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를 꿈꾼 중년의 로맨스 소설 집필 도전기

[책이 나왔습니다] 내가 ‘사랑, 그 이름'을 쓴 이유

등록 2019.11.26 17:37수정 2019.11.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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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된 시민기자라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편집자말]
살다보면, 예기치 않은 기회들이 찾아온다. 그 기회란 것이 나에게도 왔었다. 로맨스 소설작가를 모집한다는 구인사이트에 이력서를 넣으면서 내게 특별한 3개월이 허락됐다.

동화작가를 꿈꾸며 꽤 오랜 기간을 습작에 전념했던 경험이 그 특별한 나날들을 가능하게 했다. 동화작가를 꿈꾸면서 글을 쓰면 쓸수록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특별히 의도치 않았는데 저도 모르게 사랑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널리 알려진 출판사에 꾸준히 일반투고를 했었을 때가 있었다. 그 출판사에서 로맨스 소설 쪽으로 지원을 해보라는 말을 듣고서야 내 작품들이 대부분 사랑을 테마로 썼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게 됐다.


"결국에는 사랑이다"

이렇게 세상에 말하고 싶었다. 글을 쓰는 이유, 동화를 쓰는 이유, 결국에는 사랑을 받고 싶고, 사랑을 주고 싶어서 하는 일들이었다. 주는 사랑도, 받는 사랑도, 멈춤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주는 사랑과 받는 사랑이 조화를 이뤄야 사람의 삶은 풍성해고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 특별한 3개월 동안 나는 기억의 회로를 최대한 끌어 모아야 했다. 연애 한번 제대로 못했던 탓이다. 연애와 글 쓰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쓸 때 글쟁이는 빛을 내는 법이다. 이 소설의 몇몇의 에피소드는 경험한 것을 쓴 것이다.

경험을 했기에 빛을 낼 수 있었다. 그 당시를 회상하며 애틋한 감정을 최대한 끌어 모았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잠시 하던 것들을 멈추고 한손으로 턱을 괴고 그때의 감정에 젖어봤다. 사람들은 식상한 사랑을 한다.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손잡고 걸어가고, 같이 영화보기 등 너무나 상투적인 상황들이 펼쳐진다.

세상 대부분의 연인은 비슷한 관계를 지닌 채 살아간다. '사랑, 그 이름'은 너무나 상투적인 소설이다. 특별한 스토리가 없게끔 느껴질 수도 있다. 화이트, 블루, 레드 순으로 이어지는 책의 스토리들은 낯선 장면보다 익숙한 장면이 많다. 그러면서 로맨스 소설이라고 떡 하니 읽으라하니, 독자들의 수준을 내려 본 것일까.

그 평범한 스토리 안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면 욕심일까. 연애 초보의 로맨스 소설 작가 도전기는 특별함을 갖추고 있지 않다. 특별함이 없지만, 읽으면서 상투적이게 느껴지지는 않을 거라고 믿고 싶다.

그건 모든 연애는 공통분모를 어느 정도 형성하고 있다. 99%의 상투적인 상황과 1%의 특별함이 만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라는 믿음이 바탕이다.
 

사랑, 그 이름. 동화작가를 꿈꾸는 중년의 글쟁이가 쓴 로맨스 소설 '사랑, 그 이름'. ⓒ 최성모

  
"행복해지기 위해 로맨스 소설 읽는데…"

책 리뷰에 이 같은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소설을 쓰면서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사랑을 한다는 지극히 단순한 명제를 다시 확인을 했다. 독자들의 반응이 즉각 왔는데, 결말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결말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진정한 사랑에는 끝이 없다는 걸 표현해보고 싶었다. 천사들은 지상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상상한다.

또 천국이 아름다운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상상한다. 때문에 죽음이 사랑을 갈라놓을 수 없다는 지극히 신파적인 상상력이 일부 독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점은 반성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책에는 작가의 꼼수가 하나 있다. 화이트-블루-레드 순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먼저, 화이트, 블루, 레드 순으로 글을 읽어도 된다. 또 하나의 방법이 있는데 바로 화이트, 블루, 레드를 그 자체로 따로 묶어서 읽어도 된다.

즉, 화이트는 화이트로 묶고, 블루는 블루로 묶고, 레드는 레드로 묶어서 읽어도 된다. 그러니까 한편의 작품이지만, 여러 편을 읽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다. 작가의 꼼수가 아닌 묘수가 됐으면 하는 게 작가로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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