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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칼 들고 간다" 또 드러난 조주빈의 '살해협박'

경쟁 텔레그램방 운영진 신상 털어 집까지 미행... 이 과정에서 '성착취 피해자 이용' 의혹도

등록 2020.04.03 07:25수정 2020.04.0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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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로 송치되는 '박사방' 조주빈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 촬영을 강요해 만든 음란물을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텔레그램 대화방 성착취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조주빈(일명 '박사')이 다른 텔레그램방 운영진을 미행하고 신상을 털어 살해협박한 사실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미행 과정에서 성착취 피해자까지 이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박사방'을 운영 중이던 조주빈은 다른 텔레그램방의 운영진인 '미희'를 오프라인으로 유인한 뒤 신상을 확보해 수차례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조주빈은 미희의 부모까지 거론하며 같은 협박을 이어가기도 했다.

복수의 제보자들은 원래 텔레그램 성착취방 중 하나인 '완장방'에 속해 있던 조주빈이 새로 박사방을 만들면서, 완장방 운영진 중 한 사람이었던 미희와 여러 차례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조주빈이 완장방에서 쫓겨난 후 박사방을 개설하면서 별다른 이유 없이 자주 대립했다"는 게 한 제보자의 설명이다. 완장방의 운영자는 '체스터'로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 피의자이지만 현재까지 검거되진 않았다.

당시 조주빈이나 미희처럼 불법음란물로 수익을 거두던 이들은 여러 텔레그램방이 생기자 경쟁하듯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방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방으로 넘어오는, 이른바 '전향'을 유도하며 '접하기 어려운 음란물 제공한다', '성착취 피해자를 만나게 해준다' 등의 미끼를 던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주빈은 자신이 부릴 수 있는 사람인 '영석'을 시켜 미희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냈다. 영석은 불법음란물을 구매하겠다고 미희에게 접근해 현금을 서울의 한 지하철역 물품보관소에 넣어두겠다고 한 뒤, 미희가 현장에 나타나자 미행을 시작했다. 조주빈은 영석으로부터 미행 중 찍은 사진을 받아 이를 다시 미희에게 보내며 그를 협박했다. 아래는 조주빈과 미희가 나눈 대화 일부다.

조주빈, 살해 협박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완장방' 운영진 중 한 명인 '미희'가 텔레그램으로 나눈 대화. ⓒ 제보


조주빈(이하 조) : 지금 집으로 간다.
미희(이하 미) : X나 웃기노.
조 : (미희 뒷모습 사진 전송) 주변 잘 봐. XX('어머니'를 폄하하는 속어) XX('죽인다'를 속되게 이르는 표현). 너 안 X.

조 : 기회줄 때 XXX('입'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 닫아라. 죽는다. 알겠나. 마지막이야 대답.
미 : ㅋㅋㅋㅋ
조 : 웃어? 너 죽여버려도 돼?

조 : 찍어뒀어 니 화면. XXX('목'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 칼 들어간다.
미 : ㅋㅋㅋㅋ아앙
조 : 지금부터 'ㅋ' 하나 더 쓰면 차단하고 니 XX('어머니'를 폄하하는 속어) XX('죽인다'를 속되게 이르는 표현). 두 달 내에. 신고해도 못 막아. 계속 대기해.
 

미희는 자신이 미행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급히 태도를 바꾼다. 
 
조 : 피해자 여덟 명 연락 왔고, 법(으로 처벌하지) 말고 너 죽이래. 괜찮니? (여기서 말하는 피해자는 성착취 피해자가 아닌 미희로부터 불법음란물을 받지 못한 이들로 추정 - 기자 주)
미 : 나한테 왜 그러노?
조 : 니가 개겼잖노. 너는 피해자한테 왜 그랬나? '노' 쓰면 니 XX('아버지'를 폄하하는 속어) 지금 잡으러 간다. (아버지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미 : 살려주셈. 지금 나 미행 중임?
조 : 영석이가 칼 들고 갈 거야. 너 같은 XXX끼 XX('죽이다'를 속되게 이르는 표현) 거 일도 아니야. XXX끼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완장방' 운영진 중 한 명인 '미희'가 텔레그램으로 나눈 대화. ⓒ 제보

  
미희,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중

이 과정에서 조주빈은 미희의 휴대폰 번호까지 확보했다. 그는 이후 만든 '미희박제방'에서 '미희의 성추행 장면을 목격한 영석이 피해자로부터 미희의 휴대폰 번호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우연히 발생한 성추행 시비 과정에서 피해자가 받아둔 미희의 휴대폰 번호를 영석이 목격자를 자처해 확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 역시 조주빈이 유도한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복수의 제보자는 "조주빈이 자신이 데리고 있던 성착취 피해자에게 성추행 시비를 유도하도록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미희는 조주빈과의 대화 도중 "하나만 물어보자, 여자는 박사님이 시킨 것임?"이라고 묻는데, 조주빈은 이에 대해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후 조주빈은 미행 과정에서 알게 된 미희의 신상정보를 여러 사람들이 접속해 있던 미희박제방에 게시했다. 이름, 나이, 주민번호, 휴대폰 번호, 주소, 출신 고등학교, 얼굴 사진, 집 앞 사진, 부모 이름 등이 미희박제방에 올라왔다. 그러면서 조주빈은 "최종 작업까지 (미행한) 직원들과 상의해 정산을 해줬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조주빈이 벌인 일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그가 올린 미희의 주소지로 찾아가 봤다. 현재 그곳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으나, 조주빈이 올린 미희의 부모 이름과 이전 거주자가 일치했다.

완장방 운영진 중 한 명이었던 미희는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미희란 인물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최근부터 그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아직 검찰에 송치되기 전이며 수사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알려줄 순 없다"라고 말했다.

검찰에 송치된 조주빈은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착취 범죄는 물론, 사회복무요원과 모의해 모녀를 살해하려고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를 포함해 조주빈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 제작·배포, 유사성행위, 강간),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강요, 강요미수, 협박,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살인음모, 사기 등 12개에 이른다.

검찰은 형량 범위가 커지는 범죄단체조직죄 적용도 검토 중이다(관련기사 : 'n번방'은 과연 범죄단체일까 아닐까)

* 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 1366,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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