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자 빚 못 갚으면 카드사도 흔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가계부채 위험 분석

등록 2019.09.16 14:52수정 2019.09.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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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이 빚을 갚지 못하면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아 저축은행을 찾은 사람들이 카드사 등에서도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업권별 소비자신용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스템 리스크 분석'을 보면 2017년 6월말 기준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업권 가운데 대출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은행이었다.

은행에서 대출 받은 사람 중 추가로 돈을 빌린 사람은 주로 할부금융회사 등 비카드 여전사나 농·수협 단위조합, 카드사 등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정호성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은 2012년 3월부터 2017년 6월까지의 한국은행 가계부채 패널자료를 활용해 금융업권별 대출액을 파악하고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과 관련해 여러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시스템 위험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안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지만, 그 동안에는 금융회사 사이의 위험을 밝히는데 그쳤다는 것이 연구진 쪽 설명이다.
 

한국은행 ⓒ 한국은행

 
저축은행 대출자가 추가로 대출받은 곳은...

한은 연구진이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이 빚을 갚지 못할 확률과 이들이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예상되는 기대손실액을 추정한 결과, 은행 외 저축은행의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이 대출해준 금액 자체는 은행에 비해 크지 않았는데, 부실위험은 그에 못지 않게 높았다는 얘기다.

정 연구위원은 "기대손실액은 실제 대출자의 연체 여부, 대출금액, 대출금리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계산했는데, 자주 연체하는 대출자들이 저축은행에 많이 있었다"며 "(저축은행 이용자의) 부도확률이 비교적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대손실액 기준으로는 은행의 경우 농·수협 단위조합과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을 중심으로 대부분 금융업권과 높은 연계성을 보였다. 저축은행은 카드사와 비카드 여전사와의 연계가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대출자 가운데 부실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농·수협 등에서도 대출을 받았고, 저축은행의 경우 카드사 등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이 많았다는 의미다.

정 연구위원은 "저축은행 대출자들은 은행 대출자에 비해 대부분 신용등급이 낮은 것이 특징인데, 이들은 다른 금융업권보다 카드사에서 대출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2금융권 찾는 자영업자 늘어

대출자의 부실이 다른 금융업권으로 옮겨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전이지표는 지난 2012년 1분기(1~3월)부터 2013년 2분기(4~6월)까지 상승한 뒤 큰 폭 하락했지만 2017년 이후 소폭 올랐다.

이를 자영업자와 자영업자가 아닌 사람으로 나눠 살펴보면, 자영업자의 전이지표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2015년 3분기(7~9월) 이후 상승 추세를 보였다는 것이 연구진 쪽 설명이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만 돈을 빌리던 자영업자들이 최근에는 다른 금융업권에서도 대출 받는 경우가 늘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 한국은행



또 금리가 오를 경우 은행과 일부 농·수협 등 비은행금융기관 사이의 기대손실액 연계는 더욱 강해지고, 전이지수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이자율이 오르면 그만큼 빚을 갚기 어려워져 연쇄 부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에는 가계부채가 초래하는 시스템 위험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 쪽 판단이다. 연구진은 2012년(100)을 기준으로 전이지표를 분석했는데, 2017년 이후 해당 수치가 높아지긴 했지만 95를 하회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다시 말해, 2012년에 비해서는 대출자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연쇄 부실 위험이 높지 않다는 뜻이다.

정 연구위원은 "대출자별로 보면 자영업자의 시스템 위험이 2015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금융업권별 기대손실액에서 저축은행이 은행과 함께 중심을 이루고 있음이 밝혀진 만큼 은행 외 저축은행의 건전성 추이에도 유의해야 한다"며 "저축은행과 연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카드사와 비카드 여전사의 건전성 변화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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