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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자격 박탈된 조슈아 웡 "베이징이 공무원에 압력"

[이면N] 서면 인터뷰 "거리 시위 정당화됐다... 포기하지 않을 것"

등록 2019.11.08 15:41수정 2019.11.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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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N]은 뉴스의 이면을 봅니다. 그 이면엔 또 다른 뉴스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면N]입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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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이 지난 9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 중 한 명인 조슈아 웡(오른쪽)과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3000명의 시민들이 체포됐고 시위 진압 과정에선 실탄까지 사용되고 있다. 홍콩은 결코 혼자 나아갈 수 없다. 나는 훗날 언젠가 홍콩도 자유와 민주주의가 있는 한국처럼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홍콩 시위를 지지해달라."

홍콩 민주화 시위의 대표 지도자 중 한 명인 조슈아 웡(22)이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호소다.

조슈아 웡은 지난 4일과 지난달 22일 두 차례에 걸친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의 촛불 시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며 "한국 시민들이 홍콩의 저항에 연대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국제 무역이나 경제적 이슈를 떠나 지금의 홍콩은 지난 세기 광주에서 일어난 일과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면서 "한국의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홍콩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인권을 수호하는 데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그는 지난 10월 16일 중화권 민주화 운동가들의 싱크탱크 '다이얼로그 차이나'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인근 민주국가인 대만, 일본 정치인에 비해 현재 한국 정치인들은 홍콩 시위에 피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치인들이 현재 홍콩에서 진행 중인 민주화 시위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표해주길 촉구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4년 17세의 나이로 홍콩의 행정장관(현재 홍콩은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로 뽑고 있다) 직선제를 요구한 대규모 시위 '우산 혁명'을 이끌어 세계적 인사가 된 조슈아 웡은 오는 24일 예정된 구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다.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 내용과 달리 홍콩의 독립을 주장한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조슈아 웡은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나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는 것은 우리의 목소리가 제도권 내에 전달되지 않고 존중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로써) 현재 홍콩 사람들이 계속해서 거리에 나서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홍콩 시민들은 그저 우리가 우리들의 정부를 직접 선출해야 한다는 자유 투표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릴 그날까지 홍콩의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시위는 22주째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조슈아 웡과의 서면 인터뷰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홍콩은 지금 정치뿐 아니라 인권의 위기... 민주주의는 바닥서부터 시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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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22) 트윗. 80년 광주와 현재의 홍콩의 사진을 나란히 올렸다. ⓒ 조슈아 웡 트위터

 
- 미성년 참가자들에 대한 체포가 늘어나고 '백색 테러(우익 세력에 의한 정치적 테러)'가 발발하는 등 최근 홍콩 시위 상황이 점점 더 격렬해지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청년 시위 참가자들이 더 많이 체포되고 있고 백색 테러도 잦아지면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무려 3000명의 시민들이 체포됐고 시위 진압 과정에선 실탄까지 사용되고 있다. 현재 홍콩은 정치적 위기뿐만 아니라 인권의 위기까지 겪고 있다. 홍콩 정부는 '긴급법(유사시 홍콩 행정장관이 별도의 영장 없이 체포·구금·추방을 하고 언론·교통 통제 등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법)'까지 발동해 '복면금지법'을 제정했다. 입법 과정도 밟지 않고 법을 제정한 것이다. 이는 홍콩의 권력 분립마저 실패했다는 걸 증명한다."

-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의장이 지난 10월 16일 쇠망치 테러를 당했다.
"베이징 괴한들이 민간인권전선의 지도자 지미 샴을 공격한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비슷한 테러들이 친중 세력에 의해 자행됐다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다. 지금이야말로 홍콩 사람들이 시위와 저항을 계속해서 홍콩 정부와 친중 세력들이 다시는 이런 공격과 테러를 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촉구해야 할 때다."

- 지난 6월부터 20주 넘게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시위에 나서는 홍콩 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또, 이번 시위는 언제까지, 무엇을 이뤄냈을 때 비로소 끝날 수 있다고 보나.
"홍콩 시민들은 그저 우리가 우리들의 정부를 직접 선출해야 한다는 의미의 자유 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홍콩 반환 협정(Sino British Joint Declaration, 1984년 12월 중국과 영국이 홍콩의 이양을 결정한 협정으로, 실제 홍콩이 중국으로 이양된 1997년 이후에도 50년간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일국 양제', 즉 '한 국가 두 체제' 기조를 포함한 내용을 담고 있다)에서 약속된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저항이 지난 6월부터 20 주 넘게 이어진 이유다. 시위는 앞으로도 몇 달 더 계속될 것이다. 홍콩 사람들은 30년 전에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다. 우리는 우리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릴 그날까지 이 저항을 계속할 것이다."

- 지난 10월 16일 민주화 운동 단체 '다이얼로그 차이나'에 낸 성명에서 당신은 "홍콩 시민들은 한국의 촛불집회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그리고 영화 <1987>의 배경이 됐던 6월 항쟁 등을 통해 한국인이 민주와 인권을 위해 용기 내어 싸운 역사에 많은 감동을 받아왔다"면서 한국 시민들을 향해 홍콩 시위에 대한 연대를 호소한 바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한국 시민 사회에 요청하고 싶은 게 있나.
"당시 성명서에서 밝혔다시피 나는 한국 시민들이 홍콩의 저항에 연대해주길 바란다. 우리는 한국의 촛불 시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 시민들은 우리에게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싸울 용기와 열정을 보여줬고, 그것은 홍콩 사람들이 이 싸움을 계속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 당시 성명 발표 이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단체가 홍콩 시위자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모색하겠다고 했더라.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나는 한국의 더 많은 사회단체들과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힘든 시대를 겪고 있는 홍콩 사람들에 공개적인 지지를 보내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실제, 최근 국내에선 시민사회단체들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참여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5.18기념재단·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등은 오는 9일 서울 홍대 앞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규모 촛불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5.18 관련 단체들은 내년 광주 민주화 운동 40주년 기념식 때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을 초청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10월 16일 성명에서 "인근 민주국가인 대만, 일본 등의 정치인에 비해 현재 한국의 정치인들은 홍콩 시위에 피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치인들이 현재 홍콩에서 진행 중인 민주화 시위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표해주길 촉구 드린다"고도 했다.
"대만의 총통은 홍콩의 저항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줬다. 일본의 총리는 시진핑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일국 양제'의 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나는 한국의 대통령이 홍콩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인권을 수호하고 지원하는 데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국제 무역이나 경제적 이슈를 떠나, 지금의 홍콩은 지난 세기 광주에서 일어난 일과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나는 더 많은 한국 정치인들이 홍콩의 민주적 시위를 더욱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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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22). CNN 방송 캡쳐. ⓒ CNN

 
 - 당신은 지난 9월 미국 의회를 방문해 홍콩 시위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지난 10월 15일 미국 하원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의 자치 수준이 낮아질 경우 현재 미국이 홍콩에 부여하고 있는 관세·투자·비자발급 등의 특별 지위에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가결시켰다. 이에 중국 정부는 즉각 "내정 간섭에 분개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하원이 '홍콩 인권법'을 통과시킨 데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가한 비판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홍콩이 국제 도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연히 국제 사회가 홍콩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원 통과 이후) 미국 의회가 연내에 홍콩 인권법을 최종 통과시키느냐 여부가 아직 남았다. (그 결과가) 앞으로 미국의 초당적 합의가 얼마나 홍콩의 저항을 강하게 지지하는지를 증명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앞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도 이번 '홍콩 인권법'과 유사한 제재 조치가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오는 11월 24일에 있을 구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지만, 논란 끝에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 출마 불가 통보를 받았다.
"베이징은 나의 제도권 참여에 대한 권리를 빼앗았다. (조슈아 웡은 베이징 중앙정부의 지시로 홍콩 선관위가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마 선언을 했을 때도 과연 베이징이 나의 출마를 허락해 줄지 확신하지 못했었다. 정치적 검열을 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입법 기관에 대해 한계선을 그은 것이며, 젊은 활동가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 나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는 것은 우리의 목소리가 제도권 내에 전달되지 않고 존중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로써) 홍콩 사람들이 현재 계속해서 거리에 나서는 것이 정당화되는 것이다.

이 결정은 분명 정치적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출마 자격 박탈의 근거'로 제시된 것은 내가 '기본법(홍콩의 헌법)'을 지지하는가 여부였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는 진짜 이유는 나 조슈아 웡이란 인물이 그들 마음속에선 범죄자라는 데 있다. 통보가 있기 일주일 전 도로시 마 선관위 주임이 사라졌다. (본래 조슈아 웡의 후보 자격 심사를 맡았던 도로시 마 선관위 주임은 지난 10월 24일 갑작스레 무기한 병가를 냈다. 외신에선 도로시 마 주임이 조슈아 웡의 후보 자격 박탈에 반대해 친중파의 압박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베이징이 내 입후보 자격 결정에 책임이 있는 홍콩 정부 공무원에게 극도의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정치적 중립조차 사라진 거다. 정치 검열은 불편한 진실이다. 나는 지역구 주민들에게 의원으로서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싶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민주주의가 바닥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베이징이 원하지 않는다 해도 나는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나는 한국인들이 홍콩을 지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홍콩은 결코 혼자 나아갈 수 없다. 나는 훗날 홍콩도 자유와 민주주의가 있는 한국처럼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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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8일 오후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시민들이 빅토리아 공원을 가득 채워 집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강경진압 경고에도 불구하고 폭우 속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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