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야구'를 하러 떠나는 길에 서서

그림책 '노를 든 신부' 통해 생각해 보는 나의 진정한 꿈

등록 2021.02.26 13:47수정 2021.02.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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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그림책은 오소리 작가님의 <노를 든 신부>입니다. 

외딴 섬에 한 소녀가 있어요. 심심해서 모험을 떠나려니 다들 결혼을 해야 섬을 떠나는군요. 부모가 준 드레스와 노 하나를 들고 신부가 된 그녀는 탈 배를 찾지만 노가 하나 뿐이라서 바다로 나갈 수 없다는 말만 들을 뿐입니다.

바닷가에서 산으로 간 신부는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 유혹을 받아요. ​차라리 심심한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던 중,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합니다. 덕분에 하나뿐인 자신의 노로 할 수 있는 일을 깨닫게 되죠. 그건 바로 야구였습니다.

'타악!'

그녀가 날리는 홈런에 사람들은 환호합니다. 그렇다면 '이 신부는 섬에서 야구를 하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이 이야기는 끝이 날까요? ​소녀의 앞날이 어떻게 되는지는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주시고요.
 

ⓒ 이야기꽃


남들 하는 대로 적당히 좋다는 것을 따라 가면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안간힘을 다해 노력해서 안정적인 직장을 얻었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았습니다. 제 노가 무엇에 쓰일지 고민하기 보다는 늘 부족한 것(남의 노)에 아등바등 애를 썼고요. 그 사이 섬을 떠나 모험을 하려던 꿈을 잊었지요.

물론 좋은 일이 더 많았습니다. 직장과 가족이 바람직하다는 모습으로 나의 노를 쓰는 일에도 의미가 있었고요. 그 과정이 있었기에 그 노가 정말 어디에 쓰이면 좋을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서서히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하나 밖에 없는 노는 부족하니 짝을 찾아 맞추려 애쓰는 삶에서 세상이 바람직하다 말하는 일상에서 부조화를 느끼기 시작한 어느 순간, 바닷가에서 산으로 산에서 다시 숲으로 오가며 진정으로 가진 노 한 짝의 힘을 깨달은 그 때, 쓰는 일의 타격감이 저를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게 했어요.

아직 세상에 내어놓아도 될까 부끄럽고 떨리기도 하지만 하나만은 분명하네요. 제 노로 열심히 또 즐겁게 '나만의 야구'를 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요. 홈런을 치고 사람들의 환호는 아직 먼 일이고 가늠할 수 없는 영역 바깥의 일이지만 '하얀 눈을 보러' 새로운 곳으로 가려는 발걸음은 이제 시작된 것이 분명합니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전통적 이미지를 파괴하는 인물과 생동감 넘치는 원시적인 그림, 색감 등이 주체적인 자아가 선택하는 삶에 대한 은유를 흥미롭게 전합니다. 이 그림책을 통해 여러분께서도 손에 든 노, 자신을 위해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저의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https://blog.naver.com/uj0102
https://brunch.co.kr/@mynameisred

노를 든 신부

오소리 (지은이),
이야기꽃,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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