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생태 탐방로로 '관광 도약' 가능할까?

[기획] 사천, ‘탐방로’로 무지갯빛 도약을 꿈꾸다 ⑤ ‘탐방로’를 활용한 관광산업 활성화 제언

등록 2020.10.29 20:34수정 2020.10.2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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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사천=고해린·오선미 기자] 사천시와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가 올해 신규사업으로 '한려해상 일곱빛깔 무지갯빛 탐방로' 사업을 제안했다. 무지갯빛 탐방로 사업은 삼천포 실안에서부터 저도-마도-신도-늑도-초양도를 거쳐 대방 대교공원을 잇는 사업이다. 사업의 핵심은 육지와 섬, 섬과 섬을 잇는 탐방로 조성이다. 탐방로는 환경을 크게 파괴하지 않으면서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분명히 아니다. 이에 <뉴스사천>은 타지역 사례를 살펴보고, 탐방로 사업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편집자

① '출렁다리'로 공생 꾀한 통영시 만지도-연대도
② '느림의 미학' 돋보이는 완도군 청산도
③ '가고 싶은 명품 섬' 가꾼 진도군 관매도
④ 자연 벗 삼은 탐방로 갖춘 진안군 마이산
⑤  '탐방로'를 활용한 관광산업 활성화 제언

 

한 발짝 더 나아가 본다면 광포만에서 시작해 사천만, 삼천포대교에 이르는 해안을 생태관광의 메카로 연결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겠다. 사진은 광포만. ⓒ 뉴스사천


사천, 생태 탐방로를 주목하라

4회에 걸친 앞선 보도에서는 탐방로가 이미 갖춰져 있는 다른 지역을 방문해 직접 그곳을 걸어보고, 주민을 비롯해 관광객, 탐방로 관계자 등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탐방로는 특정한 목적에 따라서 탐방객을 위해 인위적으로 개설된 길이다. 여기서는 '생태 탐방로'에 가깝다. 이 과정에서 탐방로가 환경을 크게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란 점은 어느 정도 살펴봤다. 그렇지만 탐방로만 갖춘다고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것도 아님을 확인했다. 

게다가 경남 사천은 지금 이렇다 할 탐방로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최근 사천시와 국립공원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가 지역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협업을 강화하면서, 탐방로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현재 '한려해상 일곱빛깔 무지갯빛 탐방로' 사업은 기본계획수립용역을 마친 상태다.

무지갯빛 탐방로가 시작되는 삼천포 실안에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 신청사가 유치되고, 환경부가 추진하는 국립공원 생태 문화·교육 플랫폼 구축 사업으로 2025년까지 사천지구 해양생태체험교육센터까지 조성되는 등 생태관광을 위한 토대가 다져지고 있다. 또한 올해 환경부가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비롯한 22개 국립공원 구역을 조정하는 제3차 국립공원계획 변경(안) 의견수렴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사천은 '초양섬 완전 해제와 광포만 편입'이라는 당초 계획대로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올해 에너지 대전환의 새 성장엔진으로 '그린뉴딜' 정책을 가동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 발짝 더 나아가본다면, 광포만에서 시작해 사천만, 삼천포대교까지 이르는 해안을 생태관광의 메카로 연결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겠다. 광포만의 자연을 고스란히 둘러보는 '광포만 둘레길', 사천만을 따라 이어지는 '무지갯빛 해안도로', 삼천포 실안의 '해양생태체험교육센터'와 섬과 섬을 잇는 '무지갯빛 탐방로', 그리고 삼천포대교공원 자락의 '사천바다케이블카'까지. 
 

탐방로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환경 보존'이라는 가치다. 사진은 광포만 일대를 항공촬영한 것. ⓒ 뉴스사천


탐방로 사업의 가치는?

'그래서 탐방로를 만들면 뭐가 좋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 앞서 다른 지역 탐방로를 걸어보며 느낀 것은 탐방로가 생태관광에 적합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생태관광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다. 인간은 자연을 보존하면서 수익을 얻고, 자연은 크게 훼손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상태가 된다. 

현장에서 만난 여러 관계자들이 탐방로 사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것은 '환경 보존'이라는 가치다. 탐방로는 무조건적인 난개발이 아니라, 자연을 그나마 덜 훼손하면서도 자연경관을 비교적 안전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거친 야생에 바로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니기 좋게 길을 정비하기 때문에 접근하기 좋다. 잘 정비된 탐방로는 노약자나 어린이 등도 쉽게 다닐 수 있다.  

다음은 '교육적인 효과'다. 여러 지역의 탐방로를 걸으며 야생화, 멸종위기야생생물 등 지역의 다양한 생물종을 관찰할 수 있었다. 따라서 탐방로는 그 자체로 교육적인 콘텐츠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이산 취재에 동행한 박연숙 문화관광해설사는 "학생들이 단체로 오면 탐방로를 걸으면서 야생화에 대해서도 배우고, 마이산의 지질이나 타포니 현상 등 과학적인 내용까지 연계해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지역 경제 활성화'다. 탐방로를 조성해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경관과 볼거리를 제공하면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생긴다. 이는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역 볼거리를 위해 방문하는 타지 사람들도 유입할 수 있다. 관광객은 곧 수익이 된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듯이 관광객들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도 창출된다. 

한 예로 관매도는 2011년에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조성되며 탐방로가 갖춰졌다. 관매도는 이전 해와 비교해 탐방객이 무려 10배 증가하고, 주민 소득도 1억7000여만 원에서 22억 원으로 11배 이상 증가했다. 그 당시 마을주민들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체험, 숙박, 식당 등을 운영해 수익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지역 이미지 제고'다. 사천 인근에서 생태관광으로 이름난 곳은 순천만이다. 순천만에는 갈대 군락지 사이로 1.5km의 아름다운 습지 갈대숲 탐방로가 갖춰져 있다.

1990년대~2000년대에만 해도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있고, 가금류 농장의 악취와 오수 등으로 오염되어 있던 이곳은 지역주민, 시민단체, 순천시 등이 자연보호를 위해 뭉치며 탈바꿈했다. 지금은 한해 600만 명이 찾는 생태관광지로 거듭났다. 지역 경제 파급효과는 연간 4000억 원에 달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환경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친환경적인 도시로 거듭난 순천의 사례에서 사천의 미래도 짐작해볼 수 있겠다.
 

사진은 지난해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가 ‘국립공원 저지대 탐방서비스 제고 경연대회’에 제출한 사업계획도. 이 자료는 사업 구상 초기 계획도로 세부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님. (사진=사천시) ⓒ 뉴스사천


탐방로 사업 관건은 '사업비'?

앞서 대체로 탐방로가 잘 운영되는 곳을 위주로 다녀서인지 탐방로 사업의 긍정적인 요소들을 많이 엿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분명한 점은 탐방로 사업에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고, 사업 운영 주체가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나서지 않으면 어려움도 많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의 반대, 환경 단체와의 마찰 등도 발생할 수 있다. 관광객들이 몰리게 되면 생각지 못한 이해관계도 충돌할 수 있다. 또한 볼거리‧체험 등이 없이 탐방로 시설만 갖춰졌을 경우, 탐방로 자체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 만드는 데서 끝이 아니다. 탐방로의 유지‧관리도 짚어봐야 할 점이다. 특히, 여러 곳에서 골칫거리로 꼽았던 쓰레기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먼저 탐방로 사업과 생태관광에 대한 주민‧지역사회의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역 주민들도 '내 것은 내줄 수 없다'라는 자세만 고수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드웨어와 병행해 관광객들을 위한 소프트웨어도 충분히 개발해야 할 점이다. 또한 탐방로를 맡아 홍보하고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전문적인 활동가들도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숙제는 탐방로라는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데 드는 예산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무지갯빛 탐방로'의 경우 실안에서 출발해 저도-마도-신도-늑도-초양도-대방 대교공원을 잇는 사업이다. 이미 교량이 있는 구간을 제외하면 보행교를 놓아야 할 거리는 대략 2km 정도다. 섬과 섬을 잇는 사업이라 보행교 건설에만 390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탐방로 사이사이의 마을을 가꾸고, 생태체험 시설까지 갖추려면 사업비는 더 들 전망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 성경호 탐방시설과장은 "기본용역은 했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된 것은 없다"면서도 "탐방로 사업에 드는 사업비가 워낙 크다 보니까 쉽지 않다"고 사업비 확충을 관건으로 짚었다. 지자체 차원의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성경호 과장은 "사업비 규모가 크기 때문에 정치당국과 예산당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주민들과 국회의원 등이 관심을 갖고, 지역에서 충분히 탐방로 조성에 대한 필요성이 공론화되고 논의되다 보면 탐방로 사업의 진행이 좀 더 빨라지지 않을까싶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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