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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술핵 공약에 미 국무부 "무지한 주장, 놀라울뿐"

'미국에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 요구' 공약, 중국뿐 아니라 미국도 비판

등록 2021.09.27 10:39수정 2021.09.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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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가진 외교안보 관련 공약 발표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미국에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를 요구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자 중국뿐 아니라 미국 역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지난 22일 윤 후보는 '안보 11대 공약'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 확장억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국민 안전이 위협받는다면 미국에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를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미 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미국 핵무기 전략자산 전개 협의절차를 마련하고, 정례적으로 핵무기 운용 연습 등을 실행하기로 밝혔다.

윤 후보는 '핵무장론으로 봐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핵무장과는 다르다"면서 "캘리포니아나 미군 공군기지에 있는 ICBM을 비상시에 사용할 경우 의사결정 절차 등 한미 간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또 "핵 공유나 전술핵 배치가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서두르면 비핵화를 추진하기 어렵다"면서 "외교적 협상이 최우선"이라고 핵무장과는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다"
미국 국무부 "공약 지지 안 해, 미 정책 무지 놀라워"


윤석열 후보가 공약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23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한 대선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에 중요한 무기를 배치해 달라고 요구하겠다는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한국 정치인이 한반도 핵 문제를 이용해 말하는 것은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사실상 윤 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 또한 자오리젠 대변인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부연했다.

사실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의 미국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가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윤 후보도 지난 7월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 먼저 철수해야 한다", "사드 추가 배치를 안 하면 한·중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합의를 이행하라"고 발언했다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같은 신문에 윤 후보의 인터뷰를 반박하는 글을 기고하면서 내정간섭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던 만큼 중국의 노골적인 반발은 예상했을 것이다.

문제는 전술핵 재배치의 협상대상국인 미국 역시 반대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국영 방송인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는 지난 24일 '미국,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배제(US Rules Out Redeploying Tactical Nukes to South Korea)'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해당 기사는 "미국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의 유력 대선 후보의 제안에 대해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거나 한국과의 핵무기 공유 협정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윤 후보의 공약을 미국 정부가 반대함을 밝혔다.

특히 마크 램버트(Mark Lambert) 미 국무부 일본·한국 담당 부차관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확실한 점은 미국의 정책은 해당 공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정책을 제안하고,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미국의 정책에 무지한 것이 내게 있어서는 놀라울 뿐이다."

윤 후보의 전술핵 배치·핵 공유 공약에 대해 자오리젠 대변인의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다"란 발언 만큼이나 노골적으로 비판을 가한 것이다.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핵 정책을 담당하고 있고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핵확산방지국 국장인 에릭 브루어(Eric Brewer) 역시 윤 후보의 공약이 "미국의 전략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에 어긋날 것"이라 밝혔다.

중국뿐 아니라 동맹국인 미국마저도 윤석열 후보의 '미국의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 공약을 비판하고 반대한 것이다. 윤 후보의 외교·안보 11대 공약은 발표와 동시에 국제적 비판에 놓이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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