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집밥, 한 입만 먹어봐도 알까?

[TV리뷰] MBC every1 <맘마미안>

검토 완료

윤소정(ddhani)등록 2021.12.16 11:06
어릴 때부터 몇 십 년간 수도 없이 먹어온 엄마의 음식, 그 맛은 어떤 맛집과 유명한 셰프들도 따라올 수 없다. 과연... 그럴까?
지난 12월 7일 첫 방송을 시작한 <맘마미안>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강호동, 이수근 콤비와 함께 아나운서 출신 이혜성까지 3명의 MC를 필두로 엄마의 솜씨를 그대로 재현해 내는 셰프 군단이 뭉쳤다. 유튜버 '승우 아빠'로 알려진 목진화, 이탈리아 요리에 능한 박성우, 미슐랭 한식 레스토랑 셰프인 김정묵이 그들이다.

 

<맘마미안>의 한 장면 ⓒ MBC에브리원

 

2회 게스트로는 마린보이 박태환이 어머니와 함께 출연했다.
1라운드 '맘마를 지켜라'에서는 추억의 음식 네 가지를 어머니와 세 명의 셰프가 각각 요리한다. 목진화는 수제비를, 박성우는 김밥을, 김정목은 병어조림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머니는 보쌈을 맡았다.
셰프들은 각자 담당한 요리를 하기에 앞서 어머니표 음식을 맛보고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분석하며 최대한 어머니의 손맛에 가깝게 만들도록 노력한다. 맛은 물론 식재료를 어떻게 칼로 썰고 손질했는지까지 꼼꼼히 보고 그릇에 담아낼 때의 모양새까지 완벽하게 엄마의 요리와 비슷하도록 한다.

목진화 셰프는 수제비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여, 어머니가 수제비 반죽을 하며 경쟁자인 셰프를 도와주는 진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 
1라운드에서 게스트는 네 가지의 음식 중 엄마의 솜씨가 아닌 한 가지 음식을 골라내야 한다. 박태환은 목진화의 수제비를 한 입 맛본 후 "더 이상 먹어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어머니 맛과 다르다고 제외해, 어머니는 무사히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목진화 셰프를 도와주는 박태환 어머니 ⓒ MBC에브리원

 

다음 2라운드 '맘마를 찾아라'에서는 똑같은 음식을 1라운드를 통과한 두 명의 셰프와 어머니가 요리한다. 힘든 시합을 마치고 온 박태환을 위해 1년에 2~3번씩은 해주셨다는 음식은 바로 꽃게탕이었다. 박태환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암 투병 와중에도 그의 시합장을 찾아 응원해 주던 추억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직접 찍은 그의 시합 동영상은 항상 마지막 부분이 흔들려 있다고 한다. 결승선을 앞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떨리는 손 때문이다. 애타게 경기를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박태환은 아프신 어머니가 자신의 우승 소식에 기뻐하고 힘을 내는 모습에 더욱더 열심히 훈련을 매달렸다고 한다. 경기에 나서듯 승부욕을 발동시키겠다는 그는 2라운드에서 박성우 셰프와 어머니의 꽃게탕을 놓고 고민하던 끝에 어머니가 만든 음식을 택해 결국 어머니께 효도상품권을 안겨드렸다.

워낙 요리에 능한 셰프들인 덕분에 때론 어머니의 손맛보다 더 어머니의 요리 같은 음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반면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1회 게스트인 서지석의 어머니는 요리를 할 때 간장을 여러 번 넣어 평상시보다 짠 음식을 내어놓기도 했다. 실제로 서지석은 2라운드에서 어머니가 아닌 김정묵 셰프의 요리를 택해 최종 어머니 손맛 찾기에 실패했다. 

판단에 대한 혼동을 주기 위해 페이크 음식재료를 준비해놓기도 한다.
서지석은 갈치조림에 감자와 무가 다 들어갔다고 하여 목진화 셰프를 헷갈리게 하였으나, 실제 어머니의 갈치조림에는 감자가 들어가지 않았고 그 맛을 본 셰프는 서지석의 말을 믿지 않고 감자를 요리에 넣지 않았다.
박태환의 어머니 역시 집에서는 보쌈에 새우젓을 넣지 않는데 비해, 경연에서는 요리 재료로 준비되어 있는 새우젓을 함께 내어 박태환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맘마미안>의 한 장면 ⓒ MBC에브리원

 

하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다.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음식을 통해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어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이 훨씬 의미 있다.

어머니가 아프실 때 특히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며, 박태환은 이렇게 말했다.
"언제든지 내가 시간될 때 집에 가서 먹을 수 있는 엄마의 밥이 아니구나, 언젠가는 못 먹을 날이 오겠구나."

어머니는 늘 우리의 밥을 걱정하고 챙기신다.
"밥은?", "밥 먹었어?", "바빠도 밥은 먹고 다녀야지.", "밥 먹고 가."
그런 어머니를 보며, "엄만 맨날 밥만 물어봐, 나가면 먹을 것 천지야."라고 다 차려놓은 어머니의 밥상을 뒤로하고 나올 때도 많다.

일상에 쫓긴다는 핑계로 어머니의 밥을, 어머니의 사랑을 당연시하지는 않았는지. 늘 곁에 계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누구보다, 어떤 일보다 우선인 어머니와의 시간을 소중히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