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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거위간 등장한 학교급식... 무슨 일 있었나

교육부 추진 NEIS 신규급식시스템 상당수 오류... 급식담당 교사들 중단 촉구

등록 2020.01.14 15:44수정 2020.01.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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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020년 3월 학교급식 적용을 강행하고 있는 신규급식시스템 안의 식품공통코드화면. 찹쌀(백미)의 영양이 모두 '0'으로 표시되어 있다. ⓒ NEIS 화면 갈무리

 
교육부가 무려 6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개발한 NEIS(교육행정 정보체계) 신규급식시스템(이하 신규급식시스템)에서 식품영양량과 알레르기 식품 정보 등 무더기로 오류가 발견돼 학교급식 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지난해부터 영양교사들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학교급식 혼란을 막기 위해 신규급식시스템 가동 중단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교육부는 올해 3월 신규급식시스템의 학교급식 현장 적용을 강행하고 있고, 전교조는 "교육부의 밀어붙이기식 행정 참사가 급식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신규급식시스템에 적용된 식품성분표에서 기초데이터 오류가 상당수 발견됐다. 영양량이 '0'으로 표시된 식품이 찹쌀(백미)/김치제조용 등 55종 확인됐다. '맛살/생것'이나 '맛살/마른 것'처럼 영양량이 달라야 함에도 동일하게 영양량이 표시된 식품도 있었다. 

실제로는 먹지 않고 버리는 부분인 폐기율의 오류도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옥수수알의 경우, 전체를 먹기 때문에 폐기율은 '0'이어야 하는데 모두 폐기율이 26%로 표시되어 있다. 식품군 분류 오류도 발견됐다. 해조류인 '클로렐라'가 농산물로 분류되어 있다. 학교급식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는 음식인 '개고기, 거위간, 멧돼지, 복어, 참새고기, 상어' 등도 신규급식시스템에 새로 등장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NEIS 신규급식시스템 설명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 시스템에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제9개정판(농촌진흥청)과 가공식품영양DB(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활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의 설명과 달리 신규급식시스템은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제9차 개정판(농촌진흥청) 자료의 내용과 다르고 영양량, 알레르기, 폐기율 등 관련 정보에서 오류도 상당수 확인된다.

알레르기 식품 정보도 오류가 확인되고 있다. '자두'의 경우 현재 시스템에서는 알레르기가 없는 식품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신규급식시스템에서는 자두 품종에 따라 알레르기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전교조 영양교사특별위원회 조직국장인 백영숙 정일여중 교사는 "기초자료의 오류로 561만여 학생들의 영양이 과하거나 부족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알레르기 식품의 경우 학생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단순히 신규급식시스템 사용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신규급식시스템의 중단을 촉구했다.

데이터 이관, 하나도 되지 않았다
 

전교조는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4시 세종시에 있는 교육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영양교사 죽이는 신규급식 강행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신규급식시스템에는 단 한 개의 공통요리 정보도 없다. 현 급식시스템에는 공통요리 700여 개의 정보가 들어가 있다. 식품의 안전과 영양을 고려해 모든 학교에서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요리의 표본이다. 학교에서는 이 요리를 기본으로 하여 상황에 맞게 식단을 응용하고 급식을 마련한다. 이는 그동안 교육부에서 모든 학교의 안정적인 학교급식 운영을 위해 지원해온 표준값으로 학교급식에서의 '교과서 역할을 해왔다.

신규급식시스템에는 기존급식시스템의 식품정보와 요리정보 등이 전혀 이관되지 않았다. 기존급식시스템에는 그 학교의 특성, 학생들의 식품 선호도, 급식운영의 노하우까지 2012년부터 영양교사들이 쌓아 온 정보들이 가득 들어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든 학교의 영양교사들은 수천 개의 식품 정보와 수백 개의 요리 정보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신규급식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2020년 새학기 급식을 준비해야 하는 학교급식 담당자들이 학생들의 건강과 급식환경 위생 관리 업무는 뒷전으로 미루고 당장 식단 작성 데이터 입력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백 교사는 "당장 신규교사가 배치된 학교 또는 신설 급식학교의 급식 운영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간다"라며 "급식 참사를 가져올 수 있는 신규급식시스템의 가동은 우선 중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영양특위는 지난해 수차례 교육부를 방문하여 신규급식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학교현장 적용 연기를 요청해왔으며, 한국교총 소속 영양교사들 또한 같은 요청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별다른 조치 없이 신규급식시스템의 학교 현장 적용을 강행하고 있다.

김현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교육부의 밀어붙이기식 행정 참사가 올해 급식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신규급식시스템의 적용 강행에 우려를 나타냈다. "학교에서 1일 1식에서 많게는 1일 3식을 하는 학생들에게 학교급식은 학생건강과 직결된다. 영양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성분도 제대로 표시 안 되어 있는 신규급식시스템을 급하게 2020년 3월에 밀어붙이려는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충분히 오류를 보완하고 문제점을 시정한 후에 시스템이 적용되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전교조 영양특위 소속 교사들을 중심으로 전국의 영양교사들은 지난해 교육부에 문제상황을 알리고 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국회의원들을 만나 신규급식시스템의 문제를 알리고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본관에서 민주평화당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한 데 이어 다른 정당과도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또 유은혜 교육부장관을 직접 만나 급식현장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 

교육부 "식품코드 표준화로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

한편 김동로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 사무관은 14일 "신규급식시스템은 식재료 표준체계를 적용했다. 식품코드를 표준화해서 선택해서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금년 3월부터 신규급식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치제조용에 들어가는 식품의 경우 학교급식에서 김치를 완제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시도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영양량을 0으로 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김동로 사무관은 "식품코드 표준화를 통해서 식재료 구매에 대한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IT 기술과 접목시켜서 급식검수자동화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담당자의 설명에 대해 백영숙 교사는 "김치를 담아 먹는 학교도 있다. 시스템에 코드를 만들어놨다는 것은 그 식품을 사용하라는 의미이다. 영양량을 '0'으로 표시한 것은 학교급식현장을 모르는 행정편의다"라고 반박했다.

백 교사는 이어 "체계화된 식품코드 표준화 작업에 동의한다. 그러나 표준화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식품코드는 식재료 주문과 다 연결되어 있어서 급식 현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 교육희망(http://news.eduhope.net) 에서도 해당 기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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