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과 절충의 산물였던 선체조사위의 종합보고서를 다시 쓴 열린안"

권영빈, 심인환의 '머나먼 세월호2' 북콘서트

검토 완료

전희경(hkchun)등록 2022.04.11 16:06
1기 특별조사위원회와 선체조사위원회에서 유가족 추천 위원으로 활동했던 권영빈 선체조사위 제1소위원회 위원장과 심인환 전문위원이 최근 세월호 침몰원인 관련 '머나먼 세월호2' 라는 책을 출간했다.   

10일 일요일 오후 세월호진상규명을 위하여, 청일시, 4.16해외연대, 세사모, 내여사 등 18개 국내외 세월호 시민단체와 개인들이 모여 저자와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4.16연대 강당에서 열린 이번 북콘서트는 온라인 줌과 유튜브로도 생방송 되었으며 80여명이 실시간으로 참여했고, 수 백여명이 유튜브를 보았다.

 

머나먼 세월호2 북콘서트 왼쪽부터 저자들인 심인환 전 선조위 전문위원, 권영빈 전 선체조사위 1소위 위원장, 사회자 권혁이 교사, 이동권 전 선조위원 ⓒ 이병무

 

권혁이 교사의 사회로 진행된 북콘서트는 과거 조사결과를 담은 사전영상 상영, 묵념, 참석자 소개, 마로니에 촛불의 노래, 임소원씨의 세월호 침몰원인 조사 경과보고, 저자들의 질의 응답으로 진행되었다.  

머나먼 세월호2 사전영상: https://youtu.be/QbdPi7JAOEg

권영빈 열린연구소 소장은 북콘서트에서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침몰원인과 관련하여 선체조사위의 활동을 상세하게 말씀 드릴 필요가 있었다"며, "머나먼 세월호2는 다시 쓰는 열린안"이라고 밝혔다. "선체조사위 종합보고서의 일부인 열린안은 타협과 절충의 산물"이어서 열린안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용을 이번 책에 담았다는 것이다.

심인환 전문위원은 "중학생 수준의 종합보고서에는 숫자와 제3자 검증 부분이 빠져있다"고 했으며, "열린 마음으로 들어나 보자. 조사결과를 내놓았다면 제 3자가 검증해도 똑 같은 결과를 내와야 한다. 그런 결과를 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머나먼 세월호2' 북콘서트:  https://youtu.be/SxKBnWvl24A

북콘서트는 주로 선체조사위 활동에서 확인된 내용들을 체크하고 더 진전된 조사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진행되었다.

세월호는 핀안정기가 충격을 받아 과도하게 비틀려 있고, 선체도 안쪽으로 밀린 흔적이 있다. 침수 때문에 급격하게 침몰했는데, 최초 침수량이나 선체 손상정도도 모른다.  중요한 증거인 선체 자체와 블랙박스 조차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다. 선체조사도 하지 않고 리프팅빔이 제거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외부충격의 흔적이 없다고 발표한 선조위와 내인설의 주장들은 문제가 있다.

추가조사를 통해 밝혀야할 내용들이 제기되며 진실에 한 발 더 가깝게 다가가길 참석자들은 바랬다. 4.16해외연대 이은희씨는 "우리가 어떻게 세월호의 진실에 접근하려고 노력할 수 있는지 알려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사라지지 않고 늘 그자리에 계실 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인식의 발전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라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머나먼 세월호2 북콘서트 포스터 2018년 8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활동을 마쳤으나, 단일한 종합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전원위원회는 ‘열린안’과 ‘내인설’로 불리는 두 개의 보고서를 가결했다. 이 책은 ‘열린안’ 제출자들의 기록이다. ⓒ 이연실

 

우리 앞에 놓인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과제

'세월호진상조사를 위하여' 활동가 이병무씨는 다음과 같은 추가 질문을 소개했다.

-'자이로컴퍼서의 정상 작동-세차운동이 아니다'에서 자이로컴퍼스가 정상 작동 했다면, 해수부 발표 항적에서는 세월호가 사고 이 후 병풍도 방향으로 보고 있는데 구조 영상을 보면 세월호가 동쪽으로 한 바퀴 돈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어떤 원인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내인설은 앵무새처럼 부정오차만을 주장했다' 에서
실험을 위한 일본의 용역업체와 실험에 관여한 조사관들이 다 내인설 입장이였다는 건가요?

- 실험을 기획한 조사관들이 계속 가혹한 조건의 실험을 , 급기야 파손/배상까지 각오한 가혹한 조건 설벙의 실험을 했다는 예기는 조사관분들이 그렇게 해서라도 내인설을 증명하려고 했었다는 건가요? 일본의 용역업체가 왜 마지막에 그런 태도로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비밀을 간직한 핀 스테빌라이저 비틀림'에서 세월호의 해저 착저 과정 원인설에 대해 반박하고 계신데, 2014년 11월 조타실 수중촬영에서 계기판에 나타난 좌현 계기판의 ~-30(정상각을 초과해 더 이상 내려랄 수 없는 정도로 내려간 것)도 돌아가 있는 현상은 왜 반박의 근거가 되지 않았는지요? 선박에 전원이 살아있는 순간에 발생한 회전인데 해저 착저 과정에서는 전원이 모두 나간 상태인데 이것이 가능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 선조위 보고서에 빠졌지만, 광주MBC는 선수쪽 파도막이 난간, 즉 벌워크(Bulwark)가 안쪽으로 들어간 상태인데, 인양업체가 인양과정에서 잘라냈다고 보도 했습니다. 이런 중요한 사항이 조사되었나요? 조사되었다면 결과는, 안되었다면 이유가 궁금합니다.

- 핀안정기의 이상 과회전(25도 정상각의 두배인 50.9도가 돌아간 현상)에 대해 장범선 교수는 뒤에서 충돌할경우는 돌아가게 하려면 큰 힘이 필요가고 그 때문에 축이 부러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에 대해 두 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외력 TF보고서를 보면 뒤에서 부딪친 것을 상정하고 있는데 그러면 장범선 교수는 가속이 되므로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떤 것인지요?


'열린안'과 '내인설' 모두 세월호 침몰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이르지 못했다. 추가 조사는 필요해 보인다.
 
 

북콘서트 사전 영상 선체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침몰원인 결론을 내렸던 과거의 조사들을 비판하는 가족들 ⓒ 4.16해외연대

 

다음은 주최 측이 정리한 세월호 침몰원인 조사 경과 보고이다.

2014년 10월, 검경 합수부가 침몰원인을 발표했고, 이는12월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이 조사보고서에서 밝힌 침몰원인과 같다. "무리한 증개축, 과적 등으로 인한 복원성 불량의 배가 선원의 조타 미숙으로 대각도 횡경사가 발생, 고박이 부실했던 화물 쏠림과 함께 개구부를 통한 침수로 급 침몰하였다" 라는 것이었다.

2015년 8월에 활동 개시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하 1기 특조위)는 출발부터의 난항과 박근혜 정부의 강제 해산으로 2016년 8월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못한 체 문을 닫았다.

선체는 박근혜 탄핵과 더불어 인양되어 2017년 3월31일 목포신항에 도착, 바다 속에 가라앉았던 그대로 좌현을 아래로 누운 자세로 거치되었다.

선체인양에 대응하기 위하여 3월2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통과, 세월호의 선체조사, 미수습자 수습, 선체처리 등을 목적으로 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가 만들어졌다. 여야 정당과 유가족이 추천한 위원 8명의 구성되었다.

선조위 안에는 두가지 방향 즉, 검경합수부나 해향심판원의 결론을 인양된 선체를 통해서 확인하여 굳히려고 하는 방향과 인양된 선체에서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여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규명하려고 하는 방향이 대립했다. 8명의 위원 중에는 검경합수부나 해양심판원의 자문위원 출신인 전문가들이 들어와 있었다.

2017년 3월에 출범했지만 실제 활동은 7월부터 2018년 8월6일까지의 1년1개월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 동안 네 분의 실종자 수습, 유류품 발굴, 그리고 차량 안에서 발견된 블랙박스의 영상에 대한 면밀한 분석 등 외력을 배제할 수 없는 많은 새로운 증거들을 찾아냈다.

2018년 4월에는 선조위 안에 <세월호 외력검증 TFT>가 정식으로 만들어졌고, 이 외력검증 TFT의 3개월간의 조사활동 결과가 "열린안"의 기초가 됐다.
 
2018년 5월10일에야 직립되어 침몰 후 한번도 확인해볼 수가 없었던 좌현 모습이 드러났지만, 직립 후 안전진단과 리프팅빔 제거까지 한달정도 걸렸고, 그 사이 외력검증TFT는 마린(MARIN)에서의 3차 모형시험의 준비 및 참여, 그리고 7월 내내 선조위 마무리를 위한 전원위원회가 계속 열리는 등, 결국 직립된 선체의 손상 부위의 외부와 내부에 대한 정밀 조사 및 기록을 하지 못한 채 활동기간의 종료를 맞이하게 되었다.

2018년 8월 6일 "열린안" 과 "내인설" 이라는 두가지 결론을 선조위 최종보고서에 싣고 종료되었다.

2018년 12월에 출범한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하 사참위)  "열린안"과 "내인설" 이라는 양립될 수 없는 두 가지 결론을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서 정리하는 일, 그리고 선조위가 시간이 촉박해서 못했던 선체 손상 부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었다.

사참위가 설정했던 선체 침몰 원인의 조사 방향을 살펴 보면
1) AIS의 데이터 신뢰성 및 자이로 컴퍼스 방위 변화 검증 ( 특검에 요청한 바 있다 ) 2) 조타장치 고장에 따른 세월호 전타 선회현상 검증 ( 2020년 11월 17일 중간 보고로 솔레노이드 밸브의 고착 가능성은 낮다고 발표 하였다 ) 3) 세월호의 변형, 손상 부위 확인 및 원인 조사 4) 세월호 급선회와 횡경사 원인 검증 및 복원성과의 관계 분석 ( 출처: 사참위 공식 블로그)

사참위는 2020년 11월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의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는 등 내인설의 근거가 되어있는 부분에 부정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도 현재까지 4년째 분명하게 내인설을 정리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아직 한국사회 전반에는 내인설이 여전히 정설처럼 되어있다.


그러나 저자들에 따르면 선체조사위의 내인설은 과학적으로 맞지 않고, 열린안 보고서조차 전면 다시 쓰여져야 한다. 8주기에는 이 책을 구입해 읽고  저자들과 대화를 갖는 기회를 만들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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