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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정인이 양부모 "훈육 차원에서 대화하다..."

['정인이 사건' 첫 재판] 양모에게 살인죄 적용한 검찰, 살인죄 혐의 부인한 양모

등록 2021.01.13 13:18수정 2021.01.1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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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한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양부인 안모씨가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검찰이 16개월 정인이를 사망하게 한 양모 장아무개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주위적 공소사실을 살인죄로 변경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에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하는 식이다. 양부에게는 기존대로 아동복지법위반 상의 유기·방임 혐의가 적용됐다. 

13일 법정에 선 양모 장아무개씨는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살인죄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아이의 장기가 손상된 부분에 대해서도 "훈육의 방법으로 대화하다가 때린 것"이라고 했다. 양부 안아무개씨도 "고의로 방치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양모에 살인죄 적용한 검찰, 이유는?

'정인이 사건'의 가해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은 13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 심리로 열렸다. 재판의 관건은 검찰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으로만 기소한 양모 장씨의 공소장을 변경할지 여부였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과 지휘부는 전문 부검의 3명에게 의뢰한 재감정 결과를 토대로 장씨에게 적용할 혐의를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공개된 검찰의 최종 판단은 공소장 변경, 즉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이었다. 검찰은 "기소 이후 수사 결과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발견돼 부검의에 추가 의뢰해 재감정을 받았다"라며 "이후 내부 검토를 걸쳐서 장씨(양모)에게 살인죄를 주의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변경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한 근거는 양모 장씨가 정인이의 등 부위에 강한 둔력을 가해 췌장을 절단시키고, 이로 인해 600ml 상당의 복강 내 출혈 등을 일으켜 사망하게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국 (양모가 폭행을 하면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도 있었다(고 보인다)"면서 "장씨의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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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한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양부인 안모씨가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정인이 사건’ 양부모 측 정희원 변호사 “아동학대치사 부인” ⓒ 유성호

 
검찰은 법정에서 위 혐의를 포함한 양부모의 범행 사실을 구체적으로 읊었다. 먼저 양모 장씨에 대한 부분이다. 검찰은 장씨가 정인이를 섣불리 입양했으며, 아이에 대한 양육 스트레스와 주변의 잇단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인이를 학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6월 초순경에는 앞선 스트레스로 화가 나 정인이의 좌측 쇄골을 가격해 골절을 야기시켰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10월 12일까지 장씨는 정인이를 상습적으로 폭행했고, 그 결과 정인이는 좌측 쇄골과 우측 대퇴골, 우측 늑골 등에 골절상을 입게 됐다고 전했다. 이밖에 정인이를 자주 혼자 집에 방치했던 일, 학대로 인해 정인이의 몸무게가 현저히 감소하고 체력이 쇠약해졌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일을 상습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언급했다. 

친부 안아무개씨에 대해서는 "양모 장씨가 빈번하게 주거지 자동차 안에 피해자(정인이)를 혼자 놔두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장씨를 제재하거나 분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장씨가 피해자를 빈번하게 폭행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극도로 쇠약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중략) 양모 장씨의 기분만 살피고 그대로 둠으로써, 보호 양육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양모 "살인 고의는 없었다", 양부 "방치 고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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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릴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분노하며 살인죄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정인이 양부모 탄 차량 가로막는 시민들 “살인죄 처벌하라” ⓒ 유성호

 
이날 양부모 측은 "부모로서 아이를 못 돌보고 아이를 사망하게 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학대, 방임에 대한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씨의 경우 살인 고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장씨는 아이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했음에도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먼저 장씨 측은 정인이의 쇄골이 골절되도록 상해를 가한 사실, 아이의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한 사실, 아이를 혼자 방치하고 양육, 치료 등의 조치에 소홀했던 혐의 등은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정인이의 뒷머리를 가격해 후두부를 골절시키거나 오른팔을 가격해 골절시킨 혐의는 부인했다. 장씨 측은 "장씨가 답답한 마음에 훈육의 방법으로 대화를 하다가 때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씨의 살인죄 혐의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폭행, 또는 과실로 인한 행위의 인과관계는 있지만 공소사실처럼 둔력을 행사해 고의적으로 사망에 이어지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췌장이 끊어질 정도로 강한 둔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또한 "(위 행동 후) 곧바로 피해자를 안아 올리면서 다독였지만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 생각해 자리를 비웠다"면서 "하지만 이후 돌아와 보니 상태가 심각해 보여 병원으로 이동했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했다.

이밖에 양부 안아무개씨의 혐의에 대해서도 "고의적으로 방치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안씨 측은 "양모 장씨가 피해자를 자기 방식대로 양육할 거라 믿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일부러 방치한 것은 아니다"라며 "야윈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기보다 잘 먹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뿐, 일부러 방치하려고 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이 끝난 후 양부모 측 정희원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아동학대치사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살인을 인정하겠나. 당연히 부인한다"면서 "아동학대치사 부분에 있어서 (사망) 당일에 학대가 있었던 것은 분명한데, 문제는 그로 인해서 사망이 발생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즉,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양모가 정인이의 사망 가능성을 모를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알면서 일부러 때렸을 것 같지는 않다.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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