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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촬영 담당'이던 그가 김지은 편에 선 까닭

[인터뷰] 박원순 사망 이후 트위터 통해 '충남도청 시절' 공개 증언 나선 정연실씨

등록 2020.08.03 07:59수정 2020.08.0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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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 빈소가 차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조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세상은 안희정이 아니라 김지은이 바꿨다. 그리고 내가 도왔다. (2020년 7월 10일, 정연실씨 트위터 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김지은씨가 쓴 책 <김지은입니다>에는 '김지은과 함께 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그중 유일하게 책을 통해 "왜 김지은씨와 함께했는지"를 밝힌 인물이 있다. 안 전 지사의 영상 촬영 업무를 맡았던 정연실씨(당시 충남도청 미디어센터 공보관실 산하 인터넷방송국 조연출)다. 

그는 안희정 성폭행 사건 등을 다루는 한 다큐멘터리의 사전 인터뷰에 참여했다. 그 내용을 김지은씨에게 보냈고, 이는 <김지은입니다>에 실렸다.
 
안희정이 말하는 가치가, 여성과 모든 소수자에 대해서 말하는 그 내용이 좋았다. 그게 너무 좋아서 지지했다. 그래서 서울에서 충남까지 내려가서 일을 한 것이다. 그런 내 가치와 마음이 진심이었기에, 이런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해자가 아닌 당연히 피해자의 곁에 서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김지은입니다> 206p)

사건 이후, 안희정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던 정연실씨는 한국을 떠났다. 그런 그가 최근 트위터 활동을 재개하고, 충남도청 재직 시절 경험한 내용들을 올리고 있다. '안희정 조문' 논란과 박원순 시장의 사망을 마주한 후부터다.

"서울시장을 고발한 분 덕분에 다시 혼자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는 그는, 2차 가해 혐의가 있는 안희정 전 지사 측근들이 당당하게 군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억울해서 못 숨어있겠다"고 트위터 활동을 재개한 이유를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정씨와 지난 7월 20일부터 약 일주일가량 메일을 주고받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충남도청에서 일하며 겪은 일을 털어놓는가 하면, "성폭력 문제의 진정한 해결은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2차 가해 행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지은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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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김지은입니다> 겉표지 ⓒ 봄알람

 
- 스스로 안희정 전 지사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왜 피해자의 편에 서기로 결심하셨나요?
"죄책감이 있었어요. 당시 언니가 운전 비서에게 성희롱당한 걸 항의하면서, 저에게 도와달라고 한 적이 있었어요. 제가 그때 도와준다고 말은 했는데, 일이 바쁘고 하니까 좀 미지근하게 반응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언니가 보직 바뀔 때 힘들어했지만, 막상 보직 바뀌자마자 표정이 싹 밝아졌거든요. 그래서 전 그저 '수행비서가 진짜 사람 할 짓은 못 되는가보다' 했어요. 이게 2017년 12월 초부터 2018년 2월 말까지의 상황이에요. 그러던 중 언니가 뉴스에 나온 거예요.

처음에 충격 받아서 몸에 오한이 왔어요. 한 시간을 덜덜 떨면서 '내일 촬영은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다음 날 아침에 (안희정 전 지사의) 메시지 촬영이 있었거든요. 다들 충격받았을 게 뻔하니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었어요. 그런데 나오지 말란 말이 없으면 저희는 나가야 한단 말이에요. 특히 제가 걱정했던 건, '이러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일하면 어떡하지?'였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이 조직이 성폭력 문제 제기를 해결하는 방식을 봤잖아요. 상대가 도지사면 대체 어디까지 사람을 짓누르고 무시할까 싶어서 무서웠고, 같은 이유로 생방송에 나갔어야만 했던 것도 이해가 됐어요.

제가 정의로운 사람이라 처음부터 피해자를 도와야지, 하고 뛰어든 건 아니에요. 우리가 그 안에서 느낀 거, 들은 거, 본 거, 다 기억이 나는데 다들 다른 얘기를 하면서 피해자를 이상하게 만드는 게 너무 화가 나고 억울했어요."

<김지은입니다>에 실린 정씨의 증언을 보면, 사건 직후 지인들이 '정씨가 피해자 편에 서 있지 않을 수도 있어서' 자신에게 말을 못 걸고 있는 상황이 창피했다고 한다. 그래서 법정에 나가서 피해자를 위해 증언하는 강력한 수준의 '지지'를 통해, 더 이상 안희정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법정 증언은 어떤 계기로 나서게 됐나요?
"증언에 나서게 된 건 변호인단과 검찰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어요. 일단 같이 도청에서 일했던 사람의 증언이 필요한데 피해자 측에서 나서 줄 사람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예전에 한 번 도와주지 않고 외면했던 적이 있잖아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긴 싫었어요."

2018년 7월 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연실씨는 1심 3차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서 "지지할 때는 안 전 지사가 민주적이고 열려 있다고 생각했"지만  "도청에 들어가 보니 안 전 지사 말 한마디로 모든 일이 결정됐다"고 조직 내부의 비민주성을 언급했다. 이어 정씨는 "김지은씨는 (여성) 지지자들이 도대체 왜 지사님을 남자로 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밝혔으며 "김지은씨의 후임 수행비서는 안 전 지사의 해외출장에 동행하지도 않았다"고 진술했다.

- <김지은입니다>에는 김지은씨가 정연실씨에 대한 애정을 표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함께 일하는 동안 김지은씨와의 관계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도청에서 지은 언니보다 경력이 짧은 유일한 직원이었어요. 그래서 언니가 일하며 속 털어놓기가 좀 더 편했던 것 같아요. '보수적인 동네'에서 민주당 도지사를 모시는 여성 직원이라는 사실이 많이 부담이 되다보니, 서로 속 풀 일도 많았고요. 그런데 그렇다 해도 정말 일적인 관계였어요.

일단 '함께 술을 자주 마셨다'는 법정 증언도 따지고 보면 저희 업무량 때문이었거든요. 도지사의 업무량도 비정상적인데 수행비서는 도지사 출근 전에 출근을 하고, 퇴근 시켜드리고 퇴근을 하거든요. 저도 도청 들어가서 장비 내려놓고 집에 가면 밤 열한시나 자정이 됐어요. 그 시간에 여는 가게는 술집밖에 없어요. 맥주 한 두잔 먹으면 피곤하니까 금방 취해서 집에 가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렇게라도 안하면 답답하니까요.

저희가 퇴근하고 맥주 주문할 시간이면 다른 정무팀 사람들은 이미 다 취해서 집에 들어간 상태였죠. 그리고 동네가 손바닥만해서 다 거기서 거기거든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김지은씨가) 퇴근하고 남자를 만났다'고 말하고 다니니 제가 억울하고 황당하지 않겠어요? 언니 도청에서 퇴근하고 저밖에 안 만났어요. 기껏해야 정무팀 아저씨들.

업무시간에는 보통 각자 할일을 했지만 지은언니가 여러모로 많이 챙겨줬어요. 제가 평소엔 바지를 입다가 빨래할 시간이 없어서 치마를 가끔 입으면, '불편하진 않냐'고 문자로 물어볼 정도로 세심한 성격이에요. '이 동네에서 여자로 일하기 너무 힘들다', '혹시 무시당하면 꼭 얘기해라, 나도 그런 부분을 물어볼 사람이 필요했는데 없어서 고생했다', '여자 후배가 들어와서 너무 반갑고 좋다' 이런 말 해주던 직장 선배예요. 고발 이후에 사적으로 많이 친해졌죠. 이젠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해요."

"술자리에서 '미안하다'던 측근들, 2차 가해자로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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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년 7월 2일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처벌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최윤석


- 충남도청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탄핵정국 들어선 이후부터, 정말 말 그대로 카메라 들고 안희정을 따라다녔어요. 일명 '덕질'을 한 거예요. 민주당 경선할 때 현장에는 다 기자님들이나 지지자들 있으니까, 저처럼 젊은 사람은 눈에 띄었을 거예요. 경선이 끝나고 충남도 행사까지 찍겠다고 갔다가, 당시 충남도 미디어센터장이 '일해볼 생각 없느냐'라고 해서 한 달 정도 고민하고 가겠다고 했어요. 일한 기간은 2017년 9월부터 2018년 3월 5일입니다(용역업체 소속)."

- 옆에서 본 안희정 전 지사의 모습은 어땠나요? 대중 앞에서의 모습과는 달랐나요?
"제가 이걸 설명 못 해서 한동안 고민이 많았어요. 근데 얼마 전에 당시 일기장으로 쓰던 계정을 찾아보니까 계속 '지사님 좀 무섭다'고 적어놨더라고요. 원래 팬일 때는 뭐 얻는 것도 없이 지지하는 마음 하나로 두 시간 세 시간씩 걸려서 서울에서 내려갔는데요. 그때는 눈 인사 한 번, 시간 나면 악수 한 번, 경선 때 같은 경우엔 포옹도 한 번씩 해주고 했어요. 그건 괜찮았어요.

그런데 도청 들어가고 나니까 눈빛이 바뀌는 거예요. 직원이 된 다음부터는 계속 물끄러미 쳐다본다고 느꼈어요. 저는 그게 거리가 가까워져서라고 생각했어요. 경선 때는 정치인이고 대권주자라고 해도, 어쨌든 저는 당비 내는 유권자니까 어느 정도 대등한 관계가 있잖아요. 저도 '팬질' 많이 해봐서 특정 거리 이상 가까워지면 대등한 관계가 아니게 되는 것쯤은 알고 있었어요. 분위기가 바뀌는 것도 그래서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외적 이미지랑 실제 이미지 다른 건 참모들도 익히 알고 있었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일해보니까 다르지?'라고 했으니까요. 으레 하는 말일 수도 있어서 '지사님 찍는 건 괜찮았는데 사장님 찍는 건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어요...'라는 식으로 받아넘기곤 했어요."

- <김지은입니다>에서는 그걸 '범죄적 눈빛'이라고 표현하던데.
"계속 쳐다봐요. 쳐다보는 게 왜? 할 수도 있는데, 저는 그냥 카메라 든 사람인데, 도지사는 남들 다 보는 자리에서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예요. 그런 표정일 때 사진이 잘 나온 적이 몇 번 있어서 처음엔 되게 좋아했어요. 그런데 몇 장 찍고 나서도 계속 쳐다보니까... 어느 정도였냐면 면식 있는 직원들이 대회의실 같은 데서 제 옆에 있지 않으려고 막 피했어요. '연실씨 옆에 있으니까 지사님이 자꾸 쳐다봐' 하면서요."

- 그럼에도 직원으로서도 '팬심'을 유지했다고 이야기하셨어요.
"제가 진짜 팬심이 강했어요. 직원들이 불러서 술 두 세 번씩 마셔보고 '와 너는 순수하다, 그 마음 변치 말아라' 할 정도로 사심도 없었어요. 사진을 찍다가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안희정이 하는 말이 좋아서 그걸 알리고 싶어서 했어요. 사람들이 제대로 들어주질 않는 것 같으니까, 나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안희정의 가치를 알리자. 그게 제가 바란 거였어요."

- SNS에 당시 겪은 일을 기록한 것을 보면, 일부러 도지사 옆이나 앞에 앉히는가 하면, 가벼운 신체 접촉을 해도 누구도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지사님이 쟤 예뻐한다"고 질투했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혹시 그밖에도 당시 안 전 지사나 측근들이 불쾌한 발언이나 행동을 하진 않았나요?
"'지사님 젊은 여자 좋아하잖아'라고 말했던 직원들 명단은 아직도 나열할 수 있어요. 집무실 촬영 있을 때 '여자 있어야 분위기 좋다'고 그러고. 그런 말들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가 않으니까 같이 일하는 주무관님에게 '저 오늘 안 올라가면 안돼요?' 이러곤 했어요. 집무실 촬영이 부담스러웠어요. 저는 카메라 앞에 서 있거나 마이크를 들고 있는 일을 하는데, 올라갈 때마다 안희정이 말을 거니까. 촬영 끝나고 나서 사람들이 '지사님은 연실씨만 있으면 표정이 밝아져' 이러는 것도 좀 듣기 불편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웃어넘기는 거였죠.

그리고 안희정 측근들의 성희롱 발언은 별로 없었어요. 그 측근들은 '안희정' 이름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말이나 행동을 꽤 조심했거든요. 전 그래서 그 둘 중에 몇 명은 피해자 편에 서줄 거라고 순진하게 믿었던 것 같아요. 보도 직후에도 다들 언니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지은씨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갑자기 돌변해서 언니를 공격했어요.

생각나는 직원이 두 명이 있어요. 한 사람은 사건 이후 술자리에서 '2월 24일 내가 명견만리 촬영장에 수행할 사람이 없다고 지은씨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괜히 불러서 그런 일을 겪은 건가 싶다'고 말하길래, 제가 자책말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얼마 있지 않아서 '부르지도 않았는데 촬영장에 왔다'는 지라시가 돌고, 그분은 어느순간 입을 다무시더라고요.

사건 이후에 저와 술 먹고 울면서 안희정을 욕하던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그 역시도 어느 순간부터 페이스북에서 가열차게 2차 가해를 하는데, 그게 저한테는 너무 상처였어요."

"박원순 고소한 피해자 걱정돼... 일상으로 복귀해야 진짜 해결"
 

지난 7월 1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통로 게시판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피해자를 지지하는 대자보와 메모들이 붙어 있다. ⓒ 연합뉴스


- 현재 외국에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안희정 성폭력 사건이 한국을 떠나게 된 계기가 됐나요?
"2심 판결 직후에 나왔어요. 공부하고 있고요. 딱히 사건이 계기가 됐던 것은 아니에요. 재판 말고도 집에 일이 많았는데, 부모님이 제가 자꾸 언론과 인터뷰하고 (당시엔 익명) 이러니까 빨리 나가라고 밀어주신 것 같긴 해요."

- 최근에 트위터 계정에 복귀하셨어요.
"안희정 모친상 조문 논란 때문에 뭐라도 공개적으로 말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박원순 시장이 사망했어요. 기사 보면서 그 피해자분이 걱정되기도 했고, 여기저기 김지은 이름을 꺼내는 사람이 또 많아져서 이번엔 조금이라도 대신 비를 맞아주고 싶었어요."

- 시장이나 도지사가 갖는 '제왕적 권력'이 성폭력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충남도청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충남이 워낙 보수적인 동네라 아직도 현장에 여자가 있으면 무시해요. 사실 서울도 그렇긴 한데 좀 강도가 달랐어요. 그런데 누가 '저 분은 도지사님 직원이다'라고 말해주면 태도가 싹 바뀌어요. 갑자기 떡도 갖다주고.

게다가 대권주자였잖아요. 젊은이들한테 인기 많은 '대권주자 지사님'. 안희정이 '나는 대단한 사람이니 날 거역하지 마라'고 매일 말을 하는 게 아니고, 그 '대권주자 지사님' 옆에서 그림자처럼 움직이다 보면 자동적으로 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느껴져요. 안희정 본인도 그 점을 알고 있고요."

- 어떻게 그런 구조가 유지된다고 보시나요?
"제가 같이 일하던 분한테 들은 건데, 처음부터 이렇게 싫은 소리 못할 정도는 아니었대요. 몇 년 전엔 ○○도 있었고 □□도 있어서 그분들이 좀 잡아주고 했는데, 다들 사라졌대요. 자리 옮겨서 간다고 하는데, 한 4~5년 지나서 보니까 바른소리 하던 사람들은 다 사라졌다는 거죠.

어떻게 그런 분위기가 됐는지 저는 모르겠어요. 근데 바른소리 하면 다 밀려난다는 얘기는 알음알음 들었어요. 권력이 커지고 인기가 많아질수록 사람이 좀 변하는 건가 싶긴 해요. 안희정이 경선 이후에 많이 바뀌었단 얘기도 들었고요."

- SNS에 민주당이 성범죄자를 비호한다고 쓰셨는데,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끼셨나요?
"지금 2차 가해자들은 대외적으로 안희정 이름만 지우고 내부에선 승승장구하고 있어요.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무책임하게 쏟아놓고서, 의원실에 채용되거나,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나서기도 했어요. 안희정 캠프 출신 젊은 사람 몇몇이 김지은을 도왔다는 말 때문에 안희정 캠프 출신 사람들은 어딜 가나 질문을 받는대요. 그리고 김지은이랑 상관이 있는 것 같으면 캠프에서 해고되거나 밀려나거나 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어요. 다들 밥줄이 걸려서 말을 못 꺼내는 거죠. 밥줄 안 걸린 저나 말하지."

-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재판도 재판이지만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와야 그게 진짜 해결인건데 지금 지은 언니는 대법원 판결 나오고도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잖아요. 박 전 시장 사건은 수사가 힘든 상황에 2차 가해가 난무하고 있으니, 저도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다는 말을 쉽게 하기가 어렵네요.

일단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비난이 다른 어떤 특정 집단에 대한 비난보다 쉽게 만들어지고 또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에 주목해, 2차 가해에 대해 좀 더 강력한 처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무엇보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일이죠. 성폭력이라고 하면 '성' 이라는 글자에만 집중해서 피해자 중심의 스토리를 만드는 문화 자체가 바뀌어야 고통받는 피해자들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수많은 직장이나 공공기관에서 성폭력이 발생하고 묵인되는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솔직히 모르겠어요. 본인들이 하기 싫은 일을 굳이 여성에게 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의가 쉬운 구조도 아니지만 일단 항의를 하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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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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