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니가, 아니 엄마의 밥이 확실합니다!

[TV리뷰] MBC 에브리원 <맘마미안>

검토 완료

윤소정(ddhani)등록 2021.12.17 09:43
1980~90년대 오랜 시간 사랑받았던 MBC <우정의 무대>에는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유행어가 있다. 뽀빠이 이상용이 진행을 맡았으며 군인예능의 시초이기도 한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유명한 코너는 '그리운 어머니'였다. 
한 사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면회를 오고, 그 어머니의 모습을 공개하지 않은 채 여러 힌트를 주었을 때 자신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는 군인들은 앞으로 나와 이야기한다.
"저희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왠지 오래된 이 유행어가 생각나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왔다.
지난 12월 7일 첫 방송을 시작한 <맘마미안>이 바로 그것이다. 
게스트는 어머니가 만든 음식을 찾아내는 두 가지 미션을 받고, 이에 성공했을 때 어머니께 효도상품권을 드릴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몇 십 년간 수도 없이 먹어온 엄마의 음식은 척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과연... 그럴까?

 

<맘마미안> 세 명의 MC ⓒ MBC에브리원

 

<맘마미안>은 강호동, 이수근 콤비와 함께 아나운서 출신 이혜성까지 3명의 MC를 중심으로 엄마의 솜씨를 그대로 재현해 내는 셰프 군단이 뭉쳤다. 유튜버 '승우 아빠'로 알려진 목진화, 이탈리아 요리에 능한 박성우, 미슐랭 한식 레스토랑 셰프인 김정묵이 그들이다.

14일 방송된 <맘마미안> 2회에서는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마린보이 박태환이 어머니 유성미 여사와 함께 출연했다.

두 번에 걸쳐 엄마의 음식을 찾아내는 본 코너에 앞서 식전맘마를 통해 셰프들은 어머니 음식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박태환을 위한 식전맘마인 어머니표 '보양 닭백숙'에서는 체력 보충을 위한 전복과 낙지를 곁들였는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며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간이 세지 않은 건강한 맛이 특징이었다.

본격적인 경연을 시작한 1라운드 '맘마를 지켜라'에서는 추억의 음식 네 가지를 어머니와 세 명의 셰프가 각각 요리한다. 목진화는 수제비를, 박성우는 김밥을, 김정묵은 병어조림을 그리고 어머니는 보쌈을 맡았다. 요리해야 할 음식은 랜덤으로, 셰프는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고를 수 없는데, 하필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수제비를 요리해야 하는 목진화는 난감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어머니가 직접 수제비 반죽을 하며 경쟁자인 목진화 셰프를 도와주는 진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 

셰프들은 각자 담당한 요리를 하기에 앞서 어머니의 음식을 맛보고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분석하며 최대한 어머니의 손맛에 가깝게 만들도록 노력한다. 맛은 물론 식재료를 어떻게 칼로 썰고 손질했는지까지 꼼꼼히 보고 그릇에 담아낼 때의 모양새까지 완벽하게 어머니 요리와 비슷하도록 한다.

 

어머니와 김정묵 셰프의 동일한 병어조림 손질법 ⓒ MBC에브리원

 

1라운드에서 게스트는 네 가지의 음식 중 엄마의 솜씨가 아니라고 추측하는 한 가지 음식을 선택해야 한다. 박태환은 목진화의 수제비를 한 입 맛본 후 "더 이상 먹어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어머니 맛과 다르다고 제외해, 어머니는 무사히 다음 단계로 진출했다. 

2라운드 '맘마를 찾아라'에서는 1라운드를 통과한 두 명의 셰프와 어머니가 똑같은 음식 꽃게탕을 요리한다. 꽃게탕은 힘든 시합을 마치고 온 박태환을 위해 어머니가 1년에 2~3번씩 해주신 음식이다. 박태환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암 투병 와중에도 그의 시합장을 찾아 응원해 주신 추억을 이야기했다. 어머니가 직접 찍은 그의 시합 동영상은 항상 마지막 부분이 흔들려 있다고 한다. 결승선을 앞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떨리는 손 때문이다. 애타게 경기를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박태환은 편찮으신 어머니가 자신의 우승 소식에 기뻐하고 힘을 내는 모습에 더욱더 열심히 훈련을 매달렸다고 한다. 경기에 나서듯 승부욕을 발동시키겠다는 그는 2라운드에서 박성우 셰프와 어머니의 꽃게탕을 놓고 고민하던 끝에 어머니가 만든 음식을 찾는 데에 성공했다.

워낙 요리에 능한 셰프들인 덕분에 때론 어머니의 손맛보다 더 어머니의 요리 같은 음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반면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1회 게스트인 서지석의 어머니는 요리를 할 때 간장을 여러 번 넣어 평상시보다 짠 음식을 내어놓기도 했다. 실제로 서지석은 2라운드에서 어머니가 아닌 김정묵 셰프의 요리를 택해 최종 어머니 손맛 찾기에 실패했다. 

판단에 대한 혼동을 주기 위해 페이크 음식재료를 준비해놓기도 한다.
박태환의 어머니는 원래 보쌈에 새우젓을 넣지 않았지만, 경연에서는 요리 재료로 준비되어 있는 새우젓을 함께 내어 박태환이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방송에 예쁘게 나오라고 새우젓을 함께 준비했다는 어머니 ⓒ MBC에브리원

 

하지만 어머니의 음식을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이 프로그램의 전부는 아니다.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음식을 통해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박태환은 "언제든지 내가 시간 될 때 집에 가면 먹을 수 있는 것이 엄마의 밥이 아니구나, 언젠가는 못 먹을 날이 오겠구나." 라는 쓸쓸한 말을 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정성 들여 해주신 밥을, 어머니의 사랑을 당연시하지는 않았는지.
어머니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집밥이 더욱 고픈 오늘이다.

 

<맘마미안>의 한 장면 ⓒ MBC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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