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병영성에서 뜻밖에도 한글학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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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수(ccourt)등록 2023.02.01 09:40
지난 주 일요일 기차를 이용해서 울산을 다녀왔다. 우선 동대구역에 도착하여, 일행을 만나 다시 태화강역으로 향했다. 한국고속철도(KTX)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태화강역의 이름은 울산역이었다. 하지만 한국고속철도 노선이 울산을 지나가면서, 태화강역은 울산역이라는 이름을 내어주고 말았다. 또한 상행선은 전에는 서울역까지 연결되었으나, 지금은 동대구역까지만 연결되어 있다. 다만, 태화강역이 부산의 동해선 노선과 이어져서, 부산과의 접근성은 좋아졌다.
 

울산 병영성 공원 ⓒ 여경수

 
이번 여행의 주된 목적지는 <경상좌도병영성>으로 정했다. 조선시대 당시 경상도에는 2개의 병영을 두었는데, 한양을 중심으로 경상도의 왼쪽 지역의 병영은 울산에 위치했다. 울산 병영성은 조선시대 태종 17년(1417)에 쌓은 것으로, 경상 좌도의 병마절도사가 머물렀다. 병마절도사는 지금으로 치면, 육군의 군단장급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동천강과 태화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울산 병영성은 왜군의 침입을 주로 방비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세워졌다.
 

울산 병영성 성곽길 ⓒ 여경수

 
지금의 병영초등학교는 예전에는 병영의 중심지였다. 다만 울산 병영은 이제 그 이름만 남아 있다. 다행히 울산광역시에서는 병영성을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은 과거의 성문이 있던 자리를 연결하는 성곽길이 일부나마 복원되어 나름의 산책로가 정비되어 있다. 또한 병영성에 있던 이들이 식수로 이용한 산전샘도 복원하였다.
 

산전샘 ⓒ 여경수

 
병영성 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외솔 최현배의 생가와 기념관을 알리는 표지판을 찾을 수 있다. 외솔 최현배는 일본강점기 시절 한글학자였다. 특히 그는 세로쓰기가 아닌 가로쓰기를 주장하였다. 과거 병영성 안에 있던 군인들은 총과 칼로 국가를 지켰으나, 외솔 최현배는 한글로 국가를 되살리고자 하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외솔 최현배 ⓒ 여경수

   
울산 병영성을 산책하면서, 멀리나마 울산대교와 울산공항을 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울산은 다른 세상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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