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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노인도 당했다"... 사모펀드 피해자들의 눈물

[현장] 금감원 앞 빼곡히 채운 DLF·라임 등 투자 피해자들

등록 2020.06.30 16:41수정 2020.06.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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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앞에서 열린 '라임 등 사모펀드 책임 금융사 강력 징계 및 100% 배상 책임조치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60여 명의 피해자들은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 조선혜

 
"대형마트에서 산 물건에 이상이 생기면 제조사가 아니라 마트에서 교환·환불을 받게 됩니다. 은행이라고 해서 이러한 상식이 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은행이 끝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대규모 손실을 일으키며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라임·팝펀딩·DLF(파생결합펀드) 등 사모펀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피해액 100% 배상을 요구하며 금융감독원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앞에서 열린 '라임 등 사모펀드 책임 금융사 강력 징계 및 100% 배상 책임조치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60여 명의 피해자들은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중은행과 증권회사가 판매한 라임자산운용(아래 라임)의 무역금융펀드와 관련한 피해 배상비율을 결정하는 회의를 진행했다. 

금융지식 없는 70대 노인도, 88세 노인도 당했다

부산은행이 판매한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아버지 대신 현장을 찾은 아들은 "저희 아버지는 투자자가 아니다"라며 "금융지식이 전혀 없는 70대 노인이 투자니, 사모펀드니, 어떻게 알았겠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부산은행은 해당 펀드를 지난해 7월까지 집중 판매했는데 다른 은행에서는 같은 해 4월부터 판매를 중단했다"며 "부산은행이 이를 계속해서 판매한 의도가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억울하게 사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금감원은 부산은행을 신속히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사모펀드에 투자한 우리은행 쪽 피해자는 "은행은 충성고객들의 신뢰를 이용해 (4% 등 수익률이) 마치 확정금리인 것처럼 속였다"며 "나라가 망하지 않으면 손실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도 조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은 무역금융펀드는 물론 라임의 플루토, 테티스 등 모든 피해 펀드를 판매한 은행에 대해 전액 배상 조치를 내려야 한다"며 "정부는 이러한 금융범죄를 저지른 은행을 폐쇄하고, 관련자들을 전원 해임한 뒤 엄벌해야 한다"고 절규했다. 

"규제 풀리며 초고위험상품 마구 팔려"

하나은행 DLF 피해자라고 밝힌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 동안 피해자들은 피가 마르는 세월을 보냈다"며 "피해자들은 상품 만기 때를 기다렸지만 정해진 날짜가 자꾸 미뤄지며 손실은 더욱 커졌다"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는 평생 모은 재산을 모두 잃은 88세 노인도 있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앞서 발언에 나선 신장식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변호사)는 "2015년 사모펀드 관련 규제가 모두 풀리면서 시중은행 등에서 초고위험상품이 마구 팔렸다"며 "금융당국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피해자들에 대해 100% 배상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단장은 "이날 분쟁조정 결과는 조정례로 남아 이곳에 모인 피해자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금까지 관례 없는 피해들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배상 비율에 대해 과거의 관례만 얘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실하게 살아온 대한민국 국민들이 피 같이 모은 자산을 금융회사에 뺐기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금감원이 100% 배상 결정을 내리길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해야"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에서야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전수조사는 지난해 라임사태가 터졌을 때 즉각 이뤄져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선 이와 같은 금융범죄에 대해 100~500억원 가량 징벌적으로 벌금을 매기고, 관련자들에 대해선 약 150년의 무거운 형량을 내린다"며 "우리나라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가 금융소비자보호법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라임펀드(기업·부산·신한·우리·하나은행,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독일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신한금융투자, 하나은행), 디스커버리펀드(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IBK증권), 아름드리(신한은행),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하나은행), 팝펀딩펀드(한국투자증권), DLF(하나은행) 피해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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