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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쓰레기가 줄었다? 대구 달서구의 '황당한' 기적

[백경록의 지방의회는 지금] 박종길 구의원은 재활용폐기물 수거량·잔재물량을 어떻게 감축했나

등록 2020.10.28 08:00수정 2020.10.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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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곧 30년이 됩니다. 각 시·도·군·구의 주민들을 대표해 지방자치를 실현해가야 할 주체로서 과연 제 역할을 잘하고 있을까요?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센터 운영위원장과 함께 지방의회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봅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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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배출한 플라스틱 지난 9월 24일한 자원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여파로 재활용쓰레기가 가파르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 1~8월 재활용폐기물 발생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다. 전국 민간 소각시설은 9월 현재 가동률 106%로 허가용량을 초과 운영 중이다.  

비대면 소비 확대로 택배 상자 같은 쓰레기가 늘면서 폐기물 또한 빠르게 증가했다. 이는 통계청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8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조 38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조 1047억 원(27.5%) 증가했다.

그런데, 이 시국에 재활용폐기물 수거량의 수치가 줄어든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바로 대구광역시 달서구다. 인구 57만3천여 명으로, 대구시 안에서 가장 큰 기초지방자치단체이자 평균연령이 가장 젊은 지역중 하나다. 

달서구 월배권의 재활용폐기물 수거량은 1~5월 기준 2019년 6023톤에서 2020년 4839톤으로 1184톤 감소했다. 매달 평균 약 237톤이 줄어든 셈이다. 처리 과정에서 재활용하지 못하고 남은 잔재물도 5개월간 2019년 2949톤에서 1442톤으로 총 1507톤, 매달 평균 약 301톤을 감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 어떻게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대구의정참여센터와 <오마이뉴스>가 공동주최한 2020년 7월 '우리삶을 변화시키는 지방의원과 정책'에서 대상을 받은 박종길 달서구의원(더불어민주당)의 사례를 보면 우리가 놓치는 것들이 보인다.

젊은이 많아서 쓰레기도 많다? 달서구 논리의 허점

지난해 10월 달서구청 용역으로 계명대학교 산학연구소에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비 원가계산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박 의원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2020년도 재활용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대행수수료 예산이 2019년도 대비 72% 증액된 것이다. 금액으로 보면 2015년 18억 원이었던 대행수수료 관련 예산이 2020년에는 약 62억 원으로 늘었다. 2015년 대비 무려 250% 수준이다.

자료를 받아봤더니, 원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수거량, 재활용폐기물 선별과정에서 나오는 잔재물량이 지나치게 많이 잡히고 있었다. 특히 잔재물은 소각이나 매립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악취나 각종 오염물질이 발생되기 때문에 철저히 선별해 재활용률을 높여야 하지만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 

2019년 말, 박 의원은 달서구청을 상대로 문제제기에 나섰다. 대구시의 다른 구·군은 재활용폐기물이 1인당 30~32kg인데 왜 달서구는 약 44kg냐고 물었다. 달서구 측은 "성서산단과 4개 대학이 있어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한다"며 "타 구보다 유동인구가 많아 인구 1인당 재활용폐기물이 많이 발생해 수거량 또한 많다"고 답했다.

달서구는 재활용폐기물을 성서권역과 월배권역으로 나눠 서로 다른 업체가 처리한다. 계명대학교 등 대학이 밀집한 곳은 성서권이다. 젊은층이 밀집한 지역이 포함돼 있어 구 전체적으로 쓰레기 수거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과연 사실일까? '젊은 사람이 많을수록 쓰레기도 많이 나온다'라는 달서구의 논리라면, 성서산단과 4개 대학이 들어선 성서권의 발생량이 그렇지 않은 월배권보다 많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반대다.

이 내용을 근거로 다시 물었지만, 2020년 2월 12일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의원님이 자기 선입견으로 자꾸 강요"한다며 박 의원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 달서구 권역별 재활용가능폐기물 수거량 비교표. 월배권역이 문제가 된 지역이다. ⓒ 백경록

 
같은 지역인데 수거량이 왜 이렇게 다를까? 박 의원은 두 권역의 차이를 파고들었다. 알고 보니 성서권은 수거 차량마다 지정된 카드로 자동 계량하고 있는 반면, 월배권은 카드를 이용한 자동계량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월배권의 업체가 수거량을 부풀리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드는 지점이었다. 

월배권 수거는 17년 동안이나 동일한 업체가 맡아왔는데, 달서구청은 이 업체의 정확한 수거량을 파악하기 위한 어떠한 행정조치도 하지 않고 있었다. 수거량의 정확성을 담보할 시스템 구축도 부실했고, 심지어 월말에 기초자료가 되는 계근전표마저도 받지 않았다. 업체가 속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다는 게 박 의원의 판단이었다.

이후 박 의원의 문제제기가 나오자 월배권 대행업체는 자동계량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계근전표를 제출하기로 했다. 더 이상 예전처럼 숫자를 속일 수 있는 여지가 사라지게 됐다. 그러자 실제 재활용폐기물 발생량은 줄어든 것이 아닌데, 월배권의 수거량과 잔재물량의 수치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기적과 같은 상황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배출량이 극적으로 줄어드는 기적은 없었지만

박 의원은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업체 관리자와 인터뷰하던 중 핵심을 찌르는 말을 들었다. "재활용폐기물 잔재물을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업자의 의지다." 재활용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잔재물량을 감축하려면 업체의 노력 또한 관건이라는 뜻이다. 이 부분은 환경부도 경청해야 될 대목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달서구의 재활용폐기물 처리 예산을 점검하면서 계약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현재 달서구는 협상에 의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적격심사를 통한 완전 공개입찰을 도입하면 업체선정 과정의 투명성도 높이고 예산도 절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일한 회사와 계약을 반복한 달서구는 낙찰률이 99.9%였고, 적격심사를 통한 완전 공개입찰방식을 선택한 달성군 다사지역은 낙찰률이 87.33%였다. 낙찰률이 낮을수록 비용을 절감한다. 만약 계약방식을 일찍이 바꿨다면 약 7억 원을 아낄 수 있었다고 박 의원은 주장한다.

이밖에도 이태훈 구청장은 2020년 재활용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대행수수료 예산을 2019년 대비 72% 증액한 또 다른 이유로 인력 증원을 꼽은 바 있다. 수집·운반원이 3.56명, 선별인원이 9.14명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의원이 임금대장을 분석해보니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예산 증액의 허점을 또 한 번 짚어내자, 그제야 구청장은 "세부사항은 제가 아직 미처 파악을 못한 상태"라며 한계를 인정했다. 

안타깝게도 쓰레기 배출량이 극적으로 줄어드는 기적은 없었다. 다만 자동계량화 시스템, 계근전표 제출, 계약방식의 변경 등 기초지자체가 관리·감독만 제대로 한다면, 수거량은 물론 전국에서 한해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 연간 15조 원 중에서 절약해볼 수 있는 요소들이 분명히 생긴다는 점이다.

달서구의회는 문제의 반복을 막기 위해 2020년 8월 대구광역시달서구 폐기물 관리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면서 제12조(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의 대행 등)에 아래와 같이 2가지 항목을 추가했다.

▲ 임금지급내역, 수거량 집계표 및 계량증명서(계근전표) 등을 포함한 대행업무와 관련된 자료제출 요구에 관한 사항
▲ 대행업체 현장점검에 관한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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