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집회 뻥튀기 증거 사진들? 민경욱 왜 이러나

검찰개혁 촛불집회와 관련 없는 사진들 제시하며 "사진 조작했군요, 무서운 사람들"

등록 2019.10.07 13:16수정 2019.10.0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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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 ⓒ 민경욱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겨냥해 "(집회) 참석 인원을 부풀리려고 사진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사진 세 장을 제시했지만, 모두 서초동 집회와 관련 없는 사진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후 민 의원은 문제의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서 지웠지만, 일체 해명이나 사과도 하지 않은 채 비슷한 주장의 게시물을 또 올렸다.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형국이다.

민 의원은 7일 오전 5~6시 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많은 군중이 찍혀 있는 사진 세 장을 올리면서 "참석 인원을 부풀리려고 사진을 조작했군요, 무서운 사람들입니다"라고 썼다. 여기서 가리키는 조작의 대상은 여러 가지를 종합해서 판단할 때 이틀 전 열린 서초동 촛불집회로 보인다.

하지만 이 사진들은 모두 서초동 촛불집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사진 ①] 2012년 12월 17일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사용했던 사진

첫 번째 사진은 빨간 원으로 표시된 군중이 복제된 명백히 조작된 사진이다. 그런데 이 사진은 2012년 12월 17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조선·중앙·동아일보에 실은 전면광고의 일부분이다. 대구 동성로 유세 때 찍은 사진을 유세 참여 인파를 더 촘촘히 보이게 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던 광고이기도 하다.

당시 조작된 사진으로 유세 상황을 과장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지만, 중앙선관위는 "광고에 사용된 사진은 미래에 있을 만한 일을 예측해서 보여준 것으로 허위사실은 아니다"라고 유권해석을 내놨다. (관련기사 : 조중동 '박근혜 광고' 사진 합성조작 논란)

KBS 9시 뉴스 앵커를 지낸 민 의원은 2014년 2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됐고, 2016년에는 새누리당 지역구 공천까지 받았다. 그랬던 민 의원이 서초동 촛불집회를 깎아내리려다 7년 전 사진을 소환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상황이다.

[사진 ②] 서초동 집회가 아닌 광화문 집회
 

7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참여 인원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올린 10월 3일 광화문집회 사진. ⓒ 민경욱

 
두 번째 사진은 지난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자유한국당과 한기총 등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었던 집회 사진이다. 이 사진 역시 하단에 있는 집회 참가자들이 중복돼 찍혀 있어서, 잘못된 것으로 판명이 끝난 상황이다.

이 사진은 <연합뉴스>가 촬영해 <중앙일보> 4일자 '고3엄마도 35세 주부도 "너무 분해 난생처음 집회 나왔다"' 제목의 기사에 함께 실렸다. 하지만 이후 <연합뉴스>는 사진 송고 시스템 상의 오류로 사진의 아랫부분 일부가 겹쳐졌다고 해명했다.

결국 민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지난 3일 자신의 소속 당이 주최한 집회를 보도한 사진에 대해 참가 인원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며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는 상황이다.

[사진 ③] 2017년 3월 4일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 사진
 

7일 민경욱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 민경욱

 
민 의원이 올린 나머지 사진 1장은 커뮤니티 사이트 '일베'의 게시물을 캡쳐한 것이다. '서초동 왜 야간집회 하는지 알 거 같다'는 제목의 이 게시물은 서초동 집회 참가자가 적으니 야간에 풍선과 촛불을 사용해 더 많아 보이게 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사진을 한 장 올렸다.

이 사진은 조작된 사진은 아니다. 하지만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와 아무 관련이 없다. 이 사진은 바닥에 구명조끼를 놓고 그 위에 촛불을 올리고 노란 풍선을 매달아 놓은 장면인데, 지난 2017년 3월 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9차 박근혜 구속 촉구 촛불집회 당시의 모습으로 보인다.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는 의미로 이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이 장면은 <오마이뉴스>를 포함해 당시 다수 언론들이 보도해 이미 많이 알려진 상황으로, 일베 게시물의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다. 그런데도 민 의원은 그 게시물을 그대로 옮겼다. 오히려 이 사진은 서초동 촛불집회의 참여자가 과장됐다는 근거가 아니라, 민 의원이 비난하고자 했던 대상이 서초동 촛불집회였음을 증명하는 상황이다.

몇시간만에 게시물 삭제했지만.... 박근혜-한국당 쏙 빼고 세번째 사진만 다시 올려
 

7일 민 의원이 당초 올렸던 게시물을 지우고 다시 올린 글과 사진. ⓒ 민경욱

 
더 큰 문제는 민 의원이 잘못된 점을 알고도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은 채 비슷한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린 사진들이 모두 서초동 촛불집회와 관련 없다는 점을 여러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댓글을 통해 지적하자 민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문제의 게시물을 삭제했다. 하지만 잘못된 주장과 사진을 올린 행위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민 의원은 세 번째 사진만 다시 올리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띄엄띄엄 앉고 빈 자리에 촛불 켜놓고, 풍선 달아놓고, 한 사람이 촛불 두 개씩 들고... 프로 시위꾼들의 대표적인 참가 인원 부풀리기 장난질입니다. 밤에는 순식간에 참가 인원을 두 세 배 늘릴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선 광고와 보수 집회 사진은 내리고, 2017년 3월 4일 촛불집회에서 세월호 희생자의 빈자리 사진만 남기며, 기존의 '인원 부풀리기' 주장을 고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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