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에도 내 마음은 시공을 넘나든다

[디카시로 여는 세상 시즌3 - 고향에 사는 즐거움 63] 이상옥 디카시 '장자의 나비'

등록 2020.08.04 14:13수정 2020.08.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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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 ⓒ 이상옥

두보 고향 기념관의 이두상*
연화산 정상에서 본다

-이상옥 디카시 <장자의 나비>

*이백 두보의 조각상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삶의 패러다임이 바꿨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여행은 생각도 못하게 되었다.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등의 새로운 사회문화적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당장 베트남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올 3월부터 호치민 근교의 메콩대학교의 초청으로 몇 년간 메콩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베트남을 플랫폼으로 동남아에 디카시를 보다 본격적으로 확산시키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가급적 외출은 자제하고 있으나 지난 목요일에는 걷쓰유 클럽 연화산 정기 산행을 했다. 걷쓰유 클럽이라고 하니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나와 친구 2명으로 모두 3명이 구성원이다. 걷쓰유는 걷고 쓰고 유튜브를 한다는 앞 글자를 하나씩 따서 만든 말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걸어야 한다. 또 삶의 표현으로 글을 쓰고, 1인 미디어 시대에 유튜브 채널 하나는 가지고 소통하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로 걷쓰유 클럽이라고 유머러스하게 이름을 붙였다.

디카시 <장자의 나비>는 그날 연화산 정상 부근에서 쓴 것이다. 돌을 하나 둘 쌓아 놓은 조그만한 돌무더기 윗부분이 꼭 중국의 두보기념관에서 본 이두상을 연상하게 했다.

중국 하남성 정주에서 기차로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공의시가 두보고리(杜甫故里), 즉 두보의 고향이다.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에 2년여 근무하며 주말에는 여행을 다녔다. 2016년 어느 늦은 봄날에 두보고리의 두보기념관을 둘러봤는데, 이백 두보의 조각상인 이두상이 있어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연화산의 그 돌무더기 탑을 보면서 순간 두보기념관의 이두상을 떠올렸던 것이다.

이백은 현종에게 잠시 총애를 받는 듯했으나 양귀비를 비난하는 시를 지었다고 해서 쫓겨나 장안을 떠나 방랑길에 올랐는데, 이때 두보와 만나 하남, 산동 일대를 같이 여행하며 시를 짓고 즐거운 시간을 잠시 보낸 적이 있었다. 이백과 두보는 동시대를 함께하며 시대를 아파했다. 둘의 우정을 기념하여 두보기념관에 이두상을 세웠던 것 같다.

연화상의 돌탑에서 얻은 디카시의 제목을 은유적으로 <장자의 나비>라고 붙였다. 살아가는 것이 한나절 꿈과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금은 하늘이 막혀 중국도 베트남도 갈 수가 없다. 그러나 마음은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장자의 나비처럼 시공을 넘어 어디든 갈 수가 있다.
덧붙이는 글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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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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