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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가 미디어 리터러시의 전부는 아니야"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688] 조윤호 <주니어 미디어오늘> 편집장

등록 2020.10.26 14:11수정 2020.10.2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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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전문 매체인 <미디어오늘>이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미디어오늘>을 창간한다. 월간 잡지인 <주니어 미디어오늘>은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창간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지난 16일 조윤호 <주니어 미디어오늘> 편집장을 전화로 만나 보았다. 다음은 조 편집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 리터러시 필요해
 

조윤호 <주니어 미디어오늘> 편집장 ⓒ 미디어오늘

 
- <주니어 미디어오늘> 창간 준비는 잘 되세요?
"준비 잘하고 있습니다. 원고 마감은 거의 다 끝났고 원고를 잡지에 실어야 해서 시각화하고 디자인화하고 또 모은 글들을 카테고리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요. 10월 말~11월 초에 예정대로 발간할 계획입니다."

- 지난달 29일 <주니어 미디어오늘> 창간 기념 웹 세미나를 했는데 어땠어요?
"참여하신 분들은 대부분 미디어 리터러시를 좀 현장에서 고민하시는 교사들, 학계에 있는 분들은 연구자들이었어요. <주니어 미디어오늘> 핵심 독자가 되실 분들이어서 왜 창간했고 또 어떤 고민을 갖고 있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 <주니어 미디어오늘>은 어떤 건가요?
"매체 비평지 <미디어오늘>이 만드는 청소년 미디어 리터러시 매체예요. <미디어오늘>은 언론과 미디어 이면을 취재하고 미디어산업 과제도 생태계 전반에 대해 취재해왔거든요. 미디어가 쏟아내는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이해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분야도 <미디어오늘>의 주요 취재 대상이었어요. 취재하면서 생긴 고민을 해소하고자 <미디어오늘> 스스로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리터러시 매체를 한번 만들어 보자 싶어 창간하게 됐습니다."

- 리터러시의 의미가 뭔가요?
"리터러시라고 하면 좀 단어가 어렵잖아요. 일반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것은 미디어가 생산하는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뜻하죠. 미디어는 말하는 존재고 메시지를 생산하는 주체고 모든 미디어 메시지는 의도가 있으며 그 의도를 알아차리고 비판적인 이해를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자는 걸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해요.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해요. 지금은 모든 사람이 미디어고 모든 사람이 메시지를 생산하거든요. 이 시대의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것은 굉장히 생활밀착형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컨대 단톡방에서 지켜야 할 예절들이 있잖아요. 어떤 때는 이모티콘을 보내야 되고 어떤 때는 전화를 해야 되고가 다 다르잖아요.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페북에서 절대로 공유하지 말아야 될 건 뭐고, 낯선 사람이 연락이 왔을 땐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그리고 유튜버로 활동하고 했을 때 조심할 게 뭐고 준비해야 할 게 뭐고, 사고 쳤을 때 사과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SNS를 통해 폭로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이런 것들이 저는 우리가 배워야 할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생각합니다."

-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잘 안 되지 않나요?
"잘 안 되죠. <주니어 미디어오늘>을 창간한 계기기도 해요. 가짜뉴스가 너무 많다 보니까 팩트체크가 강조되고 정부의 예산이나 교육도 거기 집중돼요. 또 학교 현장의 교육도 '우리 아이 가짜뉴스 현혹되지 않는 법'으로 인식되는데, 팩트체크나 가짜뉴스 방지가 미디어 리터러시 전부는 아니거든요.  이 세상에는 가짜뉴스는 아니지만 교묘하게 왜곡하는 나쁜 뉴스도 많아요. 또 모두가 미디어고 모두가 메시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가짜뉴스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행동은 수동적이죠. 보다 능동적으로 디지털 공간에서 사람들과의 관계 맺는 것을 고려하는 리터러시가 더 필요해요.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구체적으로 토론하고 고민하는 리터러시가 필요하죠."

- 유튜브 가이드나 OTT 리뷰가 어린이 청소년에게만 필요한 건 아닌 거 같은데요?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이 함께 보고 토론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가이드가 필요해요. 흔히 우리가 청소년은 교육 대상이고 뭔가 부모가 교육해야 되는 존재로 생각하는데요. 저는 미디어 영역에서도 과연 그런가란 생각이 들어요. 지금 10대들은 미디어라는 게 선택지가 아니거든요. 10대들은 그냥 미디어라는 바다 위에서 태어났고 그 안에서 생존해 왔거든요.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미디어 소비가 부모 세대를 앞질렀어요. 부모 세대가 미디어를 가지고 교육할 수 없어요. 소비만 하는 게 아니라 심지어 생산하잖아요. 가르치려 드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안 통한다는 거죠. '이게 안 좋으니까 이거 하지 마', '유튜브에 나쁜 콘텐츠 많으니까 보지 마'라는 건 씨알도 안 먹히겠죠. 그 때문에 미디어중독을 걱정하는 부모와 자유로운 미디어 소비와 생산을 추구하는 자식 간의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거죠. 이런 상황을 해소해보자는 취지에서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 지금 부모 세대는 디지털 도구를 막는 경향이 있잖아요. 이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맞아요. 보통 부모님들한테 미디어 리터러시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으면 우리 아이 스마트폰 안 하게 하는 거라고 답변하시는 분이 많아요. 유아기 때는 부모가 관리할 수 있어요. 학교에 들어가는 시점부터는 달라지거든요. 부모의 관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져요. 부모가 못 보게 해도 친구끼리 다 보잖아요. 카톡을 못 한다거나 스마트폰을 못 보게 하면 왕따당하거든요. 조별로 과제를 한다든가 반 친구들하고 소통하고 선생님과 연락하는 게 이미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져요. 미디어 노출을 부모가 통제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된다고 봐요.  

저는 자기조절능력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어렸을 때 엄마가 '너 숙제 다 하고 나면 슬램덩크 40분 보여 줄게'라고 했거든요. 오늘 할 목록을 만들고 스스로 체크하면서 미디어 소비를 하는 거죠. 내가 할 일 있는데 여기 보니까 오늘 게임은 하루에 1시간만 할 수 있다거나 스스로 알게 만들어 줘야 되는 거예요.

부모와 아이가 미디어를 두고 대화하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 뉴스도 같이 보고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있으면 부모가 같이 보는 거죠. 예를 들면 약간 끔찍한 뉴스가 나온다 싶으면 '나도 약간 가슴 떨려서 못 보겠는데 우리 다른 거 볼까'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요리 프로그램 같은 같이 보면서 같이 만들어 보기로 하고요.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게임 하는 거 잘 이해를 못 하잖아요. 부모가 게임을 좋아하지 않지만, 게임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고 하면 애들이 신나서 설명하죠. 아이가 미디어를 왜 좋아하는지 이해가 필요한 거예요. 유튜브 같은 것도 '너 무슨 채널 좋아하니? 그거 보지 마'가 아니라 무슨 채널 좋아한다고 하면 왜 좋은지 얘기할 거 아니에요? 그럼 그 채널에 대해 스스로 거리두기 하며 생각해 보게 만드는 거죠."

미디어 소비의 선순환
 

<주니어 미디어오늘> 웹세미나 장면 ⓒ 미디어오늘

 
- 즐기면서 참여하고 소통하고 공유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어요.
"<주니어 미디어오늘> 지향점을 여러 가지로 정했는데요. 첫째, 미디어는 인사말이고 둘째, 미디어는 장난감이고, 미디어는 생존 수단이라고요. 미디어는 장난감이라는 말에 좀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장난감을 다룰 때 장난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처음부터 해부해보지 않거든요. 일단 이 장난감을 100% 활용해서 내가 어떻게 하면 즐겁게 놀 수 있을까에 집중하잖아요. 저희 창간호 코너 중에 '팩트체크 나는 이렇게 했다. 나는 이 기사 이렇게 썼다'라는 코너도 있어요. 팩트체크하시는 분들과 기자가 직접 팩트체크 어떻게 했는지 그 기사를 어떻게 취재했는지 노하우를 직접 알려 주는 거예요. 스스로 고민하고 학습하게 만들어야 되는 거죠."

- <주니어 미디어오늘>'은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요. 어린이 청소년은 영상에 익숙한데 이걸 읽을까 하는 의문도 있어요.
"책자 형태로 나오는 각각의 코너들을 하나씩 다 영상으로 만들자는 얘기도 있어요. 이런 거예요. 미디어라는 게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잖아요. 예를 들면 전 삼국지를 되게 좋아하는데 제가 삼국지에 관심이 생기면 일단 저는 영상을 찾아봐요. 유튜버들이 잘 설명해 준 영상이 있잖아요. 영상 찾아보다가 더 관심이 생기면 책을 읽기 시작하죠. 더 관심을 생기면 인터넷에 잘 정리된 정보를 찾아 나서기 시작해요. 여러 종류의 미디어가 있는데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사를 통해 다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미디어 소비라는 게 그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저는 <주니어 미디어오늘>이라는 것을 일종의 촉매제로 생각했어요.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걸 고민하는 교사와 부모들이 내 아이나 학생들에게 설명하지 못했던 걸 알게 되고 그걸 청소년에게 권해주고요. 영상으로도 만들지만 그걸 통해서 다시 책도 읽게 하고 또 잡지를 읽으면서 잡지에서 생겨난 여러 고민을 확장한 다른 좋은 영상이나 유튜브 채널도 보게 되는 그런 식으로 미디어 소비를 선순환적으로 이어가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고요."

- <주니어 미디어오늘> 앞으로 계획은 뭔가요?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취재 결과물이나 콘텐츠를 보여 드리려고 준비하고 있고요. 가장 먼저 10월 중에 웹사이트를 만들 거예요. 오프라인 잡지는 지면의 한계가 있잖아요. 콘텐츠를 다 담을 수 없고 길이도 압축하는 게 있으니까요. 제한이 없다 보니까 웹사이트 만들어서 저희가 좀 고민했던 내용 취재한 결과물들 답을 예정이고 그것을 시각화해서 사이트를 만든다는 거예요. 모든 자료를 하나하나 유튜브 영상으로 좀 풀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현실적 여건이 된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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