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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미만 건설현장은 안전관리자 예외? 정부의 외면이 낳을 결과

[김용균재단이 바라본 세상] 공사비 50억 미만의 사망자 비중 67.3%... 정부가 외면한 산재

등록 2021.08.03 15:11수정 2021.08.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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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한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 권우성

 
산업안전보건법(아래 산안법)에 의하면 "사업주는 안전에 관한 기술적인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 또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보좌하고 관리감독자에게 지도·조언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안전관리자를 두어야 한다. 안전관리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의 종류와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 수, 자격, 업무, 권한 선임방법, 그 밖의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산안법 17조 1항, 2항)라고 규정한다.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120억 원)의 안전관리자는 안전 업무만을 전담해야 한다'는 안전관리자 선임에 관한 시행령으로 인해 2020년 1월 16일자로 건설현장의 전담 안전관리자 기준이 변경됐다. 

2020년 7월 1일 이후부터는 공사금액 100억 원, 2021년 7월 1일 이후는 80억 원, 2022년 7월 1일 이후는 60억 원, 그리고 2023년 7월 1일 이후는 50억 원으로 적용대상이 확대됐다. 건설현장에서는 전담 안전관리자 배치는 현장 안전강화의 대책이고, 건설현장의 사망사고를 줄이는 방안이다. 그런데 기준이 이상하다.

왜 50억 원이며 누구를 위한 기준인가?

최근 5년간 발생한 건설업 규모별 사망자 비중을 보면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이 67.3%를 차지하고 있다. 사망사고 67.3%로 압도적 다수를 점하는 공사비 50억 원 미만 현장은 2023년 7월 1일 이후에도 법적으로 전담 안전관리자를 두지 않아도 된다.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취약규모의 건설현장을 제외시킨 산안법의 한계와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망사고를 줄인다는 정부가 50억 원 미만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은 방치하고 있다. 자본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단계 하청구조로 원청, 발주사, 대자본의 이윤이 유지되는 건설현장을 고려한다면 작은 사업장의 상황을 고려해 정한 기준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사망사고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현장을 법의 사각지대로 방치한 정부와 여야의원들은 안전보건 미조치를 조장하여 노동자들을 죽을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했다.

전담 안전관리자가 없는 경우에는 산안법 73조 건설공사의 산업재해예방 지도를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전담 안전관리자가 없는 1억 원 이상 80억 원 이하(2021년 7월 1일 기준), 공사 기간 1개월 이상인 건설현장은 '재해예방전문 지도기관'과 공사착공신고 시 기술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전문 지도기관이 월 2회 건설현장을 방문하여 안전점검과 계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건축법상 60㎡ 이하 건축물은 허가가 아닌 '신고' 대상으로 재해 예방 지도의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전담 안전관리자 부재가 만드는 안전방치 현실 

전담 안전관리자가 없는 현장은 안전규칙이나 규정이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공사비 1억 원에서 10억 원 내외의 다가구 주택이나 단독주택, 창고시설 등을 신축하는 현장은 안전관리 책임자는 고사하고 작업 감독자도 없는 현장이 부지기수다. 

안전모나 안전대등 보호구도 지급받지 못한 채 위험에 방치되어 있는 현장이 여전히 있다는 사실을 정부나 정치권은 알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시공사도 없이 건축주가 직접 인력과 자재를 조달해 건축하는 현장은 더욱 심각하다.

얼마 전 다가구 주택을 짓는 모 현장을 찾았다. 시공사의 안전관리 책임자나 작업지휘자도 없는 곳에 서너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안전대와 안전모 착용 없이 거푸집 해체작업을 하고 있었다. 책임자가 불가피하게 현장을 비울 때는 작업자들에게 연락처를 남겨야 한다.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할지 화가 치밀었다.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정부다. 사실상 정부가 법의 사각지대를 만들었다. 가장 필요한 규모의 현장을 방치하면서 안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안전조치 미비로 오늘도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있지만, 사업장 규모와 조건을 정해놓고 일부 노동자를 차별하고 배제하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배제, 중대재해처벌법 5인 미만 적용제외, 50인 미만 3년 적용유예 등 가장 사망사고가 많아서 법 적용이 더 필요한 곳을 방치하는 정부의 안전대책은 진정성이 없다. 

정부가 방치해서 죽는 건설노동자들

50억 원 미만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를 이대로 방치해도 되는가? 기준을 더욱 강화해서 전담 안전관리자 배치 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기술지도 계약 체결 예외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소규모 자영업자의 부담 때문이라면 정부나 지자체가 전담 안전관리자를 채용해서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 4월,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사고 이후 경기도지사는 노동경찰제 도입을 이야기했다. 관심을 증폭시켰지만 정작 안전점검을 하는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들은 작업중지 등 아무런 권한이 없다 보니, 사업장에 대한 강제력이 없는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정부가 사망사고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매일 6명이 퇴근하지 못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정작 안전 사각지대를 획정한 정부에게 요구한다. 진정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위한다면 건설현장에서 공사비 50억 원 미만의 사업장 안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사)김용균재단 운영위원이자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로 활동하는 최종진님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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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6일 출범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입니다. 비정규직없는 세상,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을 일구기 위하여 고 김용균노동자의 투쟁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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