로 사회적 불안감은 상승했다. 이러한 사회에 대한 공격으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변화된 상황에서는 여성들에게 많은 부담을 지운다. 사회에 대한 공격으로 아이, 노인, 가족의 돌봄 분야 전체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전의 사회 민주주의 정책들로 이러한 가정의 부담 일부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하에서는 이러한 부담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고 특히 여성들에게 엄청난 압력을 가한다.

레바논 공산당이 매우 강했던 베이루트의 예를 보자. 현재 그들의 전체 기반은 헤즈볼라에 있다. 이는 단지 경건주의 운동만이 아니라 경건주의 운동으로 자금을 모으고 사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경건주의 운동이 사회 운동을 대체했다.

처음에 "제3세계 프로젝트가 있는가?" 물었고, 나는 "의제가 없으면 프로젝트도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좌파는 경건주의 운동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이 없다면 우리의 의제를 상실한 것이다. 이러한 경건주의 운동은 핵심적인 문제를 두 가지로 본다. 첫째는 의료와 교육 등에 대한 사회서비스가 부족하다는 것, 둘째는 우울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정신사회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즉, 여러 가지로 부를 수 있겠지만 실업에 대한 불안감이다. 종교 부문은 사회 서비스와 정신사회적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이 두 가지 원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이 경건주의 운동이 맹렬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왜 좌파는 이러한 사회적, 심리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거나 제공하지 않는가?
좌파는 부분적으로 이를 의제로 삼았지만, 지난 35~40년 동안 신자유주의 공격으로부터 사회민주주의 기구를 지키기 위해 승산 없는 싸움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경건주의 운동은 다른 운동을 방어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기구를 만들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좌파를 앞지른 셈이다. 30년 전 좌파는 모든 사회적 기구들을 내버려두고 좌파의 의료 기반시설과 학교를 세우고, 사람들의 사기를 올리는 활동을 열 수 있었다. 그러나 좌파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이전 기구를 지키기 위해 승산없는 싸움을 하기에 바빴다. 그 사이 경건주의 운동은 주변에서 성장하며 종교적 의료 시설과 학교 시설을 세웠다. 그들은 우리와 싸워서 앞지른 것이 아니라, 선수를 차지한 것이다.

예를 들어, 트라이콘티넨탈에서 이러한 단체들을 연구하고 있다. 이런 단체들이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위해 그들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사상 투쟁  한가운데 있고 많은 노동자 계급의 청년이 종교계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바로 그 사상 투쟁이 매우 어렵다. 우리는 세속적이고 종교적인 의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러한 두 의식은 때로는 양립하기 어렵다.
이 종교적 의식의 성장은 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파시즘의 사회적 바탕에 있다. 트럼프와 같은 지도자들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점차적으로 종교적 의식에 휩싸여 온 사회에서 나왔기 때문에 사회의 문화적 변화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네오파시즘의 의제는 무엇인지, 누구를 공격하는지를 정치적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좌파의 성장을 막고 우파의 성장을 가능케 한 사회문화적 변화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지금 브라질에 있다고 들었다. 앞서 설명한 교회의 부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 룰라임에도 룰라와 정 반대의 성격의 볼소나로가 집권할 수 있게 된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룰라는 2003년부터 10년간 집권했다. 룰라는 기아, 교육, 그리고 의료에 관한 의제에 집중했다. 또한 높은 물가로 기아를 종식시키고, 고등 공교육을 늘리고, 인도와 같은 국가로부터 의약품을 수입했다. 그는 모든 것을 하려하지 않고 이 세 가지에 집중했다. 의료, 영양, 교육 문제에서 성과를 내면 브라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아주 인기 있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룰라가 한 것이다. 룰라가 이런 의제를 지지하기 때문에 우파는 그를 감옥에 가두어 재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룰라의 의제나 그의 업적은 노동자당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볼소나로가 대선에서 승리했다. 경건주의 운동의 결을 따라 매우 교활하게 소셜 미디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집권할 수 있었다. 경건주의 운동의 주요한 한계는 모두는 아니지만 다수가 심한 동성애혐오가 있다는 것이다. 볼소나로는 이 동성애혐오를 이용했다. 우파는 좌파가 아이들을 동성애자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룰라가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해서 브라질을 파산시켰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 볼소나로가 선출되는데 경건주의 운동의 부정적 영향을 보았기 때문에 우리가 이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트라이컨티넨탈에서 우리는 전반적으로 좌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연구하려 한다. 최선의 정책적 해법을 내놓기 보다는 운동이 약해진 이유를 살펴보려 한다. 좋은 생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좋은 생각이 대중의 힘의 지지를 받을 때만 영향력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좌파 운동이 약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최선의 정책만 내놓는 것은 시간 낭비다. 다른 좌파 기구와는 달리 우리는 정책을 생산하는 기구가 아니다. 우리는 좌파가 약한 이유를 찾아 좌파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우파는 그들 사이에서 국제 연대를 하지만 좌파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러한 보수 운동으로부터 배우고 교훈을 얻기 위한 트라이컨티넨탈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교훈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한 나라에서 적용이 잘되면 일반화시키고, 그 후에 전세계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가? 아이디어와 교훈을 도출한 후,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이러한 일들은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일어난다. 트라이컨티넨탈은 국제민중총회를 위한 제도적 플랫폼의 일부이다. 세계사회포럼이 붕괴된 후 브라질에서 '인류의 딜레마'라는 회의가 열렸다. 인류의 딜레마라는 회의에서 국제민중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1차 회의는 올 해 2월에 베네수엘라에서 열렸다.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북아메리카를 비롯해 전 세계의 정치 단체(네팔 공산당, 모로코의 민주물결당, 브라질의 무토지운동 등)가 참여했다. 이번에는 세계사회포럼과는 달리 개인이 아닌 단체의 일원으로만 참가할 수 있었다. 얼마전 민중 총회 사무국회의가 열렸는데, 경건주의 운동 문제를 포함해 여러가지를 논의했다. 우리는 힘을 기르면서 국제적인 운동을 전개한다. 이것은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기의 결과 단순히 위기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시리자와 포데모스 등 좌파 운동도 등장했다. 민중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의 결과이기도 했다. 새로운 의제를 만들기 위해 민중의 삶에 어려움과 고통을 유발하는 이러한 체제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지 않는가? 유럽 좌파의 실패를 어떻게 보며, 우리가 어떻게 자본을 통제할 수 있겠는가?
첫째, 자본주의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초월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남유럽 좌파는 역사적, 사회적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역사적 문제는 유럽공산주의에서 비롯한다. 자본주의 안에서 자본주의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는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고 그리스까지도 자본주의 내에서 더 많은 사회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공산주의 물결이 크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사회학적으로 이것은 유럽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그리고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에 매여있다. 유럽 내에서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다. 어떤 면에서 남유럽은 북유럽, 특히 독일의 식민지였다. 이 나라들 중 어느 나라도 유럽 프로젝트와 결별하려 하지 않았다. 유럽중앙은행, IMF, 유럽위원회에 계속 묶여있다면 남유럽의 상황을 진전시킬 방법이 없다.

자본주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역사적 문제가 있다. 또한 그들은 유럽 프로젝트에서 벗어나기를 꺼려한다. 그 때문에 시리자, 포데모스, 이탈리아의 파워투더피플을 보고 우리의 미래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도 자신의 역사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향후 교류를 이어가고자 하며 트라이컨티넨탈의 글을 한국어로 번역하려 한다. 트라이컨티넨탈의 작업과 국제 이슈에 대한 분석과 담론을 이해하려는 당신의 노력에 감명받았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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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급속하게 발전한 개발도상국을 부르는 말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포함된다.
[2] 오순절주의는 대다수가 낙태, 알콜, 동성애, 혼외성교와 안락사를 반대하며 사회 프로그램 증가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개신교의 한 운동이다.
[3] 타블리히 자마엇은 무슬림들이 믿지 않은 사람들에게 전도하기 위해 세계를 여행하면서 마호메트의 삶처럼 살아야 한다고 설교하는 이슬람의 한 분파이다.
[4] 경건주의는 16세기말에서 17세기에 형성되었던 개신교 정통주의 신학의 극복을 위해 17세기 유럽 서방교회 개신교회의 독일 교회에서 형성되기 시작되어 유럽 전역에 기독교인다운 경건 생활과 실천 중심의 종교 운동이다. 서방교회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개신교 내부의 개신교 정통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신학적 개념보다 기독교인의 생활과 실천을 강조하는 사상이자 종교 운동이다.
[5] 유럽공산주의는 자본주의 체제를 바꾸지 않고 선거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국제전략센터 홈페이지(www.goisc.org)에 한글과 영문으로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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