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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칼럼 고발은 큰 잘못... 차라리 잘됐다"

[스팟인터뷰] '총선시민네트워크 낙선운동' 변호인 김선휴 변호사 "선거법 논의 전면화하자"

등록 2020.02.14 17:54수정 2020.02.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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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회의장을 나서며 임미리 교수 고발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월 29일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란 글이 실렸다. 필자 임미리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는 여당의 실정이 정치혐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최근 민주당은 이 글이 사전선거운동 등을 금지한 공직선거법을 어겼다며 검찰에 고발했다.(관련 기사 : "'민주당 찍지말자' 칼럼 썼다고 고발? 정당이 할 일인가")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안팎에서 비판이 커지자 14일 민주당은 고발을 철회했다. 하지만 "칼을 다시 칼집에 꽂는다고 메시지가 사그라지진 않는다"고 김선휴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부적격 후보자 명단을 공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총선시민네트워크'를 변호했다. 이 사건은 1심과 2심 모두 유죄 판결이 나왔고 현재 대법원이 심리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민주당이 뽑은 '칼'의 메시지가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로 현행 공직선거법을 꼽았다. '누구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원칙을 말하면서도 '누구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많은 제한을 두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선거법 개정, 표현의 자유 주장하던 당 맞나"

- 민주당에서 경향신문 칼럼을 '사전선거운동'이라는 취지로 고발했다. 일단 해당 글이 낙선운동 성격이라고 볼 수 있을까.
"사실 선거운동이냐 정치적 의사 표현이냐는 굉장히 구분이 불분명한 영역이다. 그런데 선거법 조항의 개념 정의도 모호하고, 법원 역시 명확한 해석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서 (법률상) 선거운동의 넓은 개념에 다 포함될 가능성을 지닌다.

하지만 이번 칼럼은 내용만 봤을 때 선거운동이라기보다는 민주당을 채찍질하는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너희가 잘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등을 돌릴 수 있으니 잘해야 된다'라는. 그걸 낙선운동, 사전선거운동의 프레임을 씌운 건 안 그래도 해석론에 따라 굉장히 확장될 수 있는 법 조항을 더 확장해서, 그것도 형사고발로 대응한 위험한 행동이다. 과거 선거법 개정과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던 당이 맞나. 과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을 계기로 다시 선거법에 문제 제기를 해야 하는 타이밍 아닌가 싶다. 유권자라고 해도 일반 시민들은 관심이 별로 없고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하는 시민단체나 활동가만 선거법에 불만을 많이 느낀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역설적으로 일반 시민들에게 '선거법이 얼마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형태인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현행법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
"너무 많다. 지금의 공직선거법은 단순히 조항 한두 개를 고쳐야 될 게 아니라 전면적으로 갈아엎어야 하는 수준이다. 법의 틀 자체가 (선거운동의) 주체, 시간, 방법, 매체, 수단별로 아주 세세하고, 법이 허용하지 않으면 금지란 식이다. 58조 정의 조항을 보면 '누구나 자유롭게 선거운동할 수 있다'고 원칙적으로 허용한 것 같지만, 뒤이은 규제조항들을 보면 사실상 허용된 영역은 아주 지극히 좁고, 그것도 후보자나 정당에만 일부 열려 있다. 유권자는 온라인 선거운동 외에는 다 막혀있다. 안 그래도 이번 선거를 앞두고 비례대표제 등을 논의할 때 유권자 표현행위에 관한 부분도 많이 개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미 위축효과 발생... 칼이 칼집에 꽂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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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지난달 29일 <경향신문> 칼럼란에 기고한 글. ⓒ 경향신문 갈무리

 
- 민주당에선 고발을 취하할 가능성이 큰 분위기이긴 하다(인터뷰 후 민주당 고발 취하 결정이 알려졌다 - 기자 주).
"그런데 이게 취하되더라도 민주당은 이미 크게 잘못했다. 어쨌든 굉장한 위축효과를 이미 발생시켰다. 해당 글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악의적으로 (당을) 비방한 것도 아니고 개인 의견을, 그것도 언론 칼럼이라는 공식 틀로 개진했는데 형사고발이라는 칼을 휘둘렀다. 칼을 다시 칼집에 꽂는다고 해서 이번 일의 메시지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유권자들의 의사 표현이) 위축될까 걱정이다."

- 결국 공직선거법의 문제는 남기 때문인가.
"원론적으로는 선거법 전면 개정이 제일 바람직하고, 일반적으로는 시민단체나 유권자들이 많이 걸리는 조항들이 몇 개 있다. 대표 사례가 90조(현수막 등 시설물 설치 금지), 91조(확성장치, 자동차 등 사용 제한), 93조(벽보, 문서 등 배부·게시 금지), 103조(각종 집회 제한)다. 일반 유권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건 1인 시위, 피켓, 현수막, 유인물, 집회나 기자회견 등이다. 총선시민네트워크가 걸린 게 다 그 조항들이다.

이런 독소조항만이라도 일부 좀 풀려야 시민들이 하다못해 1인 시위라도 한다. 시민단체들도 평소에는 맨날 하던 기자회견인데 선거 때만 되면 위축된다. '혹시 이거 걸리면 어떡하지?' 그런 부담 없이 자유롭게 의사 표현하려면 핵심 조항들 몇 가지라도 신속하게 개정될 필요가 있다. 또 선거관리위원회나 정당, 후보자가 공직선거법 사건을 보통 고발하는데 스스로 자제하고, 선관위나 법원, 검찰 등 법 적용 기관들에서도 너무 법 조항을 확장 해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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