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동 돌봄, 불편한 시선과 감정의 소통

선진국에서도 어려운 차별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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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euntree)등록 2023.12.05 09:47
호주에서 5년 넘게 케어 일을 하며 자폐아동 윤재(가명)를 돌보고 있는 남편. 이런 남편을 보면서 옆에서 이야기를 듣다보니 자연스레 나도 윤재의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어울리게 되었다. 지난주에는 같이 근처에 동물원을 가게 되었는데, 그 때 느낀 경험을 나누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윤재는 자폐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을 가지고 있으며, 잘 듣기 위해서는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보통 윤재와 소풍을 가거나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을 갈때 엄마의 차를 타고 이용하지만, 이날은 주차장까지만 차로 이동을 하고 나머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토요일이다 보니 사람이 먆았는데, 이날의 사고는 트램 안에서 있었다. 윤재는 걸을 수는 있으나 주변에서 행동의 제어가 필요하다. 어디로 뛰어갈 지, 걸어갈지 예측할 수 없고, 옆에 있다보면 갑자기 옆 사람의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손톱으로 잡은 손을 찍기도, 물기도 하기 때문이다. 치료와 학교 수업을 병행하면서 행동 개선이 된 부분도 있지만 옆에서 보기에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특이한 행동 들이 여전히 많이 보이기도 한다.

이날은 트램에서 유독, 냉소적인 시선이 느껴졌고, 그로 인해 갈등이 생겼다. 호주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잘 살 수 있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혜택이 많이 있고, 휠체어를 타고 버스를 타는 것도 어렵지 않게 버스도 넉넉하게 만들어져있다. 하지만, 이날 우리는 자폐를 표시하는 해바라기 목걸이를 하고 있었지만 극소수만 이해할 뿐 이었다. 이날 버스에 탄 호주 아저씨는 윤재의 불수의적인 몸짓과 손짓에 머리가 몇번 스쳤고, 엄마에게 아이 교육을 잘 시키라고 말했다. 딱 봐도 정상정인 몸짓이 아니었지만, 사람들에게 이 윤재의 행동은 '피해'였다. 승객들의 차가운 시선과 비밀스런 중얼거림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 옆에 있는 엄마는 어땠을까 싶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다는 것은 사실 작게는 옆 사람이 음악을 크게 듣는 것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핸드폰을 보면서 걷다가 앞의 차를 보지 못해 사고가 날 뻔한 것도 운전자에게는 피해가 될 수 있다. 이런 피해는 내가 스스로 조절을 할 수 있지만, 몸을 내 마음대로 쓰지 못하거나,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주변의 도움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아플 수 있다. 언제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장애가 생길 수 있으며, 내가 재활병원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 또한 파킨슨이나 신경질환을 가진 그 어느 누구도 젊은 시절 자신이 이런 질환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사실이다. 

간호를 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모든 사람은 다 다르며, 그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자폐아동 돌봄은 더 많은 이해와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과제이며, 서로 다르지만 공생하는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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