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알았다, 카바디

카바디의 매력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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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정(ddhani)등록 2021.11.11 17:12
지난 9일 E채널 <노는언니2>에서는 여자 카바디 국가대표팀이 출연했다.

박세리, 한유미, 정유인을 중심으로 서효원, 김자인, 오연지, 김성연이 카바디 국가대표 선수들인 조현아, 이현정, 김지영, 김희정과 함께 카바디를 체험했다.

 

노는언니2 스틸컷 ⓒ E채널

 

최근 <뭉쳐야 찬다2>의 새로운 멤버로 발탁된 이장군으로 인해 카바디라는 생소한 종목이 알려졌으나, 막상 카바디가 어떤 스포츠인지는 잘 알지 못했다. 종주국인 인도 리그에 진출해 억대 연봉을 받고, 인도에서는 BTS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장군 선수 개인의 이야기는 놀라움을 안겨주었지만, 카바디 경기를 본 적은 없었기에 그저 이름만 아는 정도였다.

<노는언니2>에서의 경기는 실제와 똑같은 방식은 아니었지만, 부처님도 하셨다는 4천 년의 역사를 가진 인도의 스포츠 카바디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다. 함께 경기를 했던 박세리, 서효원, 김자인 등 멤버들 역시 몇 번이나 재미있다, 여운이 남는다며 카바디의 밝은 앞날을 이야기했다.

카바디는 럭비와 레슬링, 격투기가 혼합된 종합스포츠로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부터 정식종목이 되었다. 여자 종목은 이보다 20년 후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요즘 유행하는 오징어게임이나 술래잡기와도 비슷하다.

한 팀은 12명으로, 경기에는 7명씩 두 팀이 참가한다. 경기장의 규격은 남자는 길이 12.5m, 폭 6.25m이고, 여자의 경우 길이 11m, 폭 5.5m이다. 경기장을 반으로 나누어 두 팀이 각자의 진영을 차지한 후,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펼친다. 남자는 전·후반 각 20분, 여자는 각 15분씩 경기를 하며 중간에 휴식 시간 5분이 있다.

 

노는언니2 스틸컷 ⓒ E채널

 

공격을 할 때는 공격 팀의 한 선수가 상대편인 수비팀 진영으로 들어가 상대팀 선수를 터치하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오면 1점을 획득한다. 이때 터치당해 아웃된 수비팀 선수는 코트 밖으로 나가야 한다.

수비팀 전체 선수들이 아웃되면 공격팀에 2점이 주어지고, 양 팀 선수들 모두 코트에 다시 들어와 경기를 진행한다.

 

노는언니2 스틸컷 ⓒ E채털

 

공격시에는 '카바디'라는 말을 계속해야 하는데, 카바디란 '숨을 참는다'는 뜻이다. 이는 공격수가 숨을 멈춘 상태에서 수비팀을 터치해야 한다는 경기의 규칙에서 비롯된 말이다. 카바디를 늦게 외치면 파울 처리되어, 수비팀이 1점을 얻게 된다.

만약 공격자가 수비팀의 진영에 갇히게 되면 공격하던 그 선수는 아웃되고 수비팀이 오히려 점수를 얻는다. 

 

노는언니2 스틸컷 ⓒ E채널

 

승패는 정해진 경기 시간 안에 가져간 점수로 결정되며, 동점일 경우는 전·후반 5분씩 연장전을 치른다.

카바디는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에서만 해도 우리나라가 출전하지 않은 유일한 종목이었을 만큼, 한국의 카바디 역사는 짧다. 그럼에도 카바디 여자 국가대표팀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수많은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할 만큼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둬왔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이들은 최초의 발자국을 새겼고,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것이다. 

 

뭉쳐야 찬다2 스틸컷 ⓒ JTBC

  
이장군 선수가 <뭉쳐야 찬다2>에 처음 출연했던 날, 비인기종목 중에서도 비인기종목이라 지원이 없어 단복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국가대표로서 아시안게임에 참여하는데 단복을 못 받다니 상상도 못한 사실이었다. 당연히 모든 국가대표에게 제공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니었다니. 단복이 없어 개막식에도 참여하지 못했지만,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으로 사비를 들여 단복을 구매했다는 선수들에게 아시안게임은 과연 온 국민과 함께 하는 축제였을까. 그들에게 서럽고 소외감을 느끼게 하지는 않았을는지. 

2010, 2014, 2018년 3회 연속 아시안게임 카바디 국가대표이자 주장과 레이더(raider, 공격수)를 맡고 있는 이현정을 비롯하여 올라운더 조현아, 수비수 김희정, 레프트 코너 김지영. 비인기종목의 선수들은 시작하는 것보다 버티는 게 훨씬 힘들다고 이들은 말한다.

카바디는 한 팀이 12명으로 우리나라처럼 카바디 실업팀이 없고 동호회도 단 2팀에 불과한 상황에서는 실전처럼 경기 연습을 하기가 어렵다. 심지어 7대7로 팀을 나누기에도 선수의 숫자가 부족하여 수비7에 공격5로 번갈아가며 시뮬레이션 훈련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처럼 수많은 실업팀이 있어 매일 새로운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는 곳으로 전지훈련을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감사에서 협회의 훈련비 부정집행이 적발되는 문제로 2019년 6월 이후로 선수들은 훈련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훈련비 지급이 정지됨에 따라 더 이상 숙소에서도 머물지 못하고, 당장 8월 말에 앞둔 시합도 대비를 하기 힘들게 되었다. 국가대표에 대한 각종 지원도 끊긴 선수들은 그야말로 대책 없이 공중분해 되어 새벽 운동 대신 택배 일을 하거나, 태권도 사범이나 체육교사를 겸업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방송을 계기로 2년 만에 카바디 훈련을 하게 되었다는 선수들의 현실이 안타깝다. 협회의 문제로 인해 정작 고통받고 있는 것은 선수들이라는 게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반영하는 것 같아 더욱 씁쓸하다. 

하지만 이러한 방송들이 작은 디딤돌이 되어, 카바디의 재미와 매력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즐기고 선수들을 응원할 것이다. 그것이 이 자랑스러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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