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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검찰정치', 임은정의 당부

[게릴라칼럼] 검찰의 '기울어진 저울', 매의 눈으로 감시해야

등록 2020.01.27 19:56수정 2020.01.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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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밝힙니다만, 저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아니라, 검찰의 이중 잣대,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 제 식구 감싸기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검찰의 선과 악, 옳고 그름을 재는 저울인데, 기울어진 저울로는 세상을 바르게 측정할 수 없으니까요. 
- 23일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일부

꽤나 반어적인 돌직구였다. 검찰을 향한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하는. 법무부의 중간 간부 인사 발표로 시끌했던 지난 23일 임 부장검사는 "검찰 고위 간부들의 중대한 직무범죄를 고의적으로 방치한 검찰의 불공정 수사가 이와 같이 노골적인데, 과연 다른 수사는 과연 공정할까요? 검찰에 대한 불신은 검찰이 자초하는 것이 아닙니까?"라고 반문한 뒤 국민들에게 "매의 눈으로 검찰을 함께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임 검사는 2018년 자신이 형사고발한 검찰 내 성폭력과 문서위조 사건 의혹 무마의 책임자인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은 놔둔 채 "(조국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 중단을 직권남용으로 기소"한 윤석열 총장과 검찰을 위와 같이 비판했다.

차관급이고 감찰권만을 가졌던 조국 민정수석보다 자신이 고발한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지위와 (감찰권과 수사권, 기소권이란) 법적 권한, 책임이 민정수석보다 더욱 강력하고 막중"하다는 부연과 함께.

이렇듯 2011년 도가니 사건 이후 검찰 내부고발자로 맹활약해 온 임은정 검사의 기울어진 저울이란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검찰은 이날 또 다시 소환조사 없는 기소를 강행했다.

또 다시 소환조사 없이 기소

23일 법무부가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발표하기 30분 전 검찰은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법무부가 "날치기 기소"라고 하자 검찰은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해 적법하게 기소했다"라고 반박했다. 

최강욱 기소는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을 시작으로 기소 자체가 무리였다는 사실을 따지고 있는 정경심 교수 기소의 후속작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왜냐하면 이 떠들썩한 기소의 공소사실은 뇌물도, 인사 청탁도 아닌 인턴 증명서 허위 작성 혐의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탈탈 털던 것과 비슷하다.

정 교수를 표창장 위조 혐의로 인사청문회 당일 밤 소환조사 없이 기소했던 것과 똑같이 최강욱 비서관도 소환조사 없이 기소했다. 이를 두고 고제규 <시사IN> 편집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인사에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동생'들이 '나와바리'를 떠난 것에 대한 '분풀이 기소'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썼다.

그는 이어 "법에 보장된 수단(체포영장 청구 및 발부를 통한 강제 조사)도 행사하지 않은 채 기소권 가지고 보복하는 이를 윤 총장은 예전에 뭐라고 정의한 적이 있다"라며 "그 정의를 그대로 돌려주면 '신흥 서초파' 조폭검찰 출현이다"라고 썼다.

윤 총장은 2016년 12월 최순실 특검팀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보복수사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라고 한 바 있다. 과거의 검사 윤석열이 현재의 검찰총장 윤석열의 행태를 예언하고 있는 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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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법사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법사위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2019.10.17 ⓒ 이희훈

 
그러자 최 비서관은 같은 날 검찰의 기소를 "윤석열 총장을 중심으로 한 사적농단 과정"이자 "기소 쿠데타"라며 강렬하게 맞섰다. 특히 최 비서관은 "주권자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사유화 한 대가를 (검찰이) 반드시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윤 총장을 향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간 윤석열 총장을 중심으로 특정세력이 보여 온 행태는 적법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내부 지휘계통도 형해화시킨 사적 농단의 과정이었습니다. (중략) 관련자들을 모두 고발하여 그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직권남용이 진정 어떤 경우에 유죄로 판단될 수 있는 것인지를 보여주겠습니다. 법무부와 대검의 감찰조사는 물론, 향후 출범하게 될 공수처의 수사를 통해 저들의 범죄행위가 낱낱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 검찰 기소에 관한 입장' 중에서
'표창장 기소' 당시 조국 후보자가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던 것과는 180도 다른 변화였다.

검찰의 기울어진 저울

이렇게 윤석열 검찰의 조국 수사는 표창장 위조 기소로부터 시작해 인턴증명서 위조 기소까지 해를 넘기며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시점상 윤 총장의 이러한 일관성이 채 석 달도 남지 않은 4.15 총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윤석열 검찰은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인사검증이란 명목으로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검찰 수사로 그 정당성을 확인 하려던 언론을 등에 업었다. 정 교수와 조 장관의 친동생, 5촌 조카를 구속한 검찰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언론을 무기삼아 조국 수사의 범위를 청와대 수사로 넓혀갔고 최강욱 기소에 이르렀다. 

이 기간 검찰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증명해왔다. 울산 고래 고기 환부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에 대한 감찰이나 김기현 전 울산 시장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는 감감무소식이다. 패스트트랙 폭력 사건으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대해선 "감금 행위는 국회법 위반이 아니다"라거나 "피의사실은 인정되지만 범행 과정에서 피의자가 골절 등 상해를 입었다"는 황당한 이유로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했다.

또 시민단체로부터 10차례 고발당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전 장관 일가족의 경우와 비교하는 여론이 빗발치는데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임은정 부장검사가 말한 "검찰의 기울어진 저울"을, "사건을 잘 파면 명예를 얻고 사건을 잘 덮으면 부를 얻는다"던 MBC <PD수첩>의 검찰에 대한 촌평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 8월 강제 수사에 착수한 이후 4개월이 지나서야 검찰이 기소한 조 전 장관 재판은 4.15 총선 이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 역시 그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다. 이 기소 직후 검찰은 '백원우 기소'도 시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4.15 총선은 조국 재신임 투표"(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렇듯 윤석열 총장의 조국·청와대 수사는 4.15 총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대로라면 총선 이후 윤 총장이 당선자들에 대한 선거법 위반 수사를 통해  계속 정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검찰의 '기울어진 저울'을 깨뜨리기 위한 법무부의 인사 개편을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공수처 설치는 4.15 총선 이후다. "매의 눈으로 검찰을 감시해 달라"던 임은정 부장검사의 당부를 곱씹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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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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